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김치 재료의 특성과 선택
(1) 김치 재료
김치의 주재료는 전체 재료의 70% 이상 사용되는 것을 말하며, 배추·무·열무 등이 있다. 그 외 부재료는 주재료와 달리 김치의 맛·모양·향·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며, 감칠맛·매운맛·신맛·상쾌한 맛을 포함한다. 또한 질감과 양감을 부여하고 발효를 도와준다.
(표 7-4) 김치 만들기에 사용되는 각종 재료
(2) 김치 맛을 좌우하는 재료
(가) 배추
배추는 김치의 주재료로 연중 생산 체계가 확립되어 계절에 관계없이 수확하여 출하하고 있다. 재배 양식은 14가지로 다양하지만, 수확·출하·이용에 따라 늦가을배추·월동배추·봄배추·여름배추 등으로 구분한다.
① 봄배추
봄배추는 대체로 3월이나 4월에 수확한다. ‘노랑봄’은 원통형 배추로, 외엽은 진한 초록색이고 내부는 노란색이다. 김치 맛이 우수하고, 절임 과정에서 조직감의 변화가 적으며, 발효 과정에서 가스 발생도 적다. ‘매력’은 결구 내부가 노란색으로 맛이 고소하며, ‘정상’은 외엽이 적고 두께가 얇으며 맛이 좋다. ‘개나리’는 배춧 속이 노랗고 맛이 좋으며 상품성이 좋다.
② 여름배추
대체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수확하며 주로 고랭지에서 재배된다. 여름배추는 속칭 ‘노랭이’ 계열이 맛이 있고 소금에 절이는 시간이 짧으며 조직감도 좋다. 그러나 자체 색인 노란색 때문에 김치의 빨간 고춧가루 색을 나쁘게 할 우려도 있다.
(표 7-5) 배추의 재배 양식에 따른 수확기와 재배 지역
③ 가을배추
중간 정도 크기(2~3kg)로 잎들이 얇고 잎 수가 많다. 또한 위는 부분적으로 펼쳐 있고, 싱싱한 푸른 잎이 붙어 있으면서도, 속은 노란색을 지닌 것이 좋다. 잎의 흰 줄기 부분인 중륵(잎맥)이 얇고 넓은 것을 선택한다. 맛은 고소하면서 약간 단맛이 나는 것이 좋다. 조직감은 보통 정도의 경도가 좋다.
④ 겨울배추
가을배추와 함께 맛과 저장성이 좋아서 김치 재료로 널리 이용된다. 대체로 12월 초순부터 이듬해 2월 초순에 수확하는 배추로, 겨울배추 품종인 ‘동풍’은 중륵이 얇고 맛이 좋다. 생체 무게는 1.7~3.4kg이고 길이는 25~35cm 정도가 김치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표 7-6) 품질과 저장성이 우수한 계절별 배추 품종 (2000년 기준)
(나) 무
현재 우리나라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재래종 무 계통(서울무·진주대평 등)과 작은 무 계통(총각무·서울봄무 등) 그리고 외국산 무 계통(궁중무·연마무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김치용 무는 모양이 바르고, 흠이 없으며, 육질이 단단하고 치밀한 것을 택하고 있다.
재래종 무 계통인 가을무는 조선무로 불리며 육질이 연하면서도 아삭아삭한 조직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김치를 담근 후 쉽게 물러지는 경향은 없으나 품종에 따라 다른 탓에 깍두기용은 그중에서 약간 경도가 높은 것을 택한다. 작은 무 계통인 총각무는 총각김치용으로 쓰인다.
다른 계통의 무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치밀하기 때문에 씹히는 조직감이 독특하다. 외국산 무 계통의 대형무는 육질이 비교적 연하다. 부분적으로 깍두기 담금에 이용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김칫소의 재료로 사용된다.
(다) 고추
고추의 품종은 신미종·감미종·가공용종·관상용종 등으로 분류한다. 재래종은 신미종에 분류되나 단맛과 매운맛이 적당한 편으로 김치 재료로는 최적이다. 건고추의 품질은 건조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햇볕 등 좋은 환경에서 태양열로 건조된 양건고추는 선명한 붉은색을 띠는 등 깨끗하나, 화건고추는 온도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수분이 증발되고 열에 의해 영양소가 파괴되어 흑변이나 갈변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건조고추를 선택할 때는 일반적으로 표피가 매끈하고, 빛깔이 선명하며, 붉고, 크기와 모양이 고른 것이 좋다. 또한 꼭지가 잘 부착되어 있고 건조가 잘된 것을 택한다.
(라) 마늘
재래종은 난지형과 한지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표 품종은 만생종의 소인편종(육쪽마늘)과 다인편종(여러 쪽 마늘)이다. 김치용으로는 매운맛이 강한 다인편종을 많이 이용한다.
김치용 마늘은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면서, 외형이 둥글고, 매운맛이 강하며, 표피가 다갈색 또는 자홍색을 띠는 것이 좋다. 또한 인편을 감싸고 있는 겉껍질과 속껍질이 강하게 부착된 것이 좋으며, 싹이 돋지 않고, 육질이 견고하면서, 변색되지 않아야 한다.
(마) 젓갈
젓갈은 침장원(沈藏源)의 종류·원료의 종류·이용 부위에 따라 어류·갑각류·연체류·어패류 내장·아가미·어패류 생식소 등 많은 종류로 나뉜다. 김치에 쓰이는 젓갈은 주로 소금만을 침장원으로 쓴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역시 감칠맛의 부여다.
김치에 사용되는 젓갈의 종류별 사용 빈도를 보면 새우젓(37.3%), 멸치젓(28.3%), 멸치액젓(25.9%) 순으로 단일 젓갈을 사용(38.2%)하는 것보다는 두가지 이상의 젓갈을 혼합한 것(61.8%)을 더 선호한다.
멸치젓은 봄철에 담금한 춘젓을 많이 선택하며 이른 봄 초물로 담근 것보다 살이 오른 중물로 만든 것이 좋다. 새우젓은 살이 통통하고, 단단하며, 형태가 분명하면서, 붉고, 노란색으로 삭은 것이 좋다. 젓국은 단맛과 고소한 맛이 있으면서 비린내가 없는 것이 좋다.
* 침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