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음 식
(1) 음식군 구성
우리나라는 곡류를 주재료로 하는 밥을 주식으로 하며, 밥의 심심한 맛을 보완하여 밥류의 섭취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부식이 발달하였다. 동물성 식품의 공급이 풍족하지 않음에 따라 대체 단백질 급원이 될 수 있는 콩류를 이용한 음식이 특히 발달하였고,
산채류를 비롯한 식용 가능한 채소류를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되었으며, 식품 생산이 제한적인 겨울철을 넘기기 위한 방법으로 채소를 이용한 저장식품인 김치가 발달하였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정장기능을 하며, 발효과정을 통해 자체 생산된 유산균과 부재료로 사용되는 마늘, 생강, 고춧가루의 생리활성 작용에 의한 항산화, 항암, 항돌연변이, 콜레스테롤 저하, 면역 증강 기능이 보고되고 있다(박건영, 2001).
한식조리법의 특징으로 끓이기, 삼기, 찌기, 데치기 증 습열 조리법이 발달하여 국물을 섭취함으로써 포만감을 늘려 전체적인 식품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한편, 육류 섭취 시에는 문제가 되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채소류의 부피를 줄여 날것으로 섭취할 때보다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나물 등 여러 가지 조리법에 ‘마늘, 파, 깨소금, 참기름’ 등 생리활성이 높은 재료를 이용한 갖은 양념을 사용하여 약리작용을 높이며, 참기름,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여 포화지방산 섭취함량이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조리법이 복잡하고 준비시간이 많이 걸려 전통 식생활을 기피하고, 가공식품 소비와 간편한 서구식 식사 패턴의 증가를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2007~2008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29개 음식군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표 11-6), 김치류를 포함한 식사가 전체 식사의 66%로 밥류에 이어 가장 많은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군으로 나타났으며, 여자보다 남자에서 섭취하는 비중이 높았다.
* 자료 : 제4기(2007~2008)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국·탕 류의 섭취식 비율은 34.1%로 찌개나 전골의 25.7%보다 높았다. 반찬으로는 구이, 볶음, 나물·숙채, 생채·무침 순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음식군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섭취한 비율이 높았으나, 장아찌·절임의 경우 여자가 섭취한 빈도가 높았고, 연령별로는 국·탕류, 찌개·전골류, 김치류의 섭취비율이 연령이 높아질 수록 증가하였다.
한편 6~18세의 아동·청소년 연령에서 나물·숙채 및 생채·무침 등 주로 채소를 이용한 조리음식의 섭취빈도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은 반면, 튀김 음식의 섭취는 가장 높았다.
초등학교 학교급식 제공식단을 1995년과 2001년 각각 조사하여 비교하였을 때, 2001년에 주식을 비롯한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졌으며, 반찬류 에서는 전·부침류, 볶음류, 튀김류의 제공빈도가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문현경, 2003).
대도시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식류 선호도 연구(홍희옥 외, 2006)에서도 조림류에 비해 볶음류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국민건강조사 분석 결과와 일치 하여 선호도가 실제 식사 섭취에 반영된 것으로 보였다.
한번 형성된 식습관은 변화하기 어렵고, 아동 및 청소년기 비만이 증가추세임을 감안할 때,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나물·숙채, 생채·무침 등 전통 조리법을 이용한 음식에 대한 경험을 늘리고, 지방함량이 높은 튀김류의 섭취빈도는 가급적 줄이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끼니별로는 아침식사에서 국·탕류 및 찌개·전골류 등 국물이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경향이 높았고, 나물·숙채류나 생채·무침류는 점심식사 때 섭취하는 비율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읍·면지역이 도시에 비해 국·탕류 및 찌개·전골류, 김치류, 젓갈 류의 섭취 비율이 높은 반면, 나물·숙채류를 제외한 다른 반찬류의 섭취는 낮게 나타나 전통적인 식단구성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였다(표 11-7).
* 자료 : 제4기(2007~2008)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각 음식군의 섭취량을 전체 끼니수로 나누어 평균 섭취량 및 섭취비중으로 나타내 었을 때(표 11-8), 김치의 섭취비중이 전체 섭취 음식량의 12.2%로 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 자료 : 제4기(2007~2008)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국·탕류, 찌개·전골류는 7% 내외로 나타났으며, 반찬으로 사용되는 부식류 중 섭취 비중이 높은 것은 볶음류, 구이류, 나물·숙채류, 생채·무침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밥류를 제외한 주식류의 비중과 부식류 중 나물·숙채 류 및 생채·무침의 섭취비중이 높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김치류, 나물·숙채류 및 생채·무침류의 비중이 높아지는 반면, 튀김류, 구이류, 볶음류, 전·적·부침류는 연령이 낮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고등학생의 학교급식 메뉴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이경화·박은숙, 2010), 국이나 찌개를 제외한 부식류 중 튀김류와 구이류를 가장 선호하였으며, 무침류나 조림류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또한 여학생의 나물·무침류 선호도가 남학생보다 높아 성별로 음식군에 대한 선호도 및 섭취 양상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자주 섭취하는 음식의 선호도가 높고, 이용도가 낮은 음식의 선호도는 낮았음을 고려할 때(홍희옥, 2006), 어릴 때부터 전통음식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갖도록 하여 우리 고유의 음식 맛에 익숙해지도록 미각 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65세 이상 노인층에서는 밥, 국, 김치의 식단구성 기본 음식의 비중이 다른 연령 층에 비해 높은 반면, 반찬이 차지하는 비중이 나물, 장아찌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낮았다.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층이 그 이하 연령층보다 메뉴 패턴의 형태가 단순하여, 밥+국이나 찌개+김치에 다른 반찬이 추가된 메뉴 비율이 더 적다고 보고하였다(최지현·문현경, 2007).
