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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7. 문화인류학자가 본 베트남과 미얀마의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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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베트남 조사결과

♣ 베트남에서의 현지 조사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시작된 지는 20년이 되었다. 15년 전에는 베트남에 한국의 섬유산업이 들어왔고, 최근 5년 동안에 IT산업이 들어오면서 삼성 애니콜도 들어오고, 컴퓨터, 자동차 산업이 들어오고 있다. 베트남에는 한국 교민이 6만명 정도 살고 있고, 3만명이 호치민에 살고 있다.

호치민시에서도 최근 개발된 푸미흥이라는 지역에 2만명 정도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푸미흥은 호치민시 중심부에서 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2000년대에 새롭게 개발된 도시이다. 이 지역은 한인 거주자는 물론이고 한국가게와 식당 등이 몰려 있어서 코리아타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푸미흥에는 외국인들이 많고, 이곳 지역의 물가 및 아파트와 단독주택 가격은 한국보다도 더 비싸다고 한다. ‘본죽’과 같은 유명 한 한식당들이 들어와 있다. 베트남에는 한식당이 많다. 푸미흥을 포함한 호치민시에는 180개 정도의 한식당이 있다.

그 중에 10%만 오래된 식당이고, 나머지는 개업한지 3~4년 정도가 된 식당들이다.1) 하노이에는 한식당이 50개 정도가 된다. 그러나 그 중에서 10개 정도가 잘 되고 나머지는 그냥 먹고 살기 급급한 편이라고 평가된다. 월세가 비싸기 때문에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모두 생계를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 둘 수가 없다.

1) 호치민에서 14년을 산 K는 최근에 한국인들이 많이 들어와 푸미흥 지역에 식당을 개업했는데, 그곳에 있는 많은 한식당들이 월세를 내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식당마저 접으면 떠나야 하기 때문에 접지도 못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노이의 다정 경영주는 “식당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라도 버틸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제로가 되니까.” 라고 말한다. 한국의 자본이 중국, 미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이 투자되고 있는 나라가 베트남 이다. 그래서 자본과 함께 한국인들이 많이 이주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식당이나 가게 등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많은 식당과 가게들이 3~4년 전부터 급격히 늘어났다. 그러나 호치민이나 하노이의 한식당은 정작 수요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하기 위해 베트남에 오는데, 할 것이 마땅하지 않을 때 한국인은 누구나 한식을 만들어 팔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만만하게 보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면, 특히 가족을 포함해 남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본 한국여성은 누구든지 한식당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한식당을 시작한다. 호치민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하는 사람들은 한국이 IMF 위기를 겪기 시작한 1996~1997 년에 베트남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국에서 살기가 어려워 베트남으로 생계 이주를 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식당 역시 생계형 영업이라고 불린다. 1990년대 후반, 그리 고 2000년대 초반 한식당의 주 고객은 90%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그들은 주로 베트남에 비즈니스를 하러오는 사람이거나, 혹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주재원으로와 있는 사람들 이었다.

2000년대 이후 현재 한식당을 찾는 가장 많은 사람들 역시 한국인이다. 그들은 회사원이기도 하고 한국인 관광객들이기도 하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주 고객이 되는 한식당 조차 그 비율은 30% 정도이다. 한식당 아리랑의 경영주는 현재 고객층이 70%가 베트남 현지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가격이나 메뉴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평가가 있다. 예를 들어 호치민에서는 베트남인 고객을 위주로 하는 곳이 서울식당인데, 가격이 다소 저렴하고 메뉴의 수가 많은 편이다. 현지 조사시에 만난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언급했던 한식당은 서울식당이었다.

그러나 한국인이나 한식당 경영주들은 서울식당을 한식당으로 크게 평가하지 않는다. 50대 한식당 경영주는 베트남인들은 한국인과 달리 옷이나 집에 큰 관심이 없는 반면에 음식에 대한 관심은 높다고 말하는데, 이는 옷이나 스타일, MP3나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젊은 세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다.

베트남의 10대, 20대, 30대 특히 여성들은 한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고, 한국식 패션, 액세서리, 화장품 등에 아주 관심이 많다. 특히 10대와 20대는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패션 스타일을 따라 하고, 드라마에 나온 김밥, 잡채, 파전 같은 음식들을 먹고자 한다.

