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특산식품

갓의 주요 생산지는 경기도 고양과 남양주, 전라남도 여수, 김해 등이다. 그중에서도 갓김치 하면 단연 전남 여수의 ‘돌산 갓김치’를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포기김치 재료인 배추에는 없는 돌산 갓 특유의 알싸한 맛 과 톡 쏘는 향이 매력적인 식감으로 소비자의 코와 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돌산 지역은 어떻게 갓의 고장, 갓의 고향이 되었을까?

♣ 돌산읍의 남다른 기후조건

먼저 갓 재배에 적합한 자연환경 덕분이다. 대한민국 남해안 중앙의 여수반도에 위치하고 있는 여수시는 해양에 둘러싸인 지형으로 연중 기후가 따뜻하다. 온대 계절층 기후 지역에 속해 뚜렷한 4계절과 겨울에도 따뜻한 기온분포를 나타낸다.

여수시의 평균온도는 14.1℃ 로서 타 지역들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돌산 갓의 생육적정온도인 20~25℃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연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지역인 서귀포가 16.2℃이므로 연평균기온을 기준으로 할 때 돌산 갓의 생육적정지역이 사실상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돌산 갓은 생육기간이 40일~60일 정도로 다른 채소보다 짧으므로 연평균온도보다 월 평균온도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여수시는 하절기에는 월별 평균온도가 타 지역의 월평균온도와 별 차이가 없지만 동절기에는 타 지역의 월평균기온보다 크게 높다.

이처럼 동절기가 특히 따뜻한 여수시의 기후조건이 돌산 갓이라는 지리적 특산품을 생성하는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돌산 갓은 일반 갓이나 재래종 갓보다 내한성이 더욱 약한 편이다. 생육 가능한 온도는 -3℃인데 -3℃이하로 떨어지면 동해가 발생한다.

월별 최저기온을 보면 여수 이외의 지역은 12월~2월까지 3개월간의 월평균 최저기온이 생육가능온도 이하여서 한파에 의한 동해발생으로 노지재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돌산 갓은 따뜻한 기후 덕분에 타 지역에서 불가능한 노지재배를 통해 여수 지역 특산품이 되었다. 강수량도 연평균 1400㎜수준으로 돌산 갓 재배에 적합한 조건을 충족시킨다.

* [자료] 여수시 농업기술센터

♣ 갓재배에 최적인 알칼리성 토양

또 갓은 물에 약한 식물이다. 따라서 토양 환경과 물 빠짐도 중요한 재배조건이 된다. 돌산 갓 재배에는 사양토, 식양토 같은 토양이 적합한데, 여수시의 토양은 임지와 초지까지 대부분이 양토로 이루어져 있다.

즉 여수시의 토양은 유기물 등 영양분을 함유하기에 적절한 토양으로, 양토의 구성 비율이 전라남도보다 높고 전국평균보다는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다.

* [자료] 여수시 농업기술센터

또한, 여수시의 논밭은 적절한 경사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배수성을 확보할 수 있어 갓 재배에 꼭 필요한 조건인 물 빠짐이 좋다. 토양의 배수등급도 양호~약간 양호한 토양이 적당한데, 여수시 밭 면적의 99%, 논 면적의 42%가 돌산 갓 재배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여수시 농업기술센터

토양의 화학적 특성도 뛰어나다. 전남, 경남이나 전국을 비교대상으로 할 때 여수시는 유기물, 유효인 산, 칼슘 함량에 따른 재배적합범위의 비율이 높고, 칼륨, 마그네슘 함량기준의 재배적합지 비율은 오히려 더 낮다.

인산의 결핍은 돌산 갓의 생육을 약화시키고, 칼슘의 결핍은 병에 대한 저항력을 저하시켜 돌산 갓이 말라죽거나 썩게 하므로 인산과 칼슘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돌산 갓을 제대로 생육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 [자료] 여수시 농업기술센터

이 같은 기상, 토양, 환경 조건으로 인해 돌산 갓은 타 지역의 추종을 불허 하는 맛과 향을 지닌 식재료료서 ‘돌산 갓김치’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