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문화라는 말이 있듯이 식생활은 한 나라의 문화적 유산의 일부분이다. 이에 한식의 세계화가 갖는 의미는 한국문화의 세계 전파라는 점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다. 한식은 역사성 및 다른 음식과의 차별화된 우수성을 가지고 있어 세계화의 아이템으로써 좋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 태국, 일본, 프랑스 등의 나라에서는 자국음식의 세계화에 성공하여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하였다. 한식세계화는 식품산업의 시장 확대와 관련 부문의 산업적 발전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의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 국가 이미지 제고
음식은 한 나라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한식의 세계화는 단순히 한식의 홍보와 국가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의 관광 상품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높여 한국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주한 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한복, 한글보다는 한식인 ‘김치와 불고기’를 가장 먼저 꼽았다20).
* 자료 : 중앙일보, 2009.03.18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및 한국음식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21), 대부분 한국 및 한국음식에 대하여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특히 ‘미국인이 일본인이나 중국인에 비하여 매우 좋다’의 비율이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각 나라별 조사 결과는 표 9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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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한국외식정보(2007). FTA 대비 한식세계화 정책 방향 최종보고서
외국인들은 한국식당을 이용한 후에 한국 및 한국음식에 대한 이미지가 대부분 좋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중국인의 경우 59.1%가 ‘좋아졌다’, 20.2%가 매우 좋아졌다’고 응답하여 한국식당의 이용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10).
한 나라의 음식은 국가 브랜드나 이미지 향상에도 많은 기여를 하므로 한식이야말로 세계 속에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비밀 무기라 할 수 있다. 한식세계화를 성공한다면 한국의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 자료 : 한국외식정보(200). FTA 대비 한식세계화 정책 방향 최종보고서
♣ 음식전쟁에 대한 대비
세계는 음식전쟁 중이다. 자국의 우수한 식품을 확보하여 국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국제적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태국 등의 나라에서 자국 음식을 육성하거나 관광상품화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이미 스시를 세계인의 음식으로 자리잡게 한 일본은 1964년 동경올림픽 때 매스컴을 통해 전 세계에 일본음식을 알리기 시작하였고 최근에는 2010년까지 전 세계의 일식 애호가를 12억 명으로 늘리는 ‘일식인구 배증 5개년 계획’을 수립, 일식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국은 자국 음식을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식료품 및 요리기구등을 수출하여 세계화에 성공하였다. 또한 태국정부는 글로벌 타이 레스토랑(Global Thai Restaurant) 프로젝트를 통하여 전문 조리사 양성기관 설립 및 해외 음식점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정부 주도하에 외국인 전문조리학교인 ICIF(Italian Culinaiy Institute for Foreigners)를 설립하여 자국의 최고 조리사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해외 이탈리아식당에 정부가 추천하는 인증제를 도입하여 자국음식의 품질을 관리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자국의 전통음식을 국가 주요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하여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민간.업계 모두 한식의 세계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식은 영양학적, 과학적으로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일본인들은 기무치를 자신의 고유한 음식이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들은 김치를 일본식품으로 알고 있다.
그 동안은 우리의 음식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였지만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식을 지켜야할 시기이다. 정부는 농림수산식품부를 주축으로 하여 세계에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국내 외식업체들의 해외 진출 및 이미 해외에 진출해 있는 한식업소들의 성공적인 영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외식업계에서도 한식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서라벌이나 (주)이원의 투다리는 1990년대부터 중국으로 진출하였으며, (주)놀부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의 해외 진출에 성공하였고, 2006년 5월에는 일본 외식컨설팅 전문회사인 OGM(주)과 놀부집 항아리갈비 브랜드 수출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주)제너시스 또한 2006년 5월 일본의 생선회 배달 외식전문업체 렉스(REX)사와 계약을 체결하여 일본에 진출 하였다. 이밖에도 용수산, 진상, 목장원, 본가 등 많은 외식업체들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해외에서 활약중이며 한식 및 한국 식문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22).
♣ 농식품의 부가가치 증대
2008년 세계 식품시장의 규모는 43,890억불로 자동차 산업의 2.5배, IT 서비스산업의 5.6배로 타 산업보다 그 규모가 크다. 한식의 세계화는 국가 이미지 제고 뿐 아니라 농식품의 수출증대로까지 이어진다.
피자나 스시가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으로 부상하면서 피자의 토핑용 식재료나 일본의 와사비 같은 식재료 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전통음식의 세계화에 성공한 태국의 경우, 해외에 있는 태국음식점 중 10%가 양념과 필요한 식재료를 본국으로부터 수입을 하고 있는 것23)을 볼 때, 음식의 세계화를 통한 농식품의 부가가치의 증대는 클 것으로 본다.
