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콧물 쏟게 하고 입안 얼얼해지게 만드는 ‘매운 맛’! 매운 맛에 약한 사람이라도 그 맛을 경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매운맛을 내는 음식의 종류와 매운 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 알싸한 맛, 갓의 효능
고추의 얼얼함은 캡사이신, 마늘, 양파의 눈물 빼는 매운맛은 알리신, 후추의 짜릿한 매운맛은 피페린, 향긋한 생강의 매운맛은 진저론, 그리고 갓, 겨자, 고추냉이 등이 갖고 있는 알싸한 매운맛은 바로 ‘시니그린(Sinigrin)’이라는 성분에서 비롯된다.
돌산 갓의 독특한 매운 맛 성분인 시니그린(sinigrin)은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라는 배당체를 함유하고 있다. 이 배당체에서 갓에 함유된 미로시나아제(myrosinase)의 가수분해작용에 의하여 이소티오시안산알릴 (allyl-isothiocyanate)이라는 여러 가지 함황성분과 그 관련물질이 생성된다.
이들 중 일부가 갓김치 내 젖산균 등에 대하여 항균작용을 갖게 하므로 김치 의 발효를 지연시켜주고 부패되는 것을 방지해 저장성을 높여준다. 또한 갓김치는 특유의 조직감으로 장기간 저장해도 쉽게 물러지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색소 안정성이 우수해 다른 엽경채소류에 비해 재료 자체의 색채감도 양호하게 유지되는 편이다.
♣ 돌산 갓과 갓김치의 영양성분
돌산 갓은 수분이 91.2%, 단백질 2.6%, 지방 0.1%, 탄수화물 4.7%, 섬유소 2.7%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십자화과(Brassica)인 배추와 무의 영양성분을 비교해 보면 단백질이 많고 무기질인 칼슘과 철, 비타민 A, B, C 함량이 높다.
풍부한 단백질은 성장기 발육을 촉진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으며 비타민C는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카로티노이드인 베타카로틴은 동물의 체내에서 vitamin A의 전구체로 작용할 뿐 아니라 항산화제, 항암 및 노화방지에 관여하는 생리 활성 물질로 보고되고 있다.
* [자료]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제 8개정판, 2011
그밖에도 돌산 갓의 4-deconal이 항돌연변이 효과가 있다고 하였고 일부 glucosinolate 화합물이 유방암과 위암 등의 종양을 억제한다고 밝혀졌다. 돌산 갓의 부위별 생리활성 작용을 비교해 본 결과, 갓즙액 6% 농도에서 50%이상 간암세포(HepG2)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한의서 속 효능
그렇다면 이번엔, 동양의학보고서인 <동의보감(東醫寶鑑)>을 통해 갓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갓[芥菜]
갓은 성질이 따뜻하고[溫] 맛이 매우며[辛] 독이 없다.
신장[腎]에 있는 사기를 없애고 사람 몸의 9개 구멍[竅]을 잘 통하게 하며 눈과 귀를 밝게 한다.
기침과 기운이 치미는 것도 멎게 한다. 그리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 두면풍(頭面風)을 없앤다.
갓의 씨[겨자(芥子)]
풍독증과 마비, 맞거나 다쳐서 어혈진 것, 요통, 신이 차고 가슴이 아픈 것을 치료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와 같이 갓의 씨는 요통에 쓰였다. 갓의 씨를 불에 약간 볶아서 짓찧은 다음 꿀을 적당히 넣고 고약처럼 만든다. 이것을 기름종이나 천에 발라서 허리에 하루에 한 번씩 갈아 붙였다.
이처럼 토종 갓과 돌산 갓김치는 아이들의 성장발육은 물론 성인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예방하며 항균, 항암효능을 지닌 권장식품으로 손색이 없는 남도의 천연발효 향토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