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등비빔밥 이란?
전주 비빔밥과 함께 전라북도 향토음식의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 황등비빔밥이다. 전주 비빔밥만큼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한때 우시장이 번창했다는 지역적 특색에 맞춰 황등비빔밥은 소고기 부산물로 맞을 낸 비빔밥으로 점차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황등면은 본래 함열현에 속한 곳으로 백제시대에는 감물아현이라 불리웠고 신라 덕흥왕 때에는 함열로 고쳐졌으며 한 때 이웃 임피군의 영현이 되었다가 고려에 접어들면서 전주에 속하게 되었다.
이 후에도 여러 번 이름이 바뀌게 되었으나 1995년 5월 10일 도농 통합에 따라 익산군과 이리시가 통합되어 익산시로 속하게 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황등면이란 이름은 소재지인 황등리와 황등산에서 불리워지게 되었다고 한다.
황등은 전 면적의 78%가 평야지이며 채석장 6개소, 석재가공업소 75개소등으로 화강암 석재산업이 발달된 지역으로서 황등리 석재농공단지를 중심으로 대량의 석재를 가공 국내외에 수출하고 있는 작은 도시이다.
황강석을 중심으로 한 석재산업뿐만 아니라 황등의 황토밭에서 재배한 밤고구마는 이 지역의 특산물로 전국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1)
♣ 황등비빔밥, 생활이 보이다
황등비빔밥의 가장 큰 특징은 찬밥에 선짓국으로 토렴을 한 후 고추장에 미리 비벼서 내오는 것이다. 토렴이란 밥이나 국수에 따뜻한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여러 번 반복하면서 데우는 것을 뜻하는데 석재가공단지에 인접한 풍물시장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만드는 비빔밥집들이 들어서 있다.
익산 황등시장비빔밥의 맛의 비결은 바로 솥에서 펄펄 끓여내는 선짓국이다. 밥에 선지국물을 말았다가 따라내는 토렴을 한 그릇 당 50번씩 반복해 깊은 맛을 낸 게 특징이다. 육회는 파채에 버무려서 고추장으로 미리 비빈 밥 위에 올려져 내온다.
♣ 석산과 황등시장
오일장인 황등시장은 조선시대부터 형성되었다고 전해진다. 인근의 나포, 곰개(현 웅포)등지에서 생선류, 젓갈류, 소금 등이 유입되어 시골장으로서는 규모가 상당히 성장하였으며, 1940~1960년경까지 우시장과 망건시장도 형성되고 번창하였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지역산업인 석가공업의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아 농촌지역이라기 보다는 도시화되어 상설시장이 형성되었으나 여전히 5일장은 형성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계절채소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4월이면 고구마순이 성시를 이룬다.
이렇듯 손 놓고 쉴 새가 없는 바쁜 시장 사람들이나 인근의 화강석을 채취하여 가공하는 석수와 석공들을 위해서 황등 시장 안에서는 고추장으로 미리 비벼져 나온 비빔밥집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따끈한 선짓국으로 미리 지어놓아 식어버린 밥을 데우는 토렴은 오래전부터 이어온 방식인데 단순히 밥을 데울 뿐 아니라 비빔밥의 맛을 풍성하게 만드는 비법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신선한 육회를 얹어 선짓국과 함께 내오는 푸짐한 황등비빔밥 한 그릇에서는 이곳 시장 사람들만의 독특한 인심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