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램프쿡 로고
    • 검색검색창 도움말
  •   
  • 한식과 건강이야기

  • SNS 공유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이전페이지
  • 목차
  • 다음페이지
  • Chapter 1. 한식과 건강
  • 이동

h2mark 머리말

한식의 세계화가 정부차원의 정책적 구호로 채택이 되면서 한식의 우수성을 설파하고 한식 소비를 다양화하는 각종 행사들이 유행하고 있다. 이에 2009년 농촌진흥청에서도 그 시책에 맞추어 한식의 과학적 우수성을 재천명하는 학문적 연구회(다학제적 한식전문가 포럼위원회)를 조직하게 되었다.

우리 포럼위원들은 식품영양학자들과 음식과 건강관계를 연구하는 의학자 그리고 음식을 사회 및 문화체계의 실천의 영역으로 이해하는 인류학자와 사회학자 등으로 구성되었다.

우리는 한식이 갖는 의약학적 우수성을 밝혀내는 데 의욕과 열의를 갖고 동시에 음식 및 음식 소비 행위의 의미와 기능을 사회문화적인 맥락에서 찾으려는 관심도 결합되었다. 그 결과 이 책은 음식을 문화체계의 실천 공간이자 수단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 연구와 한식이 가지고 있는 의약학적 측면을 재조명하는 연구 내용들로 엮어졌다.

음식을 식의(食醫)나 식약(食藥)의 틀에서 이해하는 이른바 의료 과학적 접근은 한식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어디서나 인류가 개발하고 소비하는 음식과 식재료는 각각의 의약학적 기능을 한다.

다만, 그러한 지식이 체계화되어 있는 여부와 형태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우리 음식의 재료와 조리법이 어떤 의약학적 효능을 갖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 한식의 과학성을 재론하는 이유는 그 동안 서구 지식과 과학체계에 의하여 우리의 전통 음식과 식생활 패턴이 부정적으로 왜곡되고 폄하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구를 모델로 삼은 현대화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경제력의 급격한 발전에 힘입어 지난 30년 사이에 스스로 한식을 부정하고 서구의 식생활에 탐닉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이전에는 흔하지 않았던 고지혈증, 대장암, 비만과 과체중, 심장질환 등 소위 서구형 질병이 주위의 일상 적인 풍경이 될 정도로 급증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음식관행에 대하여 서구 의학계의 설명이 지배하고 있어서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한국음식의 맵고 짜고 강한 조미료의 사용에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따라서 과연 그러한가에 대한 엄정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하여 한국음식은 원래 가장 좋은 것이고 가장 완벽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문화가 각각의 이유가 있듯이 음식도 각각 그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어느 음식이 더 과학적으로 좋다고 할 수 없다. 입맛은 각자이므로 입맛에 따라서 선택할 따름이다.

그러나 과학적 언술의 형식을 빌어서 한국음식에 가해졌던 부당한 평가를 바로 잡기 위해서 전통적인 한식의 세계가 갖는 의료과학적 우수성을 다시 찾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한때 식생활의 현대화 혹은 세련화를 위하여 꺼리고 기피하였던 한식의 부분들, 예컨대 김치, 된장, 고추장, 젓갈 등 발효음식이 암의 예방이나 치료에도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최근 서구 학계의 연구를 통하여 증명되고 있음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식품영양학계에서는 그 동안 음식의 재료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의약학적 효능을 규명하는 데에 상대적으로 주된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우리가 먹는 음식이란 생식 외에 대부분은 요리로서의 음식이다.

그러므로 원재료에 인공을 가하여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과정, 즉 조리법에 대하여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이 원재료에 어떤 변질을 일으키고 각각의 재 료들과의 연관 속에서 어떤 맛과 효능을 만들어 내는가에 대한 분석과 설명이 일반인의 상식적 수준에서 보편화되도록 하는 노력이 더 개발되었으면 한다.

생선을 소금과 섞어 먹는 것과 식초에 섞어 먹는 것은 맛뿐만 아니라 그 화학작용으로 인한 효능에 있어서도 다를 것이다. 원상태에서의 식재료들 사이에 일어나는 상극과 중화와 상생의 다양한 효과는 그것의 익힘의 정도와 방법 그리고 혼합의 형태에 따라서 또한 달리 변할 것이다.

물론 익힘의 방법과 정도에 따라서 그 재료가 가지고 있는 성분이 파괴되거나 보존되거나 또는 다른 효력 물질로 변한다는 지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요리로서의 음식에 대한 분석이 더 발달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관심은 식물이나 동물의 영양학적 분석이 아니라 요리된, 즉 인공이 가해진 결과로서의 음식에 관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우리는 음식에 담겨진 과학적 효능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것이 지니는 상징적이며 사회적이며 예술적인 측면들을 하나의 체계로 엮어서 감상할 안목을 추구한다.

