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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의 음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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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 프랑스 음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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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프랑스의 예술요리

“식탁의 예술을 거론하는 유일한 나라”54) 프랑스에서는 잘 보는 것과 잘 먹는 것이 긴밀하게 닿아 있다. 지금도 서양요리의 경전으로 읽히는 「19세기 프랑스 요리예술」이라는 책의 저자인 카렘은 식탁을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이 차린다.55)

음식의 배열과 관계되는 색깔은 물론이고 식기류는 풍성하고 화려했으며 식탁의 차림은 조화로웠다. 식탁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의 색깔이나 모티브 등에 일관성을 찾아나간다.56) 여기서 말하는 것은 식기, 크리스탈 등의 유리제 품 식탁보, 개인용 냅킨 등을 의미한다.

식탁을 차리는 일에 예술가나 명품 디자이너까지 동원된다. 예를 들어 유리제품을 생산하는 상표 동Daum은 살바도르 달리에게 그 디자인을 의뢰한다.57)

가죽제품의 명품 업체인 에르메스 Hermès는 최근 금속성분의 식기세트를 출시한 바 있으며, 의류 디자인 회사인 라크루아는 도자기류 식기업체 크리스토플Christofle의 주문으로 의상의 주제와 스타일을 기초로 한 디자인을 제공한 바 있다.58)

프랑스 포도주병에 붙어 있는 라벨에는 마티스나 로트렉의 작품이 등장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식탁예술은 그 내용물인 음식과 그 음식을 담는 용기를 한몸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요리가 그냥 접시안의 음식물에 머물지 않고 더 넓은 지평으로 나아가는 것은 요리의 이론화에서도 나타난다.

카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11권에 달하는 요리책이 유명한데, “자신을 요리사이면서 동시에 작가로 여겼다”는 것이다.59) 그는 자기가 요리하는 모든 것을 기록했다는 것인데, 전해 내려오는 요리법에 매일 변화하는 것을 기록한다는 것은 문학이 발전하는 과정과도 흡사하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걸작에 대한 탄탄한 기초 위에” 문학은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60) 이렇게 요리사 개인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시키고 있다.

브리야 사바랭은 1825년에 발간된 「맛의 생리학: 초월적 식도락에 대한 명상, 이론적․역사적 그리고 일과에 따른 연구」에서 “요리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과학이라는 새로운 생각을”61) 표방했다. 발자크는 바로 이 사바랭을 평가하면서 “언어를 돋보이게 할 줄 알았던 사람”62)이라 했다.

카렘을 문학사에서 “미식문학의 저자”63)로 인식하는 정도로 프랑스 요리사들은 요리를 한 단계 높은 위상으로 발전시켰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17세기 후반부터 그 이름이야 어떻든 요리에 관한 서적이 그저 요리법만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사실도 강조해야 한다.64)

특히 프랑스 사람들의 천성이라 보이는 점이 식문화에서도 작용한다. “프랑스 사람들이 식탁의 즐거움이나 그 즐거움에 대해 논평하는 것에 부여하는 탁월함”은 알려진 사실이다.65)

보통 서양의 식탁에서 입안에 음식을 넣고 말하지 말라는 부르주아의 문화와 서양 문명의 금언이 있지만, 최소한 프랑스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프랑스에서는 말하는 것과 먹는 것은 선택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관계가 된 것이다.66)

특히 미셸 자느레가 주장하는 것처럼 “요리와 말des mets et des mot, 맛과 지식saveur et savoir”은 어원이 같다. 탈래랑Talleyrand에 의하면 좋은 포도주를 접하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향기를 즐긴 다음의 과정은 “그것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대해 말하는 것”67)이란다.

그리고 최고의 미식가란 음식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 가장 잘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68) 프랑스의 “식탁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장소가 아니라 사교와 만남의 장소”이며, “프랑스인들은 식탁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69)

“최 초의 미식 비평가”70)인 그리모 드 라 레니에르는 1802년부터 「미식연감」을 발행하여 요즘 유행하는 유명한 레스토랑의 목록을 처음 고안했다.71) 이런 비평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72)

베르그송의 말을 빌리자면 “언어가 감각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다. […] 사람들이 떠벌이는 지나친 칭찬을 담고 있는 명칭이 나의 감각과 의식의 사이에 들어가 버려서 그 요리를 좋아한다고 믿어버릴 수도 있다”73)는 것이다.

사실 “미식의 혁명은 전문용어의 혁명이기도 하다. 용어만 바뀌고 요리 자체는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74) “결국 접시에 담긴 요리가 아니라 말의 묘미가 사람의 마음을 끄는”75)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장 프랑수아 르벨Jean-François Revel의 Un festin en paroles이라는 책을 「뛰어난 맛과 요리솜씨의 역사」라고 번역하면서 부제로 “유럽 미식문화 발달사”라고 붙였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았는지 번역자는 그 앞에 수식어 개념으로 “언어의 향연…”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번역자는 22쪽에나 가서 “책의 원제목을 직역하면서 「언어에 의한 향연 - 고대에서 오늘날까지의 가스트로노미 감성의 문학사」”76)라고 적고 있다. 번역자의 말처럼 언어의 향연 이라기보다는 ‘말로 하는 향연(연회)’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원 제목에 더 가까울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음식을 혀로만 맛보는 것이 아니라, 에스코피에가 주장했듯이 음식의 첫 번째 판관인 후각으로 맛보고77), 눈으로 먹고, 말로 즐기며 다른 예술과 결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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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중앙대학교 대학원 •홍익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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