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체험 이야기

♣ 들어가기

현대인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부터 기본적으로는 포만감을 느끼고자 하며, 동시에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고자 한다. 음식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맛(taste)에서 비롯된다. ‘taste’란 단어는 두 가지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인체의 미각 기관을 이용해 느끼는 식품이나 음식의 맛을 의미하며, 또 다른 의미로는 특정 음식이나 식품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성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우리 인체의 미각 기관을 이용해 느껴지는 맛에 대해 생각해보고 특히, 입과 혀로 느낄 수 있는 맛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겠다.

♣ 맛이란 무엇인가?

“혀의 맛 지도는 오랫동안 받아 들여졌으나 최근 들어 이는 잘못된 것이며 각각의 맛은 혀의 특정 부위와 상관없이 느껴진다고 밝혀졌다.” 오래전부터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4가지 기본 맛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19세기에 혀의 미뢰가 발견되면서 이러한 주장들은 신뢰성을 얻게 되었고 과학자들은 이 네 가지 맛을 혀의 특정 부분에 할당하는 ‘맛 지도’를 작성하고 최근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맛지도 오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최근에는 맛은 혀와 입천장의 특정 부위와 상관없이 각각의 맛을 느끼는 정도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후 제5의 맛인 감칠맛이 맛으로 인정되어 우리가 입으로 느끼는 기본 맛은 5가지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 맛은 이 다섯 가지로 모두 표현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음료나 사탕 등에서 포도맛, 딸기맛, 레몬맛 등의 맛 표현을 볼 수 있고 이것을 먹는 우리도 이와 같은 맛을 매우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맛들은 맛이 아니고 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우리가 입으로 느끼는 맛은 5가지의 기본 맛이 전부이며, 그 외 맛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모두 코로 맡은 냄새인 향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구수한 된장찌개’를 생각해 보자. 먹기 전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 냄새를 맡으면 코로 냄새를 음미하고 ‘음~구수한 냄새` 라고 표현한다.

또한 된장을 먹으면서도 ‘맛이 구수~하다’라고 표현한다. 이것은 코와 입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구수한 맛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구수한 향과 맛을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맛이라고 하는 것은 미각과 향을 합하여 지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맛은 음식을 먹을 때 느껴지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맛과 향과 함께 온도, 통각, 촉각, 감정, 분위기, 취향, 문화가 모두 어우러져 진정한 맛이 생성되는 것이다. 즉 맛이 있다는 것은 음식이 주는 쾌감과 즐거움을 말하는 것이며 맛이 없다고 하면 음식으로부터 긍정적 자극을 받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