어떤 식재료를 사용하느냐 그리고 그러한 재료들을 어떻게 조리하느냐는 일차적으로 생태환경에 적응하고 환경적 조건을 이용하는 방식으로부터 발달한 기술이지만 인간은 환경에 대해서 그러하듯 음식에 대해서도 그것을 현실적 필요성을 넘어서 상징과 의미와 관계와 권력과 시각 및 감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경험하는 수단이자 방식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음식의 내용 못지않게 그 것이 제공되는 방법이나 소비하는 방식에 더 관심이 많다. 곧 식관행의 변화는 문화 변화를 확인하는 가장 두드러진 현장의 하나이다.

오늘날 한식은 그 내용이 바뀐 것도 있고 내용 자체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으나 그것을 소비하는 형태는 바뀐 것도 있어서 음식을 통한 사회와 문화의 변화는 복합적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한상 위에 밥과 여러 반찬 혹은 요리를 늘어놓고 순간순간 선택하여 먹었던 전통적인 식탁풍경 대신에 하나하나 독립된 요리로 먹는 서구식 혹은 중국식이 최근의 한식 소비 양식에도 적용되고 있음을 본다. 자연히 맵거나 짠맛이 줄어들어 싱겁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음식 맛에 대한 기준과 언설 그리고 집집마다 전해내려 오던 음식 맛의 전통에 대한 평가 방식과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꾸도록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밥과 함께 먹는 게장과 밥 없이 그냥 요리로서 먹는 게장은 그 맛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또한 여럿이 둘러앉아서 밥상공동체를 형성하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각자가 따로 먹는 풍경이 보편화되고 있다. 핵가족화와 외식의 발달에 따라 가정이나 가족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심지어 명절이나 제사와 같은 전체 가족이 모이는 중요한 가족행사에서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에 대한 불평과 저항이 여성주의적 이데올로기의 틀을 통하여 표출되게 만들고 있다.

김치와 간장, 고추장, 된장이 얼마나 건강에 좋은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작업과 달리 인류학과 사회학자는 김장을 하거나 장을 담글 때의 집안 여성들이 축제분위기 속에서 역할 분담을 하고 위계질서를 체험하는 의미나 이웃끼리 모여서 서로 돕는 공동체의 감정이 이제 없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김치와 장을 친척끼리 혹은 이웃끼리 나누어 먹는 음식의 생산과 교류를 통하여 형성하는 공동체의 문화는 이제 사라지는 것이다. 대신에 한턱내기라는 소비를 통한 특별한 감정적 유대와 관계를 만드는 일로 바뀌고 있다.

김칫독을 묻을 땅이 없는 아파트 생활 시대에 김치냉장고라는 아주 독특한 과학적 용기를 발명하였고 사철 푸른 채소를 먹을 수 있는 오늘날, 소량의 김치를 담그고 간장과 된장은 사서 먹으면 되는 시대에 굳이 옛날처럼 불편하게 살 필요는 없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손수 만드는 김치나 사서 먹는 김치나 그 내용과 효능은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해방을 위해서도 음식 산업의 장점을 긍정해야 한다.

다만, 문화체계로서의 음식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한식의 생산과 소비의 유형과 과정을 통하여 한국문화의 요소가 어떻게 표현되고 실천되는가를 설명하는 작업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한식을 한국문화를 표현하는 공간으로 인식할 때 한식의 세계화 혹은 세계문화 속에 한식의 위치를 찾는 방안이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

음식의 내용, 색깔과 모양 그리고 조리방식과 익힘의 종류와 정도, 담아내는 그릇의 모양과 색깔과 재료, 식탁차림의 양식 등은 모두 한국인의 식생활의 사회적 특징과 의료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문화를 이루는 세계관, 자연관, 미적 감상 체계, 상징과 의미가 실천되는 하나의 체계를 구성한다.

이 책이 이러한 한식의 종합과학적 재조명의 길을 개척하는 데 하나의 초석이 되기를 희망 한다.

* 2010년 신선함이 가득한 여름의 식탁 앞에서

농촌진흥청 다학제적 한식전문가 포럼위원회를 대표하여 김광억

  • 이전페이지
  • 목차
  • 다음페이지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전통한식과
  • 자료출처 바로가기

향토음식 한반도통합본 후원금 모금안내 향토음식 한반도통합본 후원금 모금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