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은 예로부터 영산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평야와 산, 들,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오랫동안 자연의 혜택을 받으며 맛의 고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광주와 전남의 김치는 가장 풍요로운 맛과 정취를 담고 있어 ‘전라도 김치’, ‘광주 김치’라는 고유명사로 알려질 정도다.
광주·전남의 김치는 갖은 채소를 비롯해 멸치액젓과 찹쌀풀죽, 통깨 등 양념을 듬뿍 넣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한국 김치 제조법의 표준처럼 정착되고 있어 광주·전남 김치가 우리나라 김치문화에 미친 영향이 과히 가볍지만은 않다.
광주광역시가 대한민국 대표 김치 축제인 광주세계김치축제를 26년간 꾸준히 주도해 온 것도 우리나라 김장문화의 맥락에서 광주·전남 김치가 차지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전남은 우리나라 김치문화의 출발점이라고 스스로 밝혀 왔지만, 특색 있는 지역 김치의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2019년 세계김치연구소는 사라져 가는 광주·전남 지역의 토속 김치부터 현대 김치까지 특성과 종류, 역사적 배경, 지역 방언의 변화와 이야기를 찾아 정리함으로써 정체성을 정립했다.
연구한 자료는 광주세계김치축제 〈광주·전남토속김치 특별전시회〉를 통해 대중에게 선보였으며, 전시를 통해 소개한 김치와 그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이 책에는 1946년 전남에서 분리된 제주도를 포함해 광주·전남 각 권역의 김치 24종과 종가의 김치 10종, 명인의 김치 12종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 활동은 지역 김치문화의 전승에 기여하는 것이며, 광주·전남 김치가 전국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 김치의 핵심 자원으로 재탄생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세계김치연구소 김치문화 연구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