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과일류
과일은 수분이 80% 이상이고 당분과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과일의 맛은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 호박산 등의 유기산과 과당, 포도당 등이 당분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과일이 익으면서 전분이 분해되어 포도당과 과당이 생성되면서 단맛이 증가하는 것이며, 과일의 향기는 알코올류, 에스테르류, 산류 등의 휘발성 향기성분이 혼합되어 내는 것이다.
또한 과일의 다양한 색은 클로로필, 카로티노이드, 안토시아닌 및 플라보노이드가 내는 색소가 복합적으로 존재하여 대표적으로 초록색, 하얀색, 빨간색 등의 고유색을 띠는 것이다.
과일의 조직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펙틴(pectins) 중 프로토펙틴(protopectin)은 다른 세포막 성분과 결합 형태로 물에 녹지 않아서 단단한 질감을 주지만 과일이 익어감에 따라 전분함량이 감소되고 당의 증가, 엽록소의 분해와 카로티노이드의 증가, 산의 감소, 향 기생성 등의 성분변화가 일어나 향기가 나고 아름다운 색깔과 함께 식미를 증진시켜 먹기 좋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과일의 종류는 2,500여 종이며, 재배되는 것만으로도 300여 종에 달한다. 과일의 대부분은 생과 형태로 먹지만 홍수출하될 경우에는 저장해 두거나 색다른 맛을 즐기기 위해 건과(乾果), 주스, 잼, 화채, 정과 등으로 조리가공 하여 먹은 것으로 나타난다.
과일은 꽃의 씨방과 주변 부위가 과육으로 발달된 것으로 발달 부위에 따라 인과류, 준인과류, 핵과류, 장과류 및 견과류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표 4-3).
1) 배
배(pear, Pyrus spp.)는 원산지에 따라 서양종과 동양종으로 나누고 동양종은 다시 한국고유종, 일본종, 중국종으로 구별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일본에서 개량 육종된 것으로 그 품질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우리의 배품종의 주종은 신고, 행수, 풍수이고 최근에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황금품종을 개발 보급하는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배의 주요성분은 포도당, 과당, 서당으로 품종, 산지 및 숙기(熟期)에 따라 당의 함량과 조성이 다르다.
유기산은 구연산(citric acid)이 주로 많지만 그 함량은 0.12~0.31%로 적다. 배의 과육세포 중에는 먹을 때 혀의 감촉과 맛에 영향을 주는 석세포(stone cell)가 있는데 보통 펜토산(pentosan)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기성분으로는 대부분 아세트알데히드 (acetaldehyde)이지만 각종 알코올(alcohol), 휘발산 등도 관여한다.
배에는 소화를 돕는 효소가 들어 있어 불고기나 육회 조리 시에 연육 효과를 보기 위해 사용되며, 특히 소화를 돕는 전통음료로 배숙의 주원료로 사용되었다.
2) 매 실
매실(japaness apricot, Prunus mume)은 가장 오래된 과실목인 매실나무(매화나무)의 열매로서《신농본초경》에 의하면 약재로 쓰였다고 한다.
매실은 수확시기와 가공방법에 따라 청매(껍질이 파랗고 과육이 단단한 상태, 신맛이 강함), 황매(노랗게 익은 것, 향기가 좋지만 과육은 무름), 금매(청매를 증기에 쪄 말린 것, 색과 향이 좋음), 오매(청매껍질을 벗기고 연기를 쐬어 만든 것으로 까맣다) 및 백매(청매를 묽은 소금물 에 하룻밤 절인 다음 햇볕에 건조) 등으로 구별되는데 특히 오매가 약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매실나무의 꽃인 매화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매화주, 매화죽, 매화차가 있고 매실을 이용한 음식은 매실주, 매실장아찌(우메보시)가 있는데 최근에는 매실청을 만들어 음료나 음식을 맛을 돋워주는 식재료로 사용된다. 매실에는 사과산, 구연산, 호박산 및 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5% 정도 함유되어 신맛이 강하다.
매실의 씨에는 아미 그달린(amygdalin)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가수분해될 경우 독성물질인 시안산을 생성하는데, 성인의 치사량은 200mg인 것으로 추정된다.
3) 잣
잣(pine nut, Pinus spp.)은 보통 백자, 실백, 송자, 해송자라고 부른다. 잣은 성분상 지질이 많아 칼로리가 높은 반면 비타민 B군이 풍부하고 많은 Fe이 들어 있어 빈혈에 좋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잣은 9~10월경에 채취하는데 봄철이 지나면 기름의 산패로 인하여 맛과 영양가가 떨어지므로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둔다.
만약 오래 두고 사용할 경우라면 잣 껍질을 까지 않고 저장하는 것이 좋다. 잣의 용도를 볼 때 한방에서는 성질이 온후해지고 영양을 도우며 대변을 부드럽게 하는 데 사용하고, 전통음식에서는 생식도 하고 각종 요리에 고명으로 쓰이며, 죽을 끓여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