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초 이야기
식초는 특유의 향을 가진 신맛의 액체로 술에서 탄생한 발효식품이자 조미료로, 술에서 만들어지는 특성 때문에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명주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식초를 탄생시킨 모태가 되기도 한다.
좋은 식초를 만드는 첫 걸음은 좋은 재료를 엄선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초산균의 먹이인 술을 빚는 것이다. 발효가 끝난 후 일정기간의 숙성을 거쳐야 제대로 된 식초가 탄생하게 된다.
동양에서는 3천 년 전경부터 식초를 이용하여 왔으며 과일을 이용한 서양과 달리 주로 곡류를 발효시킨 식초가 발달하였다. 특히 중국인들은 3,000년 전 쌀 식초를 제조하였고, 대표적인 농서인 ‘제민요술’에도 붉은색, 갈색, 검은색 등 다양한 식초에 대한 기록이 있다.
중국의 4대 식초는 산시의 노진초(老陳酢), 강소의 진강향초(鎭江香酢), 사천의 보녕초(保寧酢), 복건의 영춘노초(永春老酢)로 지방별로 독특한 맛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인들도 오래전부터 고대 중국에서 전래된 제조법을 이용하여 쌀을 기본 재료로 한 식초를 만들어 이용, 특히, 현미식초인 ‘흑초’는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다른 식초와 비교해 아미노산 등 몸에 좋은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 식초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삼국지’에 고구려인들이 양조하기를 즐겼다는 기록으로 보아 이때를 그 기원으로 추정, 단군조선부터 고려까지의 역사를 서술한 ‘해동역사’(海東繹史)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식초가 음식 조리나 약용으로 사용하였으며,
‘산가요록’, ‘산림경제’, ‘임원십육지’, ‘지봉유설’, ‘해동농서’, ‘농정회요’, ‘색경’, ‘규합총서’ 등 고문헌에 식초 제조법이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조선시대 식초 제조에는 누룩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고리(古里)’라는 발효제가 사용 되었으며, 이것이 첨가되면 식초 발효가 안정적으로 된다.
발효식초는 원료에 따라 동양에서 많이 이용하는 곡물식초와 서양에서 주로 이용하는 과실식초, 그리고 주정식초로 구분하며 각각 독특한 향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막걸리 식초, 일본의 흑초, 이탈리아의 발사믹 식초 등은 모두 자연발효기법에 의해 만들어진 식초이다.
식초의 신맛은 입맛을 돋워 주어 영양불균형과 탈수를 예방해주기 때문에 여름철 요리에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소스나 드레싱이 지역의 특성에 따라 발달되어 왔다.
약용으로도 이용되어 온 식초는 피로회복과 소화를 돕고, 비타민과 유기산,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건강에 좋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또한, 생활 속에서 손맛의 비방으로, 세척하고 살균하는 용도나 유기농업과 도시농업 등에서 농자재로도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