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이섬유소 효능
식이섬유소(dietary fiber)란 인체의 소화효소로는 분해되지 않는 난소화성 다당류로서 주로 야채, 감자류, 곡물, 과실, 해조류 등에 많이 들어 있는 물질이다.
소화흡수가 되지 않아 영양소의 이용률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식이섬유가 장질환, 동맥경화증, 당뇨병, 담석 등의 예방에 유효한 것이 밝혀짐에 따라 그 생리적 역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24)
최근에는 동물의 소화 기관 내에서 중요한 생리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체내의 영양소 대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고혈압과 심혈 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보고가 잇따라 발표되어 새로운 각도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25)
건강에서 식이섬유소의 중요성은 미국의 그레이엄 목사가 처음으로 주장하였다. 그는 도정을 조금만 한 전곡류를 사용하여 그레이엄 크래커라는 과자를 만들어 보급하였다. 그 후 1870년대 중반 켈로그 박사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곡류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기 위하여 아침 식사용으로 켈로그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여 백만장자가 되었다.
1901년 그의 환자였던 포스트는 건포도와 같은 건조시킨 과일이나 견과를 첨가 한 포스트 제품을 만들어 그 또한 백만장자가 되었다고 한다.26)
우리나라도 식단이 점차 서구화됨에 따라 식이섬유소의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에서의 식이섬유소 섭취는 특히 양보다 질이 문제가 있다고 한다.
한국인이 많이 먹는 김치나 콩나물 등 나물류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소는 물에 녹지 않는 거칠거칠한 비수용성(불용성)으로 식이섬유소의 중요한 기능인 흡수성이 낮고, 위장 벽을 자극해서 소화를 방해하므로 원활한 배변 등 대장기능 증진에는 효과가 적다.27)
양질의 식이섬유소는 수분보유능력이 뛰어난 수용성 혹은 반수용성 식이섬유소를 말하며 곤약, 구약감자, 다시마, 미역, 양상추, 오이