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이 허할 때면 한국의 어머니들은 시장에서 참조기를 사다가 찜이며 구이를 하시곤 했다. 조기가 몸이 허해진 사람의 ‘원기를 돕는 생선’으로 널리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한자도 그 뜻 그대로 ‘조기(助氣)’로 표기된다. 그렇다면 예로부터 검증된 식재료로서 조기의 효능은 무엇일까?
♣ 기운을 돕는 생선, 조기의 효능
1610년 조선의 명의이자 이름난 의관이었던 허준(許浚)이 지은 의서 인 <동의보감(東醫寶鑑)> 에는 그 효능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고 배가 불러 오르면서 갑자기 이질이 생긴 데 주로 먹는다. 순채[蓴]와 같이 국을 끓여서 먹으면 식욕을 돋고 소화가 잘 되며 기를 보한다. 말린 것을 굴비[]라고 한다. 이것은 동해에 있다.
또, 18세기에 유중림(柳重臨)에 의해 지어진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개위(開胃, 식욕을 돋움)하고 익기(益氣, 원기를 도움)한다. 말린 것은 숙식(宿食)을 사라지게 한다. 고기 머리에 바둑알만한 돌이 있는데 그것을 갈아서 먹으면 임질(淋疾)을 치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이의 독을 치료하는 데에도 조기가 효험이 있었는데, 석수어 즉 조기를 구워 먹이거나 달여 즙을 먹이면 자연히 없어진다고 기록하고 있다. 원기 회복부터 해독 작용까지 하는 조기는 선조들로부터 영양학적 우수성을 인정받은 식품인 것이다.
♣ 현대 영양성분과의 관계
그럼 현대 과학은 조기의 영양학적 측면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참조기의 일반성분을 보면 100g당 수분 70.2g, 단백질 15.8g, 지방 9.5g, 탄수화물 3.1g, 회분 1.4g이다. 수분을 제외하고는 주로 단백질로 구성된 식품이며 지방은 고등어와 비슷하게 10g 정도 함유되어 있다.
* [자료]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제 8개정판, 2011
참조기의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 중에는 루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등 체내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양질의 단백질 식품인 참조기는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을 촉진하고 두뇌 발달과 노인들의 원기회복을 도와준다.
* [자료]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제 8개정판, 2011
무기질 중에서는 칼슘과 인이 풍부한데 특히 칼슘은 고등어의 6배가 많다. 비타민은 다른 생선과 성분함량이 비슷하나 지용성비타민인 비타민A 함량이 명태나 갈치, 고등어에 비해 약 배가 많다. 이를 통해 생체의 면역 기능 증진과 시력보호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타우린과 글루탐산의 함량이 높아 향미성이 높다.
* [자료]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제 8개정판, 2011
또한 참조기는 명태, 갈치, 고등어와 같이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참조기의 지방산 조성은 팔미트산(palmitic acid)이 주가 되는 포화지 방산이 29% 함유되어 있으며 올레산 (oleic acid), DHA(docosahexaenoic acid)와 EPA(eicosa-pentaenoic acid)를 주로 한 불포화지방산이 71%로 이뤄져 있다. EPA, DHA 등과 같은 고도불포화지방산은 어린이의 두뇌발달과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와 노인들의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
* [자료] 국립수산과학원, 수산물 성분표, 2009
이와 같이 뛰어난 영양가를 함유하고 있는 영광굴비는 바쁜 일과에 쫓겨 영양부족과 성인병을 걱정하는 현대인이 즐겨 먹어야할 건강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