일단 베트남인들에게 한식당은 ‘비싸다’고 인식된다. 물론 반찬의 수가 많고, 반찬이 무제한 ‘리필’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계산해보면 그렇게 비싼편도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영어과를 나온 대학졸업생의 월급이 보통 250달러이고, 한국어과를 나온 대학졸업생의 월급이 200~150달러일 때 돼지갈비의 가격이 150,000동(9,000원), 감자탕이 100,000동(6,000 원), 삼계탕이 12달러(14,400원), 다정백반이 220,000동(13,200원)인 것은 매우 고가이다.

물론 베트남에서는 수입과 소비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노이의 대학교수 5년차에 월급이 300달러이지만 소비는 월급의 3~5배 정도라고 교민들은 말한다. 의과대학 졸업자가 국립병원을 갈 경우 월급이 200달러이지만, 그의 수입은 보통 1,000달러로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2)

2) 이 부분에 대해 베트남 지식인과 토론했는데, 추가 수입을 부정한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Ngo Thi). 규정된 일 이외의 것에 대한 지급은 당연한 것이지 않냐고 물었다.

한식당 사장들의 입장에서 볼때 한식 가격은 더 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수입 식자재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비가 비싼 것도 이유이고, 또 한국인들은 베트남에서 한국식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한국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더욱이 베트남 사회가 전반적으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살기 위해서는 직접 인프라를 만들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도 생산비에 포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 한식당- ‘한국인이면 누구든지 한식당을 열 수 있다’

아리랑의 L사장은 한식당을 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식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인들은 단순히 한식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식의 맛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산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안다고 말한다.

한강 경영주는 식당이 성공하려면 주인이 직접 음식을 할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식당에는 한식을 할 줄 아는 여자가 있어야 한다. 베트남이나 미얀마에서 한식당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이다. 남성이 식당의 경영주로 있을 때조차도 부엌에는 그들의 부인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한국남성과 현지여성이 결혼한 사례조차 부엌에는 시어머니로부터 한식을 배운 부인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미얀마의 한강 사례). 호치민의 L사장은 한국에서의 생활이 어려워 생계를 위해 1998년에 베트남으로 이주했다.

한번도 식당운영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집에서 음식을 해왔고 또 어머니가 음식을 잘 하시는 분이어서 다른 사업은 몰라도 식당운영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 인건비가 싸다고 하여 베트남에 와서 식당을 인수받았다. 현재 58세인 한강 L사장은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1996년에 베트남에 왔다.

남편은 중장비 사업을 하려고 들어왔지만, 사업이 잘 안되어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너무 가난해서 남편이 호텔에서 일을 하다가 사망했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2000년 12월부터 혼자 한식당을 하기 시작했다. 이는 주로 한국 주재원 들을 위한 식당이었다.

한국인들을 위한 한강은 음식값이 비싸고, 또 베트남인들에게는 음식이 낯설어서 현지인 고객은 주로 한국인이 데리고 오는 베트남인 정도였다. 호치민시의 다정 한식당 경영주는 1995년 대기업 주재원으로 왔다가 다른 사업을 시작했는데, 사업이 안 되었고 가진 것이 없어서 부인의 음식 솜씨에 의존하여 식당을 개업했다.

월세 2,000달러를 내고 있는데, 베트남에서 식당을 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임대료 때문이라고 말한다. 베트남이 외식업 라이선스를 외국인에게 내주기 시작하여, 다정이 한국인 라이선스 1호이다. 이럴 경우 세금을 꼬박꼬박 내야 하지만, 직계가족의 비자문제가 해결되고, 동네 경찰들의 간섭이 약화되는 이점이 있다.

(2) 누가 한식을 먹는가

아리랑의 주요 고객은 여행사를 통해 오는 한국 관광객들과 베트남 현지인들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일식집이 별로 없어서 대신 한식집에 왔고, 그 후에는 대만 사람들이 단골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많은 일본인들이 베트남에 들어와 있고, 그들을 위한 일본 음식점이 많이 생겼다. 2000년대 초반에 한식은 베트남인들이 먹기에는 너무 비싼 음식이었고, 또 잘 모르는 음식이기도 했다. 지금은 인건비도 많이 올랐고, 베트남인들이 식당에서 생일잔치도 하며, 가족모임도 한식당에서 한다.

