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차는 고형차(덩이차)의 하나로,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전남 장흥과 남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존재했던 전통 발효차다.
장흥에선 자생 찻잎을 5월경에 채취해 하루 정도 햇볕에 말린 후, 가마솥에 넣고 쪄서 만든다. 찐 찻잎을 절구에 빻아 동그란 덩어리로 만들고, 햇볕에서 건조시킨 후 가운데 구멍을 뚫어 여러 개를 볏짚으로 꿰어 처마 밑이나 비가 들지 않는 야외에 걸어 1주 일에서 10일 정도 말리면서 발효시키면 완성된다.
이것을 항아리에 넣어 6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음용하는데, 숙성기간이 길수록 깊은 맛과 향이 나고 그 가치도 높아진다. 길게는 20년 동안 숙성을 시키기도 한다. 돈차는 상류층뿐 아니라 서민들도 즐기던 차다. 고려 때에는 진상품으로 오르기도 했다.
문헌에 따르면 고려와 조선 초기에 전국 다소(茶所) 19개소 중 13개소가 장흥에 있었다고 한다. 조선 초 불교억제정책으로 다소가 해체되고 절에서 가꾸던 차밭도 황폐해져 점차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차를 마시는 풍습은 장흥 보림사와 그 일대를 중심으로 대대로 이어지고 발달해왔다. 선비들은 볏짚으로 만든 다낭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차를 즐겼다고 한다.
돈차는 차문화 종주국인 중국에도 남아 있지 않을 뿐더러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무이 한 차이다. 1930년대 연구자료에 따르면, 돈차를 부르는 이름과 건조방법, 차를 우려내는 도구, 마시는 방법 등이 집집마다, 마을마다 매우 다양하게 존재했다.
그러던 것이 동학농민운동 당시 차나무 대부분이 불타 없어지고, 1930년대 일본 문화 유입과 함께 녹차가 들어오면서 더욱 급격히 쇠퇴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최근 장흥의 젊은 다도인들이 다시 복원해 선보이며 맛의방주에도 등재시키게 되었다.
* 등재 : 전남 장흥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