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2”는 “라운드 1”에서 전문가들이 응답한 내용 중 우리나라 음식의 다문화 조리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조화된 설문을 구성하여 배포하였다.
이는 라운드 1의 질문에 대한 답이 비교적 구체적인 답안으로 제시되었으며,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충분히 구조화된 설문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도출된 각 항목은 전문가에게 10점 만점으로 구성하였으며, 설문 대상자는 1차 설문에 응하였던 30명 전원에게 다시 설문을 E-mail 발송 및 본 연구자가 직접 찾아가서 전달하였다.
일반적으로 델파이 기법에서는 라운드 1에서 참여한 응답자 중 중첩되는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를 선정하여 그 수를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며, 국내에서 시행된 델파이 연구(오현득․이기종․이수범, 2005; 이동희, 2006)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델파이 설문의 응답율이 60~70%에 불과하기 때문에(이동희, 2006) 이러한 방법을 취한다고 볼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1차 인터뷰 및 설문지 배포과정에 있어 본 연구자에게 본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30명 전원이 밝혔기 때문에 설문지 응답율 100%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하겠다.
또한 1차 설문지 분석 결과 어느 특정 전문가가 일반적인 의견이 아닌 소수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가 없으며, 대부분 의견이 많은 부분 중첩되기 때문에 굳이 전문가의 수를 줄이는 과정은 필요 없다고 사료되어 본 연구에서 선정된 전문가 30명에게 설문지를 배포 및 수거하였다.
설문지를 구성하는 데 있어 위에서 제기된 모든 의견을 구조화된 문항으로 구성 하지 않고 중첩된 의견수가 3명 이하인 경우에는 다수 의견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하여 그 의견은 삭제하고 설문을 구성하였다.
완성된 설문지는 전문가 패널에게 배포되기 전에 지도교수를 포함한 교수 2인과 전문가 집단과 같은 조건의 전문가 2명에게 각 문항에 대한 검토를 실시하였다.
한국인 전문가 집단에게는 본 연구자가 검토 과정에서 나타난 몇 가지 어법상의 문제를 해결한 후 발송하였으며, 서구인 집단에게는 영문으로 설문을 구성한 후 한국어가 가능한 서구인 교수 2명에게 먼저 설문지 내용에 대한 검토 및 확인 과정을 거치도록 하였다14).
설문지 내용 및 표현에 있어 본 연구자가 서구인 교수에게 설문 문항에 대하여 설명한 후 해당 내용과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하였는데, 이 과정을 거쳐 일부 문항의 표현을 수정하여 설문지를 구성하였다.
일반적으로 구조화된 설문에서 의견 합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변동계수를 통하여 의견 합일 여부를 확인하는데, Green, Hunter & Moore(1990)에 의하면 패널들 사이의 의견합일은 패널의 응답에 대한 변동 계수가 50%이하일 때 이루어 진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Bosereewong(1994)의 연구에서는 40%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으며, 오현득 외(2005), 이동희(2006)에서도 이와 동일한 기준점인 40%를 의견합일의 기준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변동계수가 40%이하일 때 전문가들 사이의 의견 합일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변동계수가 40%~50%에 존재할 경우에는 어느 정도 수준의 의견합일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 하도록 하겠다.
(1) 전문가 패널 의견 분석(종합)
라운드 1에서 도출된 의견을 바탕으로 한국 음식의 특성중 다문화적인 특성을 확보하는데 어렵게 하는 요인에 대하여 18개 항목의 문항을 구성하였다.
한국음식의 어떠한 특성이 다문화인 음식이 되기 어렵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전문가 패널들은 “말린 해물은 서구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9.40)”, “매운 향신료(고추장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한다(9.33)”, “일반적으로 서구인들에게 한국음식 자체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어 매우 낯설다(9.28).”, “젓갈 및 발효음식이 많이 사용되어 서구인들이 쉽게 음식을 먹기 힘들다(9.27).”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매우 높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음식이 아직까지 서양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겠다.
라운드 2의 의견을 살펴보면, 각각의 항목들이 8.0 이상의 비교적 높은 점수대와 4~5점대의 낮은 점수대의 두 가지로 구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높은 점수대와 비교해 볼 때 낮은 점수대의 항목은 비교적 변동계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변동계수가 43.4%로 가장 높은 항목인 “대부분 한국음식은 너무 달다.”의 평균은 4.42로 나타나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의 의견합일이 다소 다른 항목에 비하여 일치되고 있지 않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8.0이상의 점수를 나타내고 있는 항목의 변동계수는 30%이하로 대부분 나타나고 있어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의견이 합일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점수대가 낮은 항목에 대해서는 의견합일 정도가 낮다고 할 수 있겠다.