점점 늘어나서 현재는 70% 정도가 베트남인 고객들이라고 아리랑 L사장은 말하지만, 현지인 70%는 현지 조사 당시의 분위기로 봐서는 믿기 어려운 수치이다. 호치민의 한강이나 하노이의 다정 경영주는 현지인 고객층이 30% 정도라고 말한다.

한강의 L사장은 “입맛이 다르니까… 주재원, 회사원, 관광 온 한국인들이 주로 온다.”고 말한다. 호치민 가이드 K는 “현지인에 맞는 한식당은 또 우리 입맛에 안 맞아요. 현지화되어 있는 한식당에는 한국인들이 안갑니다. 현지인 입맛에 맞추면, 한국인 입맛에는 안 맞아요.”라고 말한다.

호치민의 서울식당이 바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지만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 식당이라고 말한다. 베트남인들은 한식을 좋아한다. 그것에 대해 베트남인들은 자국의 음식과 비슷하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한식을 좋아하는 베트남인은 한국에 관광을 갔다 왔거나 살다오거나 혹은 한국인과 함께 한식을 먹어본 사람들이다.

아리랑 L사장은 베트남인들이 음식에 대한 허세가 한국보다 훨씬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분위기나 고급스러움보다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리랑 식당의 고객을 중심으로 한 의견이다. 베트남의 많은 푸디스들은 베트남인들이 한식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베트남에 한식의 맛을 알고 있는 소비층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즉 김치찌개 맛을 알고 그것을 먹으러 가는 소비층이 없다는 것이다. 다정의 경영주는 한국에서 근로자로 5~6년 동안 일했던 베트남 부부가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단일화해서 하노이에 식당을 열었는데 베트남인도 안가고 한국인도 안가서 결국 망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다정의 경영주에 의하면 하노이에는 현지인 대상의 식당은 없다. 다정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다. 베트남인들은 일식보다 한식을 좋아한다. 그런데 베트남인들과 한인 들의 빈부격차가 크기 때문에 현재로는 외식을 하는 베트남인을 상대로 한식당을 운영하면 적자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인 파트너와 함께 왔다가 나중에 베트남인들끼리 오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30% 정도의 고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작은 차를 타고 다녀도 굉장한 부자인데, 그 고객층은 보통 차를 가지고 오는 상류층에 속한다. 그러나 베트남 상류층을 상대로 식당을 경영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한국주재원에 따르면, 베트남 상류층이 먹을 만한 한식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또 다정의 경영주는 상류층으로 갈수록 집에서 자주 식사를 하기 때문에, 그들이 한식당의 주 고객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실 베트남에서 외식을 자주 사람들은 집에 주방시설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냉장고가 없는 집이 아직도 많기 때문에 외식 문화가 발달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들은 한식당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경제적 형편이 되지 않는다. 다정의 경영주나 한베문화교류센터 원장은 베트남인들이 한식을 “너무 좋다.”라고 말해서 많은 한국인은 베트남인들이 한식을 좋아한다고 자부심을 가지는데, 그것은 베트남 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이해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베트남인들은 상대방에게 말을 조심 하기 때문에, 또 상황적 진실이라는 측면에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한식당의 음식 때문이 아니라 한국문화의 소비 차원에서 한식을 먹는 집단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 갔다 왔거나, 한국에 갔다 온 사람들이 만드는 한식을 통해, 또 한국 드라마나 한국상품 등의 소비를 통해 한식을 접하는 사람들이다.

(3) 무엇이 한식인가, 무엇이 대표 음식이 되고 있는가

베트남에서 한식당을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식자재 조달이다. 아무리 한식에 대한 지식이 있더라도 식자재가 없으면 한식의 맛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식자재의 차이가 맛을 결정한다. 아리랑 L사장은 한식을 한식답게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식자재라고 말한다.