노인 연령층은 총 식품 섭취량이 적어짐에 따라 영양소의 불균형 섭취가 더욱 우려됨을 감안할 때, 밥, 국, 김치 등 기본 구성 음식 외의 반찬 수나 섭취량을 늘려서 고른 영양 섭취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끼니별로 보았을 때 섭취식 빈도와 마찬가지로 아침식사에서 국·탕류 및 찌개· 전골 등 국물음식류와 김치류의 섭취량비중이 점심, 저녁식사보다 높았다.
다른 부식 에서는 전·적·부침류의 섭취비중이 아침식사에서 높았던 반면, 구이류, 볶음류, 생채·무침류, 튀김류의 비중은 더 낮았고, 나물·숙채류, 조림류, 장아찌·절임류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읍·면지역이 도시에 비해 국·탕류 및 찌개·전골 류, 김치류, 나물·숙채류의 섭취 비율이 높은 반면, 볶음류, 구이류 섭취량은 낮게 나타나 전통식을 더욱 따르는 것으로 보였다.
(2) 주식류 음식군(밥류, 면·만두류, 빵류, 죽류)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농경국가로 벼농사를 중심으로 하여 보리, 조, 콩, 팥, 녹두, 기 장, 수수 등 여러 곡물을 재배·생산하여 주식으로 이용하여 왔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쌀의 산출량이 충분하지 않아 ‘보릿고개’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쌀은 귀한 식품이 었으나, 이후 농업기술의 발달 및 소득 증가로 쌀의 자급자족이 이루어지면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이 풍족하고 여유로운 식생활의 상징으로 사용됨에 따라 흰쌀밥은 한식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고착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요 만성질환의 하나인 당뇨병의 위험요인 중 하나로 고탄수화물식이 지적되면서 밥이 당뇨 유발의 원인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있다. 밥은 쌀뿐만 아니라 보리 등 여러 잡곡을 재료로 포함하는 것으로 쌀과 잡곡의 혼용기법에는 우리나라가 가장 전통을 갖고 있다(박건영, 2001).
또한 무 등 채소류 및 밤, 은행 등 견과류를 섞어 안친 솥밥, 비빔밥 등 전통 일품요리가 다양하게 발달해 있으며, 외래문화가 유입된 이후 김밥, 볶음밥, 초밥 등이 보편화는 등 쌀밥 외에 다양한 종류가 발달해 있다.
면류는 전통적으로 잔칫상 등 의례식이나 명절음식으로 발달되었는데, 외래문화 개방 및 중식, 서양식 등 외식수요 확대 및 제분, 제면 등 식품가공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전체 식사 주식 분포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밥류에 이은 주식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빵류의 경우 서구문화의 도입과 함께 전래되었는데, 피자, 햄버거 등 패스트 푸드산업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그 소비도 증가하는 경향이다. 밥류, 면·만두류, 빵류, 죽류 등 주식으로 분류되는 음식군들의 음식 섭취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2007~2008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유사한 음식을 통합하여 분석하였다(표 11-9).
* 자료 : 제4기(2007~2008)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밥류는 보리밥, 현미밥 등 쌀밥 이외의 곡류를 섞은 잡곡밥을 섭취하는 비중이 48.1%로 가장 많았으며, 쌀밥이 37.6%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를 차지한 콩밥과 잡곡 밥의 섭취빈도 비를 합치면 53.4%로 우리나라의 밥류의 반 이상이 잡곡밥 형태로 소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밥을 포함한 잡곡밥과 쌀밥 외에는 볶음밥, 김밥, 비빔밥 등 일품요리 종류의 소비가 약 10%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만두류에서는 컵 라면을 포함한 라면의 소비가 전체 소비 면·만두류의 1/3가량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잔치국수, 비빔국수 등 국수류(10.0%), 자장면(7.8%), 만두(7.7%)의 순으로 나타났다.
