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오래 전부터 발효식품이 발달한 나라로 널리 알려져 왔다. 김치, 된장, 고추장, 막걸리, 홍어 등 전통적인 발효 음식을 주식으로 한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장수국가에 진입하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한국의 발효식품 중에서도 홍어를 건강식품으로 소개하면서 푸아그라를 함께 보도한 바 있다. 홍어의 가장 큰 매력은 톡 쏘는 향과 맛에 있다. 그렇다면 그 독특한 맛과 향은 어디서 온 것일까?
♣ 독특한 맛과 향의 비밀
홍어 특유의 향은 ‘요소’ 때문이다. 홍어는 바다에서 생활할 때 삼투압을 조절하기 위해서 사람보다 백 배 정도 높은 요소를 몸 안에 증가시킨다. 이 요소는 홍어의 피부로 보내지는데, 홍어의 톡 쏘는 맛과 향은 바로 이 요소분해되어 암모니아가 발생된 것이다.
따라서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생성된 암모니아가 홍어 특유의 코를 자극하는 향과 톡 쏘는 맛의 풍취를 낸다. 이러한 암모니아로 인해 숙성된 홍어에는 세균이 번식할 수 없다.
먼 바다에서 뭍으로 이동하는 동안 암모니아의 살균작용으로 홍어가 상하지 않고 자연적인 숙성이 이루어지게 한다. 이것이 삭힌 홍어를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 이유이다.
♣ 홍어의 성분
한마디로 ‘건강한 향기’를 품은 홍어는 최근 들어 건강식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영양성분 분석결과를 보면 홍어는 단백질이 100g당 21.5g으로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지방은 1.68g 정도에 불과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아미노산 구성을 보면 글루탐산이 14.7%로 가장 많으며 아스파르트산이 약 10%순으로 차지했다. 특히 트레오닌 등 필수아미노산 7종이 함유되어 전체 총 40%를 차지하고 있어 홍어가 양질의 생선임을 보여준다.
* [자료] 광주보건전문대학논문집, 1996
또한 홍어는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산, 리놀렌산, 아라키돈산을 22.78%로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청 콜레스테롤 감소와 두뇌성장발달 및 인지 기능을 향상시켜 주며, EPA 3.76%, DHA 3,46%로 다량 함유하여 성인병·혈전증 예방 및 두뇌 발달과 시각 기능에 도움을 준다.
* [자료] 광주보건전문대학논문집, 1996
♣ 면역력과 연골 강화 등에 탁월한 홍어의 효능
고문헌 속에서도 홍어의 효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기록이 한국 최초의 어류 연구서적인 <현산어보(玆山魚譜)>에 전해오고 있다.
가슴이나 배에 오랜 체증으로 인해 덩어리가 생긴 지병을 가진 사람들도 삭힌 홍어를 먹는다. 국을 만들어 배부르게 먹으면 몸 속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며, 술기운을 다스리는 데도 효과가 크다. 뱀은 홍어를 꺼리는 습성이 있으므로 홍어의 비린 물을 뿌려두면 감히 인가 근처로 접근하지 못한다. 또한 뱀에 물린 곳에 홍어 껍질을 붙여 두면 좋은 효험이 있다.
체증과 숙취 해소, 해독에도 효과를 보였던 홍어는 심지어 뱀이 제일 무서워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홍어의 단백원은 다양한 아미노산과 펩티드(peptide)가 구성원이다. 그 중 올리고펩티드(oligopeptide)에서 유래산 아미노산이 22~27종 검출되어 평균 총량 1,199mg의 높은 함량을 보였다.
이러한 펩티드(peptide)가 칼슘과 철의 흡수를 돕고 유해물질과 포접화합물을 형성함으로써 독물을 중화시키고 배출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뱀에 물린데 홍어의 표피 (껍질)를 붙이면 낫는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게다가 홍어는 부위별로 건강 및 강장식품으로서의 효과를 지닌다.
홍어의 껍질에는 콜라겐과 단백질 및 칼슘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연골에는 뮤코다당 단백질인 콘드로이틴이 다량 함유되어 관절염, 류머티즘, 골 다공증에 효과가 있으며, 항균 효과의 가능성도 밝혀지고 있다.
또한 홍어가 발효될수록 가식부, 뇌, 연골, 내장에서 항암성분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누구나 한번 맛들이면 쉽게 잊지 못하고 다시 찾게 되는 것이 ‘홍어’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