그녀는 베트남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현지에서 구하고, 구할 수 없는 식자재는 모두 한국에서 조달한다. L사장은 “마늘은 북부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마늘이 수분이 많고 좋다. 한국 마늘은 수분이 적다. 한국의 배추는 단맛이 나지만, 베트남의 배추는 질기면서 두껍다.

이전에는 한국배추를 가져다가 김치를 했지만, 한국의 농학박사가 중부 고랭지에서 한국 배추를 재배하는데 성공한 후에는 김치할 때 고랭지에서 난 배추를 쓴다. 고춧가루는 한국산을 쓴다. 베트남에서 사면 중국산인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맛이 달라진다.

고추장은 한국에서 보내 온 순창고추장을 쓴다. 된장은 베트남 콩으로 현지에서 만든다. 하노이에서 생산되는 콩의 종류가 많다. 베트남에도 젓갈을 많이 쓰고, 또 액젓이 있다. 하선정보다 더 맛있는 액젓, 느 억맘(nuoc mam)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을 김치에 사용한다.

한국인들이 베트남에서 새우젓이나 멸치젓 공장을 하고 있고, 그것을 한국으로 수출한다. 그것의 일부가 한식당으로 온다.3)”라고 말한다. 한강의 경영주도 역시 “베트남은 땅이 좋다. 그래서 땅 속에서 나는 감자, 마늘, 양파 같은 식재료는 품질이 아주 좋다.

3) 베트남어로 느억맘(nuoc mam)이라는 젓갈은 베트남에서 보통 생선으로 만든다. 지방마다 좀 다르지만 중부 지방의 경우는 새우로 만든 젓갈이 유명하다. 베트남에서 젓갈은 보통 삶은 야채를 먹을 때 같이 먹는다. 베트남에서 끼니때마다 식탁 위에서 항상 볼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가 삶은 야채이다. 삶은 야채를 보통 젓갈에다 찍어먹기 때문에, 삶은 야채는 한국 식탁에서 매일 볼 수 있는 김치의 위치와 같다고 볼 수 있다(히엔과의 개인적인 면접). 남부 지방에서는 생선이 많이 잡히면 젓갈을 만들어 저장했던 것이다(히에우와 개인적인 면접). 베트남 음식 중에서 야채를 발효시킨 김치와 유사한 음식은 즈어 무오 이(dua muoi)나 까무오이(ca muoi-열매김치)이다. 그러나 김치는 한국적인 음식이라고 베트남에서는 간주되는데, 그것은 한국의 김치는 소금과 고춧가루를 많이 넣어서 짜고 매운맛이므로 베트남에서는 볼 수 없는 음식이라고 이야기한다. 조리법인 발효보다는 맛이 그 음식을 특징짓는 방식이 되고 있다.

마늘은 한국에서 참마늘이라고 말하는 그런게 많이 난다. 예전에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마늘을 많이 갖고 들어갔다. 한국의 고산지역처럼 시원한 달랏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농산물 품종 개발을 하는 교수님들이 거기서 여러 가지 농산물 개량 작업을 하고 있다.

거기서 나는 야채들이 좀 비싸지만, 그 야채들을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생산되지 않는 식자재는 대부분 한국에서 수입해오는 것을 사다 쓴다. 김밥을 만들때 단무지, 햄 등은 모두 한국산을 쓰고 시금치만 현지에서 조달한다. 현재는 한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에서 한국산 식자재들을 다 팔고 있다.”라고 말한다.

한강이나 아리랑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한식당 경영주들은 쓰고 있는 식자재가 한식의 맛을 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양념은 한국산을 사용한다. 한식의 맛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양념이다. 한식이 맛이 없다면 그것은 양념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아리랑 L사장은 말한다.

베트남인들 중에 한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나중에 한식당을 개업하는 사람들이 있다. 베트남인들은 한식당이라고 말하지만, 한국인들은 그들이 만드는 음식이 한식인지 베트남 음식인지 구분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겉으로나마 한식과 베트남식이 반반인데, 나중에 보면 베트남 음식으로 완전히 빠져버리는 것을 보게 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의미하는 한식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맛의 경험을 갖고 있는 요리사가 요리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한식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유명한 음식은 김치이다.

