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홉 칸 속 각색 재료의 화려한 향연, 구절판
구절판은 육류, 채소류, 버섯류, 해삼, 전복, 천엽 등을 가늘게 채 썰어 양념하여 기름에 볶아서 구절판의 8칸에 나누어 담고 가운데에는 밀전병을 부쳐 담은 음식이다. 구절판이라는 명칭은 원래 팔각형의 목기나 칠기로 중앙에 한칸이 있는 그릇을 일컫는다.
우둔살 55g, 건표고버섯 1개, 오이 1/4개, 당근 40g, 애호박 60g, 도라지 40g, 달걀 1/2개, 잣 10g
[밀전병] 밀가루 1/2컵, 소금 1작은술, 물 1/2컵
[겨자장] 갠 겨자 1/2큰술, 식초 1/2큰술, 설탕 1/2큰술, 소금 1/4작은술
[초간장] 간장 3큰술, 식초 1큰술, 잣가루 1큰술, 물 1/2큰술
[갖은 양념] 간장 1큰술, 설탕 1/4큰술, 다진 파 1/2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참기름 1/2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적당량
❶ 쇠고기는 가늘게 채 썰어 갖은 양념을 한다.
❷ 표고는 물에 불려서 기둥을 떼고 얇게 저민 다음 곱게 채 썰어 갖은 양념을 한다.
❸ 오이와 애호박은 5cm 길이로 토막 내어 돌려깎기 한 뒤 가늘게 채 썰어 소금에 절인 후 물기를 꼭 짠다. 도라지, 당근은 가늘게 채 썬다. 도라지는 소금에 비벼 쓴맛을 뺀 뒤 물에 헹구고 물기를 꼭 짠다.
❹ 팬에 기름을 두르고 도라지, 애호박, 오이, 당근, 표고, 쇠고기의 순서로 각각 볶는다.
❺ 달걀은 황백지단을 부친 뒤 5cm 길이로 채 썬다.
❻ 밀가루, 소금, 물을 섞어 반죽을 만들어 체에 내린 다음 밀전병을 부친다. 식힌 후 밀전병 사이사이에 잣을 하나씩 놓은 뒤 포갠다.
❼ 구절판 틀의 둘레 칸에 위에서 준비한 8가지를 색깔을 맞춰 담고 가운데에 밀전병을 담는다.
❽ 겨자장과 초간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 영양정보
에너지(kcal) | 단백질(g) | 탄수화물(g) | 지질(g) | 나트륨(mg) |
1,842 | 88 | 233 | 62 | 4,314 |
에너지(kcal) | 단백질(g) | 탄수화물(g) | 지질(g) | 나트륨(mg) |
205 | 10 | 26 | 7 | 479 |
♣ 조리 팁 & 참고
삼국 시대 한강 유역의 고구려 요새인 아차산 일대에서 철기 구절판이 유적으로 발견되었다. 이로 미루어 보아 그 연원은 고구려 시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그 옛날 물과 초목을 따라 옮겨 다니던 고대인들의 간편하면서도 한 그릇에 여러 음식을 담아 먹던 지혜가 엿보인다.
또 서울 풍속에 산언덕 물굽이에 나가 노는 것을 화류라 하는데, 구절판은 조선 시대에 이렇게 들놀이나 여행을 갈 때 술안주로도 먹었다고 한다.
구절판은 목기로 되어 있는 것이 보통인데 겉면에는 자개를 박아 그릇 자체가 호화롭고, 속에 담는 음식 재료로는 여러 종류의 동식물성 식품들이 옆옆이 담긴다.
일상적인 밥상 차림보다는 주안상에 더 잘 어울린다. 손재주가 뛰어난 우리나라 사람들의 채 써는 기술에 의해 발달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가늘게 채 썬 솜씨가 일품이다.
소설 대지의 작가인 펄벅 여사가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가장 아름답다고 감탄한 것이 이 구절판이며,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손을 댈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구절판 바깥쪽 8칸에는 곱게 채 썰어 그대로 또는 볶아서 식힌 쇠고기, 표고버섯, 오이(호박), 당근, 숙주(죽순), 석이버섯, 달걀의 흰자, 노른자, 검은자(흰자에 석이버섯 섞은 것)를 색을 맞춰 돌려 담는다.
가운데 칸에는 아주 얇게 부친 전병을 담는데, 이것은 밀가루 반죽에 소금간만 하여 재주껏 둥글게 부쳐야 한다. 먹을 때는 접시에 밀전병 한 장을 놓고 갖은 음식을 조금씩 담아 위에 겨자장이나 초장을 뿌려 싸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