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는 내장을 제거한 명태를 특별한 기상조건을 가진 고산지대에서 동결 건조시켜 생산하는 것으로 바닷가에서 짧은 건조과정을 거친 북어와 달리 3~4개월 동안 수십 차례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건조된다. 그런 까닭에 살이 보풀보풀하고 노란색을 띄게 되어 명태 건제품 중 최상품의 가치를 갖게 되는데 이를 ‘노랑태’ 혹은 ‘더덕북어’라고도 한다.
예전에는 황태 생산에 필요한 기후조건과 지리적 입지로 인한 한계성 때문에 함흥·원산·명천 일대에서 제한적으로 생산되었다. 그래서 한국전쟁 이후에는 남한에서 황태를 구할 수 없었는데 불과 50여년 전 황태 건조기술을 익힌 실향민들이 관북지역의 기후와 지리적 입지가 유사한 강원도 일대에 황태 덕장을 설치하면서 남한에서도 황태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강원도 인제군 용대3리에 황태덕장이 도입된 것은 1964년으로 이곳은 황태생산에 적합한 기상조건과 동해 명태어장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는 최적의 생산지이다. 용대리가 있는 인제군은 강원도의 중동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영서북부지역으로 우리나라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다.
동쪽 끝은 기린면 진동2리 동단(동경128°31’)으로 양양군과 접하고, 서쪽 끝은 남면 수산리 서단(동경127°58’) 으로 춘천시와 접해 있으며, 동서간의 거리는 51.5Km가 된다. 남쪽 끝은 상남면 · 상남3리 남단(북위37°49’)으로 홍천군과 접하고, 북쪽 끝은 서화면 서화2리 북단(북위38°30’)으로 DMZ와 접해 있다.4)
인제군에서 황태 덕장이 처음 도입된 이후 이곳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짧은 기간 동안 농업중심 사회에서 황태를 단일종목으로 하는 황태 건조업과 가공업 중심으로 경제사회가 재편된 것인데 한시적으로만 겨울 황태덕장에 고용되었던 주민들이 약 20여년 동안 건조기술을 익힌 후 직접 덕장 운영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주민의 주체적인 덕장 운영은 새로운 소득창출을 위한 황태 가공업을 가능하게 하였고 이윽고 황태 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되었다. 황태 가공업은 주민의 생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고 또한 황태 축제는 용대리 황태를 전국적으로 홍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용대리에서 황태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주민들은 1990년대 초 북설악영농조합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황태를 원료로 하는 복합조미료도 개발하였고, 1999년부터는 일본, 동남아 등지에 수출도 개시하였다.
또한 2002년에는 주민 21명이 1인당 2천만원씩 총 4.2억을 자본금으로 황태영농조합법인을 발족하여 용대 삼거리에 황태 판매장을 건립하였고 2005년6월에는 황태마을 준공식을 시행하여 현재 전국 황태덕장의 70%가 용대리에 밀집하고 있는 현황이다.
황태덕장이 몰려 있는 용대리 일대, 특히 백담사 입구 쪽의 마을에는 황태식당들이 즐비하여 ‘황태마을’을 형성하고 있어 이곳 용대리 마을 주민들의 80%가 황태 관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5)
주민 대부분의 생업이 ‘황태’ 단일 종목에 집중됨에 따라서 황태산업의 활성화는 마을 공동체가 함께 추구해야 할 공동의 목표가 되었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황태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하였고 이는 황태 가공 상품의 판매를 촉진시켜 생산 단계별 생업조직의 활성화와 분업화를 촉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처럼 축제를 통한 가공 상품의 판매증가는 다시 생업조직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10여개의 생업조직들은 황태축제를 운영하는 핵심역할을 수행하면서 ‘축제-주민-생업’이 서로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 것이다. 1964년 처음 용대리 마을에 덕장이 설치된 이래 현재까지 용대리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황태 생산지이다.
4) 인제군홈페이지
5)『 인제문화』 제20집, 인제문화원, p. 62,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