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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3. 국/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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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된장국

된장은 간장과 함께 예로부터 전해진 우리나라의 조미식품(調味食品)으로 음식의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데 기본이 되는 식품이다. 메주로 장을 담가서 장물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로 만든 장으로 메주에 소금물을 알맞게 부어 익혀서 장물을 떠내지 않고 그냥 만들기도 한다.

된장국은 이러한 된장을 푼 국물에다가 맛을 내기위한 고기류나 어패류를 넣고 그리고 아욱이나 시래기, 냉이, 시금치 등의 채소를 넣고 끓인 국이다.

된장국 맛있는 한식이야기

된장의 풍부한 영양과 섬유소와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가 만나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 건강음식으로 우리 민족의 생명줄을 이어 온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콩을 재배한 것은 초기철기시대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선사시대에 우리의 땅이었던 부여는 콩의 명산지였으므로, 콩으로 간장과 된장이 섞인 것과 같은 걸쭉한 장을 담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삼국시대에는 메주를 쑤어 몇 가지 장을 담그고 맑은 장도 떠서 썼을 것이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도 고구려에서 장양(醬釀)을 잘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장양은 장 담그기·술 빚기 등의 발효성 가공식품을 총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고구려에서는 장 담그기를 잘하였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된장〔豉〕은 『삼국사기』의 신문왕 폐백 품목에 등장하며, 『해동역사 海東繹史』에도 발해에서 된장을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시대의 된장은 구체적인 제조법이 적힌 문헌이 없어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중국의 농서 『제민요술 齊民要術』에 수록된 장 담그기의 기본방법은 밀을 쪄서 황곡이 번식되도록 띄워 말린 것에다 콩 끓인 것과 누룩가루·소금을 섞어서 담그는 것이다.

우리의 솜씨를 전수 받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장제조법도 이와 같으므로 우리 나라의 장도 비슷한 제법에 의하였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장은 콩만으로 만들어진다.

고려시대에도 구체적인 문헌을 찾을 수 없다. 그 시대의 중국 문헌인 『거가필용 居家必用』에 황두(黃豆)와 여러 가지 채소로 만드는 담두시(淡豆豉)·함시(鹹豉)가 있고, 밀가루에 밀기울을 섞어 반죽하여 둥글게 뭉쳐서 끈으로 매다는 우리나라의 메주덩이와 비슷한 맥시(麥豉)라는 것도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는 담두시와 같은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켜 그 액즙은 장으로, 그 찌꺼기는 된장으로 이용하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장 담그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문헌이 등장한다. 『구황보유방 救荒補遺方』에 기록된 된장 류의 제조를 보면 미장(未醬)은 말장(末醬)으로도 수록되어 있다. 메주는 콩과 밀을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그 재료비는 콩과 밀이 2 : 1로 오늘날의 메주와 크게 다르며, 오늘날의 콩으로 만드는 법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콩으로 메주를 쑤는 법은 『증보산림경제 增補山林經濟』에서 보이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도 된장제조법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오늘날에는 집에서 된장을 담그기도 하지만 공장에서 제조되어 시판되기도 한다.

『구황보유방』에 기록된 제조법을 보면 “콩 한말을 무르게 삶고 밀 다섯되를 볶아 함께 섞어서 메주를 쑤고 더운 온돌에서 띄워 황의(黃衣)가 입혀질 정도로 뜨면 말려서……”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재료의 비례는 오늘날의 일본메주를 연상하게 한다.

즉, 탄수화물이 강화된 메주의 재료 개념이 그대로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본메주로 정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메주를 쑤어 각형으로 빚어 띄워 말렸다가 장을 담그는 우리의 전형적인 방법이 일본의 고대에도 있었으므로 일본의 장제조의 원류는 우리 나라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증보산림경제』에 기록된 제조법은 “콩을 물에 씻은 다음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익힌 것을 절구에 찧어서 둥글게 메주모양으로 만든 다음 한 치 정도의 반월형으로 썰어 만든다. 메주를 띄울 때는 말밥통 모양으로 구덩이를 파고, 한 자 거리를 격한 자리에 사면으로 수도(水道)를 만든다.

발을 엮어 구덩이 중간에 깔고, 만들어진 메주를 하나 하나 보에 싸서 구덩이 위에 매달고 구덩이를 짚이나 풀로 덮어 비바람을 막으면서 그 속에서 띄운다. 메주에 옷이 입혀지기 시작하면 뒤집어 준다. 뜨는 동안 8∼9차 뒤집어 주고 다 뜨면 꺼내어 햇볕에 말린다.”라고 하였다.