한식세계화로 인한 농식품의 수출액은 2007년 38억불에서 2008년 44억불로 17.2%가 증가하여 세계화로 인한 농식품의 부가가치 증대 효과가 중요시 되고 있다24).
식재료 수출은 한식 재료 뿐만 아니라 현지 음식과 결합하는 퓨전음식 및 현지 고유음식 재료로도 공급이 가능하며 이는 국내 농축 수산물 수출 제고와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식재료 수출 목표는 2012년에 35억 달러로 이는 농식품 수출목표 100억 달러의 35%에 달할 만큼 비중이 높다. 김치와 비빔밥 같은 한식의 세계화로 인하여 양념류의 수출이 증가하여 고추와 마늘의 수출이 작년 대비 고추는 42%, 마늘은 373% 성장하였으며25), 세계에서 한국음식에 대한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의 전통음식 또한 세계적인 식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2009년 6월에 열린 제32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코덱스) 총회에서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고추장(Gochujang), 된장 (Fermented Soybean Paste), 인삼(Ginseng Products)이 아시아지역 국제식품규격으로 통과되었다.
특히 고추장의 경우, 독창성을 인정받아 우리말 명칭 고추장(Gochujang)을 그대로 표기하게 되어 김치(Kimchi)에 이어 우리말 이름을 국제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26).
Codex에 등록된 160여개 식품 규격 가운데 고추장이나 김치처럼 특정 국가의 고유 명칭이 등록된 사례는 프랑스의 ‘카망베르 치즈’ 등 소수에 불과하다27). 고추장의 고유 명칭 등재는 한식의 세계화 추진에도 탄력을 줄 것이며 농식품 수출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지역경제의 활성화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농수산물이 풍부하고 각 지역마다 향토음식이 발달되었다. 오래전부터 그 지역에 특징적으로 전수되어온 음식은 그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도구였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빙 열풍이 불고 사스, 광우병, 조류독감 등으로 인하여 사람들의 관심이 식재료의 안전과 건강으로 집중되면서 각 지역의 향토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 졌다.
이런 시류를 바탕으로 각 지역에서는 향토음식을 활성화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향토음식을 이용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배를 채우고 허기를 없애기 위하여 음식을 먹었지만 사람들의 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음식을 생활의 여유와 문화를 즐기는 수단으로 여기고 건강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면서 즐기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각 지역에서는 지역 향토음식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 예로, 경북 경주시는 ‘신라역사문화음식’을 개발하고, 전남 목포시는 ‘향토 음식 명인.명가’를 지정 운영하여 그린투어리즘과 연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경기 포천시에서는 일본에서의 맛코리(막걸리) 열풍을 반영하여 막걸리 양조장 및 포천의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관광상품을 일본 현지에서 판매하여 일본 현지인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28).
또한 경기도는 2009년도 특색 음식 발굴 경연대회 개최를 위한 사업비를 18개 시군에 3천만 원씩 총 5억 4천만 원을 지원하고, 방문객의 편의 도모를 위한 종합안내소와 주차장 설치, 안내공무원 배치, 각종 재난사고에 대비한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29).
다양한 농수산물을 생산 하고 있는 경상북도에서도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40여 개국의 세계인들에게 고품질 먹을거리를 제공하여 농식품 가공산업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일자리 창출(630명)과 지역경제 활성화 파급효과(613억원 : 농외소득 95억원, 지역농산물 소비 518억원) 등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30).
세계 각국에서도 자국의 향토음식.토속음식을 관광상품화 하고 세계화 하여 지역경제 발전에 힘 쓰고 있다. 일본에서는 어머니 맛을 찾아 떠나는 ‘구르메(Gourmet)여행’을 계획하여 각 지방마다 다양한 산물을 가지고 독특한 향토음식을 발전시키고 있다.
각 지방의 향토 음식은 재료, 모양, 담는 용기, 먹는 방법들이 상당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창출해 냄으로써 일본의 외식산업에 기여하고 지역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홍콩에서는 매년 2주간에 걸쳐 홍콩음식의 진수를 보여주는 ‘홍콩 음식 축제’를 진행하여 자국의 향토음식을 소개하며, 대만의 교통관광부에서는 대만의 향토음식을 중요한 관광자원의 하나로 인식하고 여러 행사 개최를 후원하는 등 향토음식 발전과 관광수입 증대를 위해 향토음식을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데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다31).
성공적으로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뿐 아니라 농림수산식품부, 지역 향토음식 및 문화 관련 전문가 등이 유기적으로 협조하여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음식관광코스를 특색 있는 한식점과 연계하는 관광 네트워크를 형성하거나 각 지역 향토음식을 발굴할 뿐 아니라 지역식품(로컬 푸드) 운동과 연계하여 상품화 및 산업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각 지역의 다양한 농산물과 지방만의 독특한 향토 음식 문화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힌국의 음식문화 상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