베트남에서 사스(SARS :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가 유행할 때 김치를 먹으면 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고 이야기되면서 베트남인들에게 김치가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아리랑 식당에 베트남인들이 오기 시작한 것은 김치를 먹기 위해서였다.

식당에서 밥을 안먹어도 김치를 따로 사러 오기 때문에 아리랑에서는 5가지- 갓, 배추, 무(총각), 물김치, 오이소박이- 김치를 만들어서 식당에서 제공하고, 또 따로 판매까지 하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한식 중에서 베트남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돼지고기이다.

돼지갈비, 삼겹살, 삼계탕이 대표적으로 인기가 있다.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이미 베트남인들이 잘 먹는 음식이다. 그러나 아리랑에서 돼지 숯불갈비나 상추에 싸서 먹는 삼겹살, 베트남인들이 좋아하는 삼을 비롯하여 홍삼을 넣은 삼계탕은 한국적인 요리로 인기가 있다.

그러나 쇠고기는 베트남에서 별로 인기가 없다. 아리랑에서는 처음에 된장찌개, 김치찌개, 돼지갈비를 중점 메뉴로 했는데, 지금까지도 돼지갈비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고 한다. 한국인들은 상대로 하는 한강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메뉴들은 감자탕, 순대국, 추어탕 등이다.

이러한 메뉴들은 사실 한강의 경영주가 개발한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원하고 또 가르쳐 줘서 개발된 것이다. 순대는 베트남의 돼지고기로 하는데, 돼지고기 맛이 워낙 좋다. 한강에서 제일 잘하는 것은 된장찌개인데, 순창, 해찬들 등 한국에서 수입된 된장을 쓴다. 청국장도 유명한데, 현지인들은 전혀 안먹고 한국인만 먹는다.

한강은 현재 한국자본으로 만든 4개의 백화점에 프랜차이즈로 나가 있다. 그곳에서는 김 밥, 떡볶이, 불고기탕이 많이 인기있는 메뉴이다. 또 짜장면은 면 뽑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짜파게티를 삶아 짜장 소스만 만들어 얹어주는데, 인기가 좋다고 한다.

많은 한식당이 짜파게티 혹은 짜장면을 파는데, 베트남인들이 짜장면을 찾아서 놀랐다. 김밥, 비빔밥은 이미 알려져 있어서 잘 팔리는 것인데, 짜파게티가 인기인 것은 한류 드라마가 만든 유행이다. 대부분의 한식당들은 거의 대부분 한식, 특히 밥상 중심의 음식을 제공한다.

베트남 현지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는 사례는 드물다. 몇몇 한식당의 경영주들은 한식당 은 현지화되지 않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아리랑의 L사장은 자신이 베트남 음식을 좋아하고, 베트남 요리에 관한 정보에도 관심이 있고, 가끔 나가서 베트남 음식을 먹기도 한다.

그래서 베트남 음식인 ‘껌승’(돼지고기를 숯불에서 구워서 계란과 야채를 얹어서 먹는 것)은 메뉴에 포함시켰고, 파파야 무침, 하노이4) 등을 반찬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에 한국인 고객 중심인 한강에는 베트남 현지음식의 영향을 받은 음식 메뉴는 거의 없다.

4) 한국의 고구마순 같은 베트남 채소인데 이름을 잘 몰라 하노이에서 온 종업원이 시장가서 그 재료를 사왔기 때문에 이름을 하노이라고 붙였다. 아리랑 L사장 인터뷰에서.

베트남보다 한국에서 어떤 반찬이 유행하는지에 대한 것이 한강의 경영주에게는 더 관심이다. 반찬을 매일 바꿔야 하니까 한국에 가거나 한국 요리책에 어떤 반찬이 소개되어 있는지를 보고 응용하려고 한다. 대신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쓴다. 짜파게티가 대표적인 예이다.

(4) 한류와 소비문화로서의 한식

지금 베트남의 많은 사람들은 전 지구적인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월급이 150달러, 200달러, 300달러이어도 MP3를 다 가지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에 노출되어 있으며, TV를 통해 한국 드라마가 보여주는 소비문화에 심취되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소비욕망이 크고, 자신의 주체 위치가 가상적인 공간에 위치해 있기도 하다. 그것이 그들에게 혼란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베트남 전체의 소비산업이 매우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문화에 대한 안목이 매우 높 아지고 있다.