땅을 파고 그 속에서 메주를 띄우는 법은 『제민요술』의 콩메주띄우기와 같은 것으로 미루어보면, 이 방법은 오랜 전통을 지녔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방안에서 띄우는 법만 이어져 오고 있다.

『규합총서 閨閤叢書』에서는 집메주장 만드는 법을 “물 한 동이에 소금 두 되 칠 홉을 넣고 메주는 반 독이 못 되게 넣어 칠팔십 일간 익히니라.”라고 하였다. 이 내용으로 미루어 집메주장은 간장과 된장을 따로 뜨지 않고 그냥 먹는 된장 단용장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요리법 朝鮮料理法』·『이조궁정요리통고 李朝宮廷料理通攷』·『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에서는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익혀 간장을 담근 뒤 메주를 건져서 소금을 뿌려 담근다고 하였다.

또, 『이조궁정요리통고』에서는 메주에서 간장을 빼지 않고 된장만 담글 때는 소금물의 분량을 적게 붓고 익힌다고 하였고,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에서는 겨울철의 된장은 메주를 너무 띄우지 않고 적당히 띄워 말려서 메주가 겨우 잠길 만큼 물을 붓고 40일쯤 두었다가 만든다고 하였다. 이것은 간장을 빼지 않은 된장 단용장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는 고유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있는 것처럼 반만년의 깊고 폭 넓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전통적인 음식 문화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된장 문화이다.

된장은 우리 한민족만이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동질감의 원천이며, 오랜 끈기와 인고의 맥을 같이한 우리 민족성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된장은 원료인 콩을 심는 것부터 시작하여 수확하고, 콩을 골라 메주를 쑤고 말려서 숙성시키기까지 1년이 걸린다. 그만큼 제대로 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과 집념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우리 선조들의 기다림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문헌에 ‘고구려인은 장 담그는 솜씨가 훌륭하다’, ‘발해의 명물은 책성에서 생산되는 된장’이라는 기록이 나와 그 솜씨가 중국에까지 알려졌음을 알 수 있으며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의 폐백품목에도 간장, 된장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신라시대 초기에 이미 간장, 된장이 만들어져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된장을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기업이 늘어나고 시중의 어느 식품점에서나 간편하게 살 수 있는 요즘에도 재래식 방법으로 된장을 담가 먹는 집이 아직도 있다. 어머님이 담가주신 된장 맛을 찾는 사람들.

어쩌면 그것은 단지 추억의 맛, 고향에 대한 향수라는 추상적 단어로 설명될 수 없는, 된장처럼 오래 묵어야 그 참모습을 드러내는 우리 민족의 정성과 영혼이 녹아 있는 음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된장을 먹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된장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다. 옛 사람들에게 장을 담그는 일은 일종의 성사(聖事)였기 때문에 3일 전부터 부정스런 일을 피하고 당일에는 목욕재계하고, 음기(陰氣)를 발산치 않기 위해 조선종이로 입을 막고 장을 담갔다고 하였다.

이제 우리의 전통식품 된장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21세기의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콩의 영양과 기능성 물질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구수한 맛과 함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암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 지금 세계가 ‘오리엔탈 건강 소스, 된장’에 주목하고 있다.

발효식품 된장 맛있는 한식이야기

최근에는 된장에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암 발생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된장을 그대로 찌개나 국으로 이용하던 것에서 나아가 이제는 채소의 드레싱으로, 고기구이나 생선조림의 양념장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전통 된장이 세계의 건강 소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된장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성인병이나 암을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술. 담배나 중금속의 독성을 중화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채소보다 풍부한 섬유질은 변비를 예방해 주는 효과도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된장이 암세포의 유발과 성장을 억제시켜 주고 간 기능을 회복시켜 주며 해독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 골다공증, 치매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작용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100세 이상 장수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도 된장이 건강식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의 100세 이상 장수노인 중 94.9%가 하루 한 끼 이상 된장국을 먹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된장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구수한 된장 냄새를 꺼리던 외국인들이 먼저 우리의 된장을 찾아 그 효능에 대해 앞 다투어 연구를 하고 있다.

학자들 중에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된장에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있어서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메주의 곰팡이를 소금물로 씻어내고 햇볕에 말려 숙성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아플라톡신이 없어지고 이소플라본, 사포닌 같은 항암 성분이 생성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된장이 몸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된장을 찌개나 국 등 전통적인 조리법 외에 각종 요리의 소스나 양념장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죽염이나 호박, 한약재 등을 첨가한 기능성 된장이 많이 개발되고 가족들과 함께 직접 메주를 쑤고 전통 장 만드는 것을 배워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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