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비빔밥에 대한 역사기록
✱ 전주비빔밥은 최승범의 『란록기』에서도 유래를 발견할 수 있다.
산과 들 바다가 고루 갖추어진 전라도의 음식은 세 곳에서 나는 것을 모은 것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농번기에 농가의 아낙네는 들에 밥을 이고 갈 때 버들고리나 광주리 밥동구리를 모두 동원하여 찬 접시를 담고 나가려 하니 어찌 나를 수 있으랴, 그래서 생각한 것은 큰 옹배기 같은 그릇에 밥을 담고 찬을 그 위에 열열히 담고 고추장 한 그릇 담고 숟가락 챙겨 이고 나갈 때 논고랑 밭고랑을 쉽게 걸어가서 밭둑, 논둑의 하늘아래 야외식탁이 펼쳐진 것이 비빔밥의 최첨단이고 보니 식단 합리화라 칭송한다.
✱ 작촌 조병희 선생은 『남밖장의 낭만어린 정경』이라는 책에서 전주비빔밥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음식점에 들르게 되면 널따란 양푼을 손에 받쳐 들고 꼭 쥔 숟가락 두 개로 비빔밥을 비벼대는 장정을 보게 된다. 흥이 나면 콧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빙빙 돌렸던 양푼을 허공에 빙빙 돌렸다가 다시 손으로 받쳐 들고 비벼대는 솜씨는 남밖장만이 가지고 있는 정경이었다.
✱ 이중환의 『택리지』1)에는 전주를 가리켜 이렇게 기록했다.
1천 마을이나 1만 부락에서 삶에 이용할 물건이 다 갖춰져 있고… 관아가 있는 곳에는 민가가 빽빽하고 물화가 쌓여있어서 한양과 다름없이 큰 도회지…(중략)
또한 『전주음식』에서는 “남부시장에서 사람들의 상거래가 이뤄지고 사람들이 북적거렸으며 이곳에서 전주비빔밥과 국밥이 싹트기 시작하였다.”2) 고 소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도 전주비빔밥에는 항상 콩나물국이 따라 나오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전주콩나물국밥에 대해서도 여러 곳에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일제시대 『전주부사』(1943)에는 전주 콩나물을 ‘각별미미 恪別美美’, 라고 칭했을 뿐 아니라 ‘전주의 콩나물은 풍토병 약효가 있어 이 고장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 일제시대 잡지인 『별건곤 別乾坤』 1929년 12월 1일자에는 전주콩나물국밥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전주콩나물국인 탁백이국만은 그러치가 안타. 단지 재료라는 것은 콩나물과 소곰뿐 니다. 이것은 분명 전주콩나물 그것이 달은 곳 것과 품질이 달은 관게이겟는데, 그러타고 전주콩나물은 류산아모니아를 쥬어서 길으은 것도 아니요 역시 달은 곳과 가치 물로 길을 따름이다…
이 내용을 보면 전주콩나물국밥의 재료는 콩나물과 단지 소금뿐이라는 것이다. 즉 장 대신에 소금을 넣어야 제 맛이었음을 알 수 있다.
♣ 전주비빔밥, 전주10미로 맛을 내다
전주비빔밥은 먼저 밥을 지을 때 쇠머리 고운 물로 밥을 짓고 뜸들일 때에 콩나물을 넣는다. 그 콩나물을 밥 김으로 데쳐 솥 안에서 밥과 뒤섞은 다음 육회, 햇김, 녹말묵, 쑥갓 따위를 곁들인다. 또한 달걀 노른자는 생으로 올라가는데 콩나물국과 함께 먹는다.
전주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 중에 콩나물과 미나리는 데친 다음 양념하여 넣고 도라지, 고사리, 표고버섯, 애호박은 볶아서 넣으며 무, 오이, 당근은 날 것으로 넣는다. 이러한 세 가지 조리법이 함께 적당히 조화를 이루어야 진짜배기 전주비빔밥으로 인정을 받는다.
달걀 노른자를 가운데에 얹어내는 전주비빔밥은 비빌 때 따로 참기름을 넣지 않는다. 나물을 무칠 때 사용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소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전주비빔밥에는 콩나물국이 곁들여지는데 소금 외에는 어떤 재료도 첨가하지 않은 맑은 국이다. 콩나물국이 맵거나 짜면 전주 비빔밥의 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주의 10미 중에서 전주비빔밥 재료에는 8~9미가 포함되는데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콩나물이며 주산지는 전주시 교동 일대로 알려져 있다. 콩나물은 쥐눈이콩 이라고도 불리는 임실산 서목태로 기른 콩나물을 제일로 여겼으며, 많이 기르지 않아 통통하면서도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화산동 고개의 미나리 방죽에서 생산되는 미나리 역시 빠질 수 없는 재료이다. 여기에 오목대에서 흘러나오는 녹도포 샘물을 이용해 만든 녹두묵에 치자물을 들인 황포묵을 반드시 얹어낸다. 그 외에도 삼례나 봉동 근처에서 나는 무와 전주 북쪽의 신풍리에서 나는 호박 등을 써서 맛을 내는 것을 제대로 된 전주비빔밥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