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일찍부터 농경을 시작하여 곡물음식이 발달하였다. 또한 뛰어난 저장 기술로 각총 곡류나 두류, 채소류, 어패류를 이용한 저장 발효음식이 많이 나왔으며,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한 각종 의식에 술을 빚었고, 콩의 재배로 장류의 발생도 자연적으로 이루어졌다.
삼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장, 술, 젓갈 등 발효 저장식품이 일반화 되었고 쌀을 주식으로 한 한국 전통 상차림이 정립되었다. 채소가 재배 되지 않는 겨울철에 먹을 수 있도록 소금으로 채소를 절여 저장하는 염장을 통해 각종 김치류가 생겨났고, 삼면이 바다인 자연적인 지형으로 인해 생선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젓갈류 등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염장기술과 양조기술의 발달로 인해 장류, 김치류, 젓갈류, 식초류, 주류 등의 저장 발효식품 문화권이 정립되었다. 초기의 우리 조상들은 유목계로 가축을 많이 사육하면서 단백질을 주로 섭취했다. 신석기 후기(기원전 2303년)에는 중국의 농경문화가 유입되었고 곡류를 주로 섭취하면서 대두재배를 통한 장류를 담그기 시작했다.
3세기경 삼국시대 고구려 사람들이 콩으로 메주를 만들면서 장류는 기본식품이 되었다. 또한 무, 가지 등을 소금에 절여 먹는 일종의 김치를 제조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통일 신라시대에는 차(茶) 문화가 성행하였으며, 초기에 혼용장, 간장과 된장이 따로 분리된 단용장이 만들어졌다.
신라 선덕여왕 19년(720년)에는 속리산 법주사에 돌로 만든 김칫독이 설치되어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다. 고려시대(900~1400년)에는 불교 융성과 사찰음식의 발달로 식물성 식품의 섭취가 증가되어 채소를 이용한 나물, 부각, 튀김, 장아찌 등의 음식이 보편화 되었다.
이규보가 고려중엽에 지은〈동국이상국집〉(1168~1241년)에는 장아찌에 대해 ‘무청을 장 속에 박아 넣어 여름철에 먹고 소금에 절여 겨울에 대비한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 조선시대(1400~1900년)로 들어서면서 조선왕주는 유교를 숭상하게 되어 식생활도 숭유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되었으며, 차 문화가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농경을 중시하여 곡식과 채소의 생산이 늘어나게 되었으며, 차차 식생활 문화가 발달하면서 한글조리서인〈음식디미방〉(1670년),〈규합총서〉(1815년) 등이 나오고 밥, 국, 김치, 반찬으로 식단이 체계화되고 상차림의 구성법이 정착하게 되었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자연환경에 알맞은 전통발효식품을 만들어 왔으며, 현재 우리의 식생활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음식문화사란, 유구한 역사와 함께 이루어진 자랑스러운 우리의 ‘민족문화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