음식문화에서 삼겹살을 구워서 먹는 식문화가 시작되고 있고, 상류층에서는 이제까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쇠고기와 생선회를 먹기 시작하고 있다. 베트남인들의 관심상품은 일본산 물건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산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중산층은 한국제품을 많이 산다.

한국제품은 품질도 좋고, 가격도 일본제품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나 연구자들, 20~30대 여성들은 베트남에 한국의 영향이 많은 것을 드라마 때문이라고 말한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 상품에 대해 많이 알게 되 고, 더 많이 소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베문화교류센터 베트남측 대표인 응오 티 찐(Ngo thi Trinh)은 한국 드라마를 볼때 자신은 내용보다는 한국산 상품을 본다고 했다. 패션 스타일, 화장품, 인테리어, 음식, 침실에 있는 이불, 베개를 보고 따라서 사게 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일본은 베트남에 많이 투자하지만, 문화적인 차원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더 베트남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한다. 김치, 한국 드라마, 한국 화장품, 패션 스타일, 한식당, 그리고 한국동네인 코리아타운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자신이 국제화되었다고 말하는 루 안 뚜엣(Luu Anh Tuyet) 박사는 한식당에 가서 삼계탕, 구이 음식, 생선회, 김밥 같은 것을 먹고, 일본 음식점에 가서 회를 먹는다. 그리고 프랑스· 러시아 음식점에도 많이 간다. 그러나 자신의 딸은 한국의 패션 스타일과 화장품을 사용하고, 한국풍으로 산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식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베트남인들이 가장 좋아 하는 음식은 베트남 음식이다. 한식과 베트남 음식의 유사점은 밥을 먹고 밥과 함께 먹는 주 음식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리법과 양념이 매우 달라서 낯설고, 또 한식이 맛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0대 여성이며 공무원인 히에우는 한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식은 베트남 음식에 비해 마늘이나 양념 등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히에우는 친구들이 한두 달에 한번 정도 한식당에 간다. 더 자주 가게 되는 음식점은 중국 음식점인데, 대부분 베트남인들이 만드는 거니까 사실 베트남 음식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히에우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베트남 음식이다. 스프링롤, 신맛나는 국, 생선조림 등을 좋아한다. 아침에는 보통 쌀국수를 먹는다. 점심 때는 구내식당에서 먹고, 저녁에는 그냥 가볍게 먹는다. 주말에는 부모님 집에 가서 같이 식사한다.

아침에 먹는 쌀국수 가격은 식당에 따라서 다르지만, 25,000동(1,500원)에서 30,000동 정도이다. 월급은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보다는 작은데 월 6,000,000동(300달러)이다. 친구 중에는 큰 기업에서 행정 관리 실장으로 일하는 친구가 있는데, 월급은 매월 1,000달러 정도 된다. 공무원의 월급은 적지만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다.

히에우는 한식 중에서 삼계탕이 제일 인상적이었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김치이다. 그녀는 자신이 김치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가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발효식품이 있어서 좋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히에우는 저녁에 운동을 하는데, 달리기와 댄스 스포츠를 한다.

또 가끔은 실내에서 에어로빅을 한다. 또 환경이 많이 오염됐기 때문에 피부 관리를 한다. 피부 관리를 하는 곳에서 한국의 성형에 대해 많이 소개해준다. 한국에 가면 예뻐진다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광고 이다. 피부관리실에서도 진짜 한국에서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직원들이 한국에서 피부관리술을 배워왔다고 광고한다.

히에우씨는 한국산 화장품을 사용하는데, 팩, 비비크림, 메이 크업베이스 등이다. 광고 때문만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 화장품을 써보니 자신들에게 맞기 때문에 쓴다. 히에우의 친구들도 거의 모두 페이스샵이나 스킨푸드 등 한국 화장품을 쓴다.