빵류는 크림빵, 곰보빵 등 일반 제과빵 등을 통합한 빵류가 가장 높았고, 식빵, 피자, 샌드위치, 햄버거의 순으로 나타났다. 죽류의 음식그룹별 섭취빈도 비는 소고기죽, 닭죽 등 고기죽이 가장 높았고, 수프, 해물죽, 호박죽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의 주식류 선호음식 조사 결과(홍희옥·이정숙, 2006), 죽류의 선호도가 닭죽, 전복죽, 호박죽 순으로 나타났으며, 잣죽, 팥죽, 깨죽 등의 선호도는 낮아 본 분석 결과와 일치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각 음식군별 다빈도 음식에 대한 섭취빈도비를 성별, 연령별, 끼니별로 살펴보면(표 11-10), 밥류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연령이 증가할수록 잡곡밥 섭취빈도비중이 높게 나타났는데, 잡곡밥에 대한 경험 정도 및 영양에 대한 관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고려되었다.
* 연령별 분석 시 1~5세는 제외함
* 자료 : 제4기(2007~2008)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19~39세 연령층에서 쌀밥 섭취빈도비가 가장 높고, 잡곡밥과 콩밥의 섭취비가 가장 낮아, 쌀밥의 섭취빈도비(46.1%)가 잡곡밥과 콩밥의 섭취빈도비를 합친 것(43.8%)보다 높았다.
서울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일품요리를 제외한 밥류 음식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홍희옥·이정숙, 2006), 남녀 모두 쌀밥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흑미밥, 현미밥 등 잡곡밥이 그 뒤를 이었으며, 콩밥의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고 보고하였는데, 이 연령층의 쌀밥 선호도가 섭취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등 학생 이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음식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도(정혜정·엄윤호, 2008; 이경화·박은숙, 2010),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보리밥, 콩밥 등 잡곡밥의 선호도가 쌀밥 또는 볶음밥 등 일품요리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실제 섭취빈도비는 잡곡밥이 쌀밥보다 높았다.
청소년기까지는 주로 학교와 가정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섭취 하여 본인의 식사 선택 폭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실제 섭취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잡곡밥에 함유된 풍부한 미량영양소 및 식이섬유 등 영양적인 장점을 고려할 때, 잡곡밥에 익숙해지도록 지속적인 노출과 영양지식 제공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남녀 모두 면류 소비의 절반가량을 컵라면을 포함한 라면류로 소비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국수류와 만두의 소비는 여성이 높았고, 자장면, 짬뽕 등 중식 면류의 소비는 남성이 높았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국수 및 칼국수의 섭취빈도비가 높아지는 반면,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라면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서, 자라나는 어린이·청소년 세대의 영양 편중 및 불균형이 우려되었다. 남성은 식빵과 일반 빵의 섭취빈도가 높았고, 여성은 샌드위치와 햄버거의 섭취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9세 이하 연령층이 그 이상 연령층에 비해 식빵의 섭취빈도의 비중이 높았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종류인 피자와 햄버거를 보았을 때, 의외로 39세 이하 연령의 피자의 섭취빈도 비중이 높지 않았는데 이는 식빵 및 빵 등 빵식이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자의 섭취비가 낮게 나온 것으로 보였다.
한편 햄버거 섭취빈도비는 연령이 낮아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피자는 가격과 판매단위 측면에서 1인분량 구입이 어려운 반면, 햄버거는 1인분량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구매 용이성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여겨졌다. 식빵의 섭취빈도는 아침에 높아 아침 일상식으로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였다.
주식류 외 음식군 섭취 실태에 대한 조사 연구에 대한 보고는 거의 없으나 음식 선호도에 대해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가 다수 발표되었다.
초등학생의 학교급식 식단을 분석한 결과, 반찬류 제공 음식 빈도가 나물 및 무침류, 볶음류, 조림류, 튀김류, 구이류, 전·부침류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기호도는 튀김류, 볶음류, 나물 및 무침류의 순으로 나타나 나물 및 무침류의 순위가 낮았다.
고등학생의 경우, 미역국, 쇠고깃국, 설렁탕의 선호도가 된장국, 콩나물국보다 높아, 육류를 재료로 한 국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정혜정·엄윤호, 2008). 찌개류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생선찌개, 청국장찌개에 비해 선호하였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조림류의 선호도는 고기조림, 생선조림, 콩·두부조림의 순으로, 볶음류는 고기볶음, 채소볶음, 생선볶음의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동물성 식품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이류의 경우 유아들은 김구이를 가장 선호하며, 학동기 이상에서는 갈비구이의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음식 종류에 상관없이 육류를 재료로 한 음식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거주 대학생을 대상으로 부식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였을 때(홍희옥 외, 2006), 국류에서는 남학생은 설렁탕과 쇠고깃국, 여학생은 된장국의 선호도가 높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육류가 주재료인 국을 더 선호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찌개류에서는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된장찌개의 선호도가 동태찌개, 청국장찌개보다 높았고, 조림류는 두부조림, 장조림 등의 선호도가 고등어조림, 갈치조림보다 높게 나타났다.
구이류에서는 생선구이류의 선호도가 육류 구이에 낮았고, 볶음류에서는 제육볶음의 선호도가 가장 높고, 멸치볶음의 선호도가 가장 낮아 생선을 이용한 음식보다는 육류를 이용한 음식의 선호도가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나물류와 김치류에서는 도라지나물, 미나리나물,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등의 선호도가 낮게 나타나 강한 향미를 지닌 식품을 이용한 음식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