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세계김치축제

♣ 세계인이 감동하는 김치 선풍의 진원지, 광주

작년 마지막 총회에서 20주년 기념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에 즈음하여 2005~2014 최근 10년의 기록을 책자로 발간하자는 결의가 지금 여러분 앞에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습니다. 지나간 세월을 반추하다 보니. 물결같이 흘러 간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미국 국무성 동서문화센터(EWC)에서 김치로 석사 논문을 준비하다가 박사학위생 자격을 얻고, 농림부장관 재임중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로부터 일본의 기무치를 물리치고 우리나라 김치가 세계 표준 발효식품 “KIMCHI”로 인준 받게 한 추억을 가진 저에게 명예직으로 축제위원장 자리를 맡아 달라는 박광태, 강운태 두 시장님의 간곡한 청은 그 어떤 이유로도 피할수 없는 필연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있었던 굵직한 일들만 추리더라도 이 기간은 축제의 역동기 였다고 짐작하게 합니다.「광주김치타운」이 개관을 했고. 2009년 전국 지자체의 열띤 경쟁 속에서 정부로부터 광주가 “세계김치연구소”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것은 광주광역시가 전국 최초로 김치축제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온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광주 세계김치문화축제를 개최해 오면서 국제수준의 학술연구 활동이 시급하다는 판단으로 5회 째 거듭해 온「국제김치학술컨퍼런스」가 실제로 세계김치연구소 유치와 출범의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2012년 9월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김치축제가 열렸습니다.

한인연합회 워싱턴지구(최정범 회장)가 개최하는 ‘CORUS Festival’과 연계한 야심찬 해외축제였습니다. 한인 위주의 소규모 지역축제가 광주김치문화축제의 가세로 인해 한인사회는 물론이고 인종을 초월하여 두루 미국의 시민사회에 관심을 크게 높였습니다.

초청인사 중에는 미셀 오바마 특별보좌관인 티나 첸이 있었는데. 그녀는 미국 상하 의원. 주지사 등과 함께 광주가 준비한 ‘김치담그기’ 개막 세레모니에도 참여했습니다.

개막식이 끝나고 김치축제 부스를 찾아 온 티나 첸 보좌관은 필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김치에 대한 미셀 오바마 영부인의 각별한 관심을 전했습니다. 때마침 워싱턴포스트(WP)지의 팀 카먼 기자가 취재차 현장을 찾아와 광주 김치명인들과 함께 김치담그기 체험을 하고 취재하였습니다.

우리는 티나 첸이 돌아 가는 길에 미셀 오바마에게 전달해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김치명인이 현장에서 버무린 광주김치와 워싱턴 D.C.에서 개최했던 제3회 국제 김치학술세미나 발표논문(레시피 포함)을 선물했습니다.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워싱턴 행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던 날, 워싱턴포 스트에 ‘김치, 저렴한 건강 보험’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고, 이례적인 일이라서인지 국내 언론이 앞 다퉈 이를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기사가 실린 수 개월후 한 유명인사의 트위터가 다시 김치를 주제로 SNS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미국 대통령 영부인 미셀 오바마였습니다. 백악관 뜰에 유기농 배추를 직접 심어 김치를 담고, 그 김치를 유리병에 담아 레시피와 함께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전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른바 ‘김치 예찬사건’이었습니다.

한국인에게는 공기와 같아 그 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김치’가 나라밖에서는 세계인을 감동시키고 있었습니다. 얘기치 못했던 티나 첸과의 인연은 미셀 오바마 여사에 의해 이렇게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 주었습니다.

지난해 초가을, 문화재청은 한국의 김장문화를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서를 내고 애타게 낭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하고 우리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는 김치종주도시로서의 사명감에서 이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자체로서는 최초로 조선왕조 정궁인 “경복궁”에서 유네스코 등재를 성원하는 “궁중김장문화 시연” 행사를 재현하였습니다.

궁중음식 명인인 한복려 원장님을 앞세워 함께 준비한 경복궁 행사에는 박원순 시장까지 참석해 열렬한 성원의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이 행사를 모두 기록하여 국내외 유관기관에 발송했습니다. 그리하여 그해 11월, 마침내 한국의 김장문화가 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2001년 CODEX의 김치 인증사건에 필적하는 쾌거였습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축제의 족적을 되새기다 보니 어느덧 광주 남도김치의 세계화 미래모습이 한 눈에 그려지는군요. 요원하게만 느껴졌던 김치세계화를 광주가, 김치축제가 해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자부심마저 느껴집니다.

이제 할 일은 ‘김치브랜드’를 기반으로 광주 남도김치의 꾸준한 해외 수출 진작과 세계 김치연구소와 김치타운을 활용한 광주 명품김치 세계화사업 및 ‘김치관광’을 진흥시키는일일 것 입니다. 그리고 올 광주광역시 시민이 참여하는 참다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축제를 완성 하는 일입니다.

시민시장 시대와 함께 김장문화 유네스코 등재 1주년 기념행사가 겹친 올해의 축제가 그 시작임을 알리는 각별한 이유입니다, 세계인이 감동하는 김치열정의 진원지 광주에서, 모든 시민이 참여하고 즐기고 혜택을 보는 세계를 향한 김치문화축제의 힘찬 도약이 이제 시작됩니다.

* 광주 세계김치문화축제 위원회 공동대회장 김 성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