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_ 독창적인 양식의 도자‘보성 덤벙이’
전남 보성 일대에서 제작된 ‘보성 덤벙이’(일본명 寶城粉引·호조고비끼)는 임진왜란 무렵 일본으로 전해져 말차(抹茶)를 마시는 다완으로 사용됐으며, 이런 기법으로 만든 사발 2점은 일본 대명물(大名物·국보급)로 지정돼 있다.
덤벙분청사기 다완은 찻사발로(三好長慶-豊臣秀吉-金森宗和-三井本家-酒井家-三井家) 임진왜란의 주역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용하기도 했다.
보성덤벙이는 초벌이 된 기물(器物)에 덤벙질을 실시하는 초벌덤벙 분장 기법으로 만들어지는데, 가마에서 최소 3번을 구워내야만 완성되는 매우 까다롭고 실패율이 높은 도자 제작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 보성을 중심으로 고흥·장흥 등에서 제작된 초벌덤벙 분장 그릇들은 15세기 조정의 명에 따라 민간에서 백자의 제작과 사용이 금지됐던 시기에 출현했다가 한 세대 만에 맥이 끊겼으나, 세계 전통도자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중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독창적 도자 양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 보성군 주최로 열렸던 ‘보성분청 찻 사발의 재현 및 확산에 관한 한일심포지엄’에서 일본 센슈대학교 히구찌아스시 교수는 주제 발제를 통해 “일본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호조고비끼’의 원산지를 보성이라 판단하고 있다”며 덤벙이의 재현 관련에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이 보성덤벙 재현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으로 채택되어 ‘세계적인 명품 보성분청 찻 사발의 재현과 확산’이라는 주제로 컨설팅을 추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