30대는 주로 한국 화장품 등을 쓰지만, 10대나 20대 여성들은 모두 한국 연예인들처럼 옷을 입고 다닌다. 물론 직장인들도 한국풍을 따라가는데, 그것은 옷을 좀 더 우아하게 입을 줄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히에우는 “패션이나 피부관리 등 한국을 따라하면서 음식 먹는 것도 따라하게 된다.

그런데 한국에 가봤더니 여기 음식은 한식과 좀 다른 것 같더라. 여기 한식은 너무 현지화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여기에 대해 루퀴 교수도 자신은 한국의 간장게장을 좋아하는데, 하노이에서는 간장게장을 잘 볼 수 없다고 했다.

소비의 욕망으로서 한국은 베트남의 한국이 아니라 진짜 한국에 있다는 느낌들을 갖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한국인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인 것 같은데, 베트남에 와 있는 한국인은 한국인 같지 않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마이는 현재 27세이고, 영국계 부동산회사에서 3개월째 일하고 있다.

마이는 한국 드라마를 매일 본다. 한국어는 3년 정도 배웠다. 한국어는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엄마가 고등학생때 가르쳐주었다. 엄마는 1997년부터 4년간 한국에서 일을 했는데, 당시 한국이 경제 위기여서 엄마가 고생을 했으며 한국에 대해서는 엄마가 많이 알려주었다고 한다.

엄마가 한국을 다녀온 후에 집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게 되었고, 가족들의 생활이 좋아졌다. 한국 을 다녀온 후 엄마가 한국식으로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이 가족에게 영향을 많이 주었는데, 특히 시간을 잘 지키게 되고 패션스타일의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또 엄마가 젊어 보이도록 옷을 입게 되었다고 말한다. 마이에 의하면, 젊은이들이 한식당에 많이 가게 된 것은 한국 드라마들을 많이 보게 되서 그렇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일본 음식점보다 한식당을 더 선호한다.

대부분 서울식당을 많이 가는데, 서울식당의 메뉴가 다양하기 때문이며, 한식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김치이고, 삼겹살, 잡채도 선호한다고 말한다. 특히 삼겹살은 베트남 음식과 비슷하면서도 고기와 야채, 마늘을 같이 먹는 것은 특이하게 보인다고 한다.

마이는 자신에게 익숙한 베트남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며 한식이나 다른 외국 음식은 낯설고 새롭기 때문에 먹게 된다고 말한다. 또 친구들이 외국계 회사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그 친구들과 만나서 외국 음식점에 가서 그 식당에서 추천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추세라고 한다.

마이가 외국 음식을 많이 먹어본 것은 회사에 들어오면서부터이며, 회사에 오기 전에 는 엄마가 해주는 한식을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 음식을 거의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외식하는 것과 달리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는 파트너에 대해 좀 더 알고, 파트너와 관계를 맺기 위해서 식당에 가는 것이다.

먹기 위해서 가기 보다는 다른 비즈니스를 위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식당을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파트너에 따라 달라진다. 한식에 가장 관심이 있는 베트남인들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고, 또 한국 스타일의 유행을 따라가는 젊은이들, 특히 젊은 여성들이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은 김밥, 잡채, 전 이나 삼겹살 같은 것이다. 그들은 친구들과 함께 김밥이나 잡채, 전 등을 먹는데, 이들이 가장 많이 가본 식당은 - 대부분의 한식당 경영주가 자신들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현지인 위주라고 범주화하는 - 서울식당이다.

사실 이들에게는 한식은 한국문화의 일부이고, 한식의 소비는 한국문화가 지시하는 새로움과 트랜드의 소비를 의미한다. 베트남인들에게 한식은 아직까지는 초청받아서 먹는 것이고, 또 과시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며, 직원들끼리 와서 한번 해보는 회식이다. 아직은 선물, 과시, 자존심의 메타포이다.

(5) ‘음식을 만드는’ 식당과 외식업과의 차이 - 가정식 식당관리와 경영

베트남에서 외래음식으로서 한식은 한국문화의 근대성으로 접근되는 부분도 있다. 한식을 둘러싼 위생과 청결의 문제, 그리고 가격의 문제가 그렇다. 베트남에서 베트남 종업원들과 한국인 여자 경영주와의 가장 큰 갈등은 ‘청결’과 ‘위생’ 에 대한 관념이고, 실천이다.

