♣ 고향의 그리움
두 번째 사례는 민간이 주체가 되어 김치문화를 이해하고 전파시키는 경우에 해당된다. 김치를 자발적으로 만들고 소비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사람을 미국의 독립학자로 활동 중인 로버트 파우저(Robert Fouser) 교수는 ‘자생적 김치소비자’라는 용어를 사용해 부른다.
자생적 김치소비자는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간 한국 교민이나 어렸을적 입양을 간 입양아를 말한다. 벨기에에서 한식 팝업(Pop-up) 레스토랑 ‘Mokja (먹자)’를 운영하는 애진 허이스(Ae Jin Huys)는 한국계 입양아다.
그녀는 벨기에에서 한식과 관련된 언론 인터뷰를 가장 많이 하는 민간 활동가로도 유명하다. 연구팀은 김치를 주제로 한 책을 발간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녀에게 종가김치, 채식김치 전문가들과 협업할 수 있게 지원하였다. 그렇게 발간된 책자 『KIMCHI』는 영어와 네덜란드어로 발간되었다.
이것은 김치를 주제로 네덜란드 언어권에서 발간한 최초가 책이라고 한다. 또한 이 책은 유럽과 영어권 국가에서 판매되어 한국 김치의 다양성과 특별함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교류 확산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책이라는 유형의 도구는 무형의 김장문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21년은 한국과 벨기에가 수교 120주년을 맞이한다. 그녀는 수교를 기념하기 위해 11월 고향인 겐트(Gent)에서 김치 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다.
이 축제에도 연구팀은 유럽 권역의 사람들에게 한국의 ‘김치와 김장문화’의 의미를 알릴 수 있도록 현지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김장문화와 김치 세계화를 위해 해외 현지 지역과 민간이라는 작은 단위 조직을 거점으로 세우고 주변 국가들로 이 현상이 퍼질 수 있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인들이 국가를 바라보는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풍부할수록 문화가 세계화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여기에 문화가 가지고 있는 높은 신뢰도가 더해지면 소비하려는 수요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이미지 상승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국의 김장문화도 현지인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문화적 요소로 접근해야 비로소 나눔 정신에 진정한 의미가 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