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시 역사
통영은 경상남도 서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고성 반도의 중남부와 570여 개의 도서(유인도 43개, 무인도 527개 - 2015년 통계연보 기준)로 구성되어 있다. 북쪽의 도산면과 광도면은 고성군과 육지로 연결되어 있고 동쪽은 거제시와 바다로 이어지며, 서쪽은 남해군과 바다로 마주하고 남쪽은 공해로 이어진다.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을 줄인 말이 통영(統營)으로 선조37년(1604) 통제사 이경준이 두룡포(지금의 통영시)로 통제영을 옮기면서 통영의 명칭이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충무시(忠武市) 의 본 지명은 통영군이고, 통영군에서 시로 승격되면서 충무공(忠武公)의 시호를 따서 충무시라 하였으며, 통영이나 충무시의 탄생은 삼도수군통제영과 충무공에 연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통영시는 고성에서 남해안으로 돌출한 고성 반도의 중남부와 자잘한 도서로 구성되어 있어 평야가 없고, 구릉지가 중첩된 속에 해안에 약간의 평지가 있을 뿐이어서 농사짓기에 적절하지 못한 땅이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부터 해안선을 따라 반농반어의 촌락이 형성되었는데 그나마 농사는 비탈진 언덕에 밭농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굴곡이 심한 리아스식 해안에 수온이 적당하고 동해 난류가 흐르는 이 해역은 한국수산의 보고라 할 수있어 일찍부터 어업이 발달하였다.
이곳에서 많이 나는 특산물로는 멸치와 붕장어, 굴, 미역, 복어 그리고 우렁쉥이라고 불리는 멍게가 있는데 통영비빔밥의 중요한 특징을 이루는 재료가 바로 멍게이다.
♣ 멍게(우렁쉥이)
척색동물문 해초강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으로 특정종인 우렁쉥이를 칭하기도 한다. 멍게는 바다에서 암석, 해조, 조개 등의 표면에 부착해서 사는데 멍게의 근육은 날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국을 끓이거나 조리기도 한다.
멍게는 자연산 멍게와 ‘꽃 멍게’라 불리는 양식 멍게가 있다. 색이 밝아 ‘꽃 멍게’라 불리는 양식멍게는 겨울을 제외하고는 연중 출하되지만 그 가운데서도 3월 초~6월 초에 나오는 게 가장 맛있다.
멍게 특유의 향과 맛은 불포화 알코올인 신티올(cynthiol)에서 생성되는데 멍게가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인지되는 이유는 각종 성인병과 간염, 시력 회복에 좋은 효과를 지닌 글리코겐을 11.6%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몸에도 좋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매력적인 멍게는 회나 죽, 젓갈, 된장찌개 등 다양한 먹을 거리로 변신이 가능하고 특히나 비빔밥에 올리면 그 풍미를 더하게 하는 비법이 된다.
♣ 통영비빔밥, 바다 향기를 품다
통영비빔밥은 경상남도 통영의 비빔밥으로 그 지역 사람들은 명절의 차례나기 제사 혹은 잔치 때에 이 비빔밥을 먹었다. 재료로는 미륵도 근처의 이끼섬에 자생하는 방풍초를 나물로 무친 방풍나물이 들어가며 볶은 조개를 두부에 섞어 만든 톳나물과 계절에 따라 10가지 이상의 나물을 넣는다. 또한 생합자와 바지락 볶은 것을 넣는 것도 특색이다.1)
콩나물, 오이, 박, 가지, 호박, 미나리, 시금치, 무, 부추, 근대, 쑥갓, 솎음배추 등을 사용하는 것은 여느 지역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통영만의 지방색이 실린 파래, 생미역, 톳 등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재료들을 사용한다. 여기에 맑게 끓인 두부탕국을 끼얹어 비벼 먹는 것이 통영비빔밥만의 맛의 특징이기도 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 제 2대 기능보유자인 황혜성 교수가 생전에 남긴 자료를 보면 통영비빔밥만의 독특한 특징들을 잘 살펴볼 수가 있다.
“비빔밥에는 생합자(生蛤子)와 바지락을 까서 잠깐 볶아내고 쇠고기는 육회로 무치고, 청포묵을 채로 친다. 계란은 황백으로 갈라서 지단을 부쳐 국수처럼 썬다. 채소는 콩나물, 숙주, 박, 시금치 등 살짝 통영비빔밥 재료 (파래, 생미역, 톳 등 해조류) 데쳐서 유장(油醬)으로 맛나게 무친다.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서 큰 대접에 담고 고기와 채소 고명을 예쁘게 얹어 담는다. 또 비빔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국을 같이 대접해야 한다. 국을 끓이는 법은 뜨물을 받아서 무채, 미역, 파래, 톳두부 등을 넣고 끓여서 멸장(멸치장)이나 합자장(홍합을 삶은 물을 조린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그 맛이 고기국보다도 더 좋다.
이 국을 두부나물국이라고도 한다. 통영은 홍합을 많이 잡아오는 고장이므로 이 조개를 쪄서 말린 것은 마른 홍합으로 팔고 나머지 맛난 국물을 조리면 특수한 흰 지질장을 얻을 수 있다.” 2)
* 2) 황혜성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경상남도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