대부분의 한국 경영주들은 “베트남 종업원들이 깨끗하지 않다. 이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땀이 많이 나는데, 목욕을 잘 안한다. 음식점인데 종업원들의 몸 냄새가 큰 문제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한 사장은 직원들한테 구충제를 먹인다고 했다.

균이 많은 야채를 생으로 많이 먹는데, 구충제를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아서 놀랐다고 했다. 응오 티 찐(Ngo Thi Trinh) 대표는 베트남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하기에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제일 위생적인 식생활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위생이 베트남에서 중요한 사회적인 관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어떤 식당에 가서도 쌀국수를 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깨끗하고 위생적인 식당을 선택하는 것이 이슈가 되고 있다. 많은 공무원들이 도시락을 싸서 먹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워서가 아니라 위생문제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한식이 현지인들과의 접촉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또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수가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한식의 가격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기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식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지인들뿐만이 아니라 베트남에 있는 한국인들로 부터도 나오는 비판이다.

그러나 한식당 경영주들은 식자재를 비롯하여 자신들의 여기에 와서 노동하고 있는 것들을 계산할때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간혹은 반찬의 문제를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베트남에 있는 한식당 경영주들은 베트남에서 한국인의 지위는 사실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베트남인들이 일본·한국·중국인들을 대우하는 방식은 그 국가의 경제발전의 수준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베트남에서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돈으로 해결한다. 한인회나 영사관이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아리랑 L사장은 가게를 크게 키울 수 없다고 한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만큼만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고급 식당을 만들고자 하면 베트남에서는 프랑스풍이 많아서 그릇이나 시설 등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아리랑 스타일의 음식은 이 규모의 가게에 맞다고 아리랑 L사장은 생각한다.

시내에 큰 규모의 식당을 내는 것이 꿈이지만, 이제 나이가 66세여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으며 시골태생인 자신이 나이 50이 넘어서 베트남에서 식당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리랑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바로 시골의 음식이 먹혀 들어갈 수 있었던 역사적, 사회적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젊은이들은 아리랑 음식을 안 좋아한다고 말한다. 아리랑 L사장은 자신이 여성이고, 또 나이든 여성이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젊은 여성이 왔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고, 한식을 아는 나이에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 이다. 그녀는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식을 먹고 살아 왔다는 것이 나에게 돈이 되는 것이 좋고 놀랍다.”라고 말한다.

한강의 L사장은 “여자는 음식하는 사람이니까, 여자가 식당을 하면 좀 봐주는데, 남자가 식당한다고 그러면 그 남자를 한 단계 낮게 본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아들이 식당을 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했다. 그러나 아들이 하겠다는 것이 식당이 아니라, 프랜차이즈사업을 하겠다고 하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프랜차이즈사업은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경영’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들고, 홀에서 손님들과 부딪치는 것은 스트레스이고 또 남자로서 격이 낮은 일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는 직접 식당을 하는 것 을 권하고 싶진 않았다는 것이다.

한강의 L사장은 이제 한강이나 아리랑방식으로 식당을 하는 것은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이제 베트남에서도 한식당은 대형화, 그리고 고급화 추세이고, 개인보다는 회사가 주관하여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경영하는 것이 추세가 되고 있다. 그래서 여성이 사람들을 고용해서 한식을 만드는 식당 방식은 경쟁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봤다.

한국에서 뚜레쥬르나 본죽 혹은 큰 규모의 고기 식당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옛날이니까 여성들이 하는 식당이 그나마 경쟁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베트남어도 모르고, 자신이 직접 음식을 하면서 식당을 하는 그런 사업은 사양 추세이다.

그녀는 신세계나 이마트에서도 베트남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가 끝났지만 오픈을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베트남의 한식 시장이 너무 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식을 사먹을 수 있는 계층이 아직 베트남에는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보통의 베트남인들은 한국 돈 10만원을 가지고 한달 생활을 하는데, 어떻게 메뉴 하나가 만원씩 하는 음식업을 베트남인 위주로 할 수 있겠 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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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호서대학교 에코푸드연구소 •한식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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