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식을 먹으면 건강해 지나요?
반세기 이상 전부터 연구결과를 축적해 온 지중해 식사와 달리 한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최근에 이르러서야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식과 건강에 대한 연구는 주로 단일 시점의 사람들의 식생활과 그들의 질병 유병률을 조사하여 동일 시점의 식생활과 유병률 간의 관련성을 조사하는 단면연구를 위주로 수행되었다.
이러한 단면연구 결과들은 한식 섭취와 질병 유병률 간의 관련성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시간적 선후관계를 알 수 없어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다는 제한점으로 역학연구로서 근거의 수준이 낮다.
그동안 한식 섭취와 비만, 고혈압,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의 만성질환 유병률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수의 단면연구가 수행 된 바 있지만, 연구결과들 간에 부정적인 관련성과 긍정적인 관련성이 상충되어 일관성이 결여되었다.
그 예로써 일부 연구에서는 전통 한식 식사를 할 경우 고혈압, 복부비만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전통 한식 식사를 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아 지는 등 부정적인 결과도 보고되었다.
사람들에게 실제로 일정기간 동안 한식을 섭취하게 한 후 관심 질병의 유병률 혹은 질환관 관련된 지표의 변화를 살펴보는 임상시험 연구도 일부에서 진행된 바 있다.
국내 고혈압 및 제 2형 당뇨병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한식(21명)과 평소 섭취하는 일반식(20명)을 섭취하게 하였을 때, 한식을 섭취한 사람들이 일반식을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체지방 및 체질량지수5), 당화혈색소6)가 유의미 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5) 체질량지수 : 키와 몸무게를 이용하여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
6) 당화혈색소 :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해 주는 역할을 하는 적혈구 내의 혈색소가 어느 정도로 당화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적혈구의 평균 수명기간에 따라 최근 2~3개월 정도의 혈당 변화를 반영함. 검사 방법에 따라 정상치의 차이가 있으나 대개 5.6% 미만이 정상 범위임
한편 호주와 미국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양식과 비교한 한식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들도 있었다.
호주의 과체중 및 비만인구 70명을 대상으로, 한식(35명)과 일반 서양식(35명)을 12주간 섭취하게 하였을 때, 한식을 섭취한 사람들은 일반서양식을 섭취한 사람들 보다 공복혈당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여, 한식이 당대사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7)
뿐만 아니라, 미국 농업연구청과 한국의 농촌진흥청이 공동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연구에서 미국인 비만 및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식과 건강서양식, 일반서양식을 각 4주씩 섭취하고 식사 전·후의 혈중 지질 지표와 당대사 지표 등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한식과 건강서양식의 섭취는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8)을 감소시켜 건강에 긍정적인 결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7) 출처 : Obesity Res. & Clinical Prac. (2012) 6: e71–e83
8) LDL 콜레스테롤 : 콜레스테롤은 모든 동물세포의 세포막에서 발견되는 지질로 혈액을 통해 운반됨. 음식을 통해서 또는 몸에서 합성됨. 보통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질 단백질)은 지단백 형성 시 단백질 비율이 낮은것. 콜레스테롤 기준치는 정상 성인의 경우 200mg/dL, 240mg/dL 이상은 위험, LDL 콜레스테롤은 130mg/dL 이하가 정상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일반 인구집단에 적용하기에는 연구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다. 미국인 실험 후 한국인 비만 및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위의 연구와 유사한 연구방법으로 한식의 건강증진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을 대상으로 4주간의 한식 섭취 이후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등의 대사지표가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