(2) 서구인 전문가와 한국인 전문가 패널 비교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 집단을 선정할 때 서구인 전문가와 한국인 전문가의 비율을 50:50으로 맞추어 선정하였다. 이에 서구인 전문가와 한국인 전문가의 의견을 서로 검토하기 위하여 각각 구분하여 분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하겠다.
이에 서구인 전문가 집단과 한국인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구분해 보면, <표 4-7>와 같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운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다.”라는 항목과 “말린 해물은 서구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라는 항목에 대해서는 한국인외 전문가 집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의 점수를 나타내고 있으며, “음식의 단백질 비율이 서구인들에게 너무 낮다.”, “찰진 음식이 많아 서구인의 기호에 맟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와 같은 항목의 경우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역시 동일하게 낮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몇 몇 항목에 대해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는데, “한국음식의 대부분의 향신료 및 양념이 서구인들에게 적합하지 않다.”, “탄수화물 비율이 서양음식에 비해 너무 높다.”, “일반적으로 서구인들에게 한국음식 자체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어 매우 낯설다.”, “한국음식의 대부분의 식재료가 서구인 들에게 적합하지 않다.”, “감칠맛(우마미 umami 제5의맛)은 서구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 “한국음식의 죽 요리는 서구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 “대부 분 한국음식은 너무 달다.”라는 항목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하여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하여 Mann-Whitney U 검정을 통해 서구인 전문가 패널의 의견과 한국인 전문가 패널의 의견이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였다.
분석결과 앞서 언급한 일곱 가지 항목 중 다섯 개 항목은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대부분 한국음식은 너무 달다.”와 “한국음식의 대부분의 향신료 및 양념이 서구인들에게 적합하지 않다.” 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유의수준 0.1 수준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음식의 대부분의 향신료 및 양념이 서구인들에게 적합하지 않다.” 에 대하여 두 집단 패널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은 한국의 대표적인 양념 및 향신료를 사용한 김치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어 한국인 패널은 보통정도를 나타낸 반면 서구인 패널은 낮은 수치지만 적합하지 않은 걸로 나타내고 있다.
“탄수화물 비율이 서양음식에 비해 너무 높다.” 대하여 한국인 패널은 거의 10점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서구인 패널도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한국인 패널 수치와 차이가 나는 것은 최근 웰빙 영향으로 서양음식의 패턴이 아시아 음식의 영향을 받아 단백질 비중을 줄이고 탄수화물 및 비타민 비율을 높이는 추세의 편승이라 해석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구인들에게 한국음식 자체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어 매우 낯설다.”, “한국음식의 대부분의 식재료가 서구인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대하여 서구인 패널은 거의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한국인 패널도 수치는 높긴 하지만 차이가 나는 것은 한국음식에 대한 정보 및 이해의 부족이라 사료되며 우리음식에 대한 서구인들에게 홍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감칠맛(우마미 umami 제5의맛)은 서구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에 대한 차이점은 한국인 전문가 패널들이 서구인 감칠맛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실제로 싫어하는 정도가 본 연구의 한국인 전문가 패널들이 인지하고 있는 수준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서구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감칠맛은 아직 한식이 낯선 서구인들에게 서서히 접근되어야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의 죽 요리는 서구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 대하여 대체적으로 두 집단 패널 모두 그렇다고 느끼나 차이가 큰 것은 양식은 한식에 비해 거의 모든 음식이 건식이라는 점을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스프와 포리지(porridge)개념에서 죽은 포리지에 해당되는데, 양식에서는 주로 아침식사 메뉴에 포함되어 제공되고 있으나 현재 서울시내 특1급 호텔의 조식메뉴에서도 서구인들의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포리지는 쌀 요리에 있어 알덴떼15) 상태를 좋아하는 서구인들에게 있어 오버쿠킹(over cooking)이 되어있는 상태라 기호도가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한국인 전문가 패널들도 서구인들이 싫어한다는 사실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한국인 전문가 패널들이 기존에 알고 있는 정도보다 싫어하는 정도가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 한국음식은 너무 달다.” 대하여 두 집단 모두 동일하게 낮은 점수를 주고 있긴 하나 한국음식에 있어 한국인 패널이 느끼는 당도보다 서구인 패널이 느끼는 당도의 수치가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