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에서는 기원전 5,000년경부터 식초가 이용되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포도나 사과 등 주로 과일 식초를 많이 이용
○ 메소포타미아 남부 바빌로니아에서 대추야자를 발효시켜 만든 식초가 최초이며, 조미료와 식품 보관, 그리고 약으로 이용
- 히포크라테스는 기침, 감기 등의 질병 치료를 위해 항생제로 사용
- 중세 시대 프랑스 마르세유에서는 전염병 예방에, 그리고 로마에서는 군인들의 힘을 기르는 음료수로 이용
* 서양에서는 신맛이 나는 포도주라 하여 비니거(Vinegar), 동양에서는 술로 만들어 초(酢) 또는 고주(苦酒), 순초(淳酢), 혜(醯), 미초(米酢)라 불리었음
○ 재료가 되는 과일은 나라별로, 포도식초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사과식초는 영국을 중심으로 발달
○ 발사믹(Balsamic)식초는 11세기 로마인들에 의해 나온 것으로, 특히 모데나 지역의 식초는 현재까지도 최고의 명품으로 인정
- 1046년 엔리코 3세가 에밀리아 지방 순시 중 발사믹식초를 극찬한 일화, 1476년 알폰소 1세 결혼식 때 사용된 기록 등이 존재
- 발사믹은 ‘향기가 좋다’는 의미로, 당도가 매우 높은 포도즙을 재질이 다른 나무통에 여러 번 옮겨 담아 숙성시켜 제조
통큰 여걸 클레오파트라, 진주를 삼키다 (출처 : 에피소드 과학사)
▷ 미모보다 정치, 경제, 외교에 더 뛰어났던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를 로마로부터 구하기 위해 로마의 실력자 안토니우스와 연합하여 옥타비아누스에 대항
- 이집트의 강력한 국력과 부를 보여주기 위해 클레오파트라는 현재가치로 우리 돈 30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영연회에 다 쓰기로 안토니우스와의 내기를 제안
- 호화스런 연회장에 나타난 클레오파트라는 3∼4억 원 상당의 진주귀걸이를 식초에 타서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는 배짱과 지혜로 안토니우스를 감복시켜 우군을 확보
* 식초는 약산성이므로 진주를 녹일 수는 있으나 순식간에 녹이는 것은 불가능
□ 동양에서는 3,000년 전경부터 식초를 이용하여 왔으며, 과일을 이용한 서양과 달리 주로 곡류를 발효시킨 식초가 발달
○ 중국인들은 3,000년 전 쌀 식초를 제조하였고, 대표적인 농서인 ‘제민요술’에도 붉은색, 갈색, 검은색 등 다양한 식초 기록
- ‘산시숙성식초’는 찹쌀에 다른 곡물을 섞어 만들며 농밀하고 복합적인 맛으로 발사믹식초에 비견될 명물
* 중국의 4대 식초는 산시의 노진초(老陳酢), 강소의 진강향초(鎭江香酢), 사천의 보녕초(保寧酢), 복건의 영춘노초(永春老酢)로 지방별로 독특한 맛을 제공
○ 일본인들도 오래전부터 고대 중국에서 전래된 제조법을 이용하여 쌀을 기본 재료로 이용
- 특히, 현미식초인 ‘흑초’는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다른 식초와 비교해 아미노산 등 몸에 좋은 성분이 풍부
□ 우리나라 식초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삼국지’에 고구려인들이 양조하기를 즐겼다는 기록으로 보아 이때를 그 기원으로 추정
○ 단군조선부터 고려까지의 역사를 서술한 ‘해동역사’(海東繹史)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식초가 음식 조리나 약으로 사용
○ ‘산가요록’, ‘산림경제’, ‘임원십육지’, ‘지봉유설’, ‘해동농서’, ‘농정회요’, ‘색경’, ‘규합총서’ 등 고문헌에 식초 제조법이 다양하게 소개
* 조선시대 식초 제조에는 누룩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고리(古里)’ 라는 발효제가 사용되었으며, 이것이 첨가되면 식초 발효가 안정적으로 됨
식초의 씨앗인 종초를 보관한 ‘초두루미’
▷ 식초를 보관하던 항아리는 지역에 따라 식초병, 촛병, 촛단지, 초항아리, 초두루미로 불리며 고유한 형태를 유지
- ‘초두루미’는 식초의 씨앗인 종초(種酢)를 보관하던 항아리로 십장생인 두루미의 목처럼 길게 보여 붙여진 명칭
* 대구시 달성군에 위치한 ‘구관모식초박물관’에는 전국의 초두루미가 전시, 또한 전통 초 제조법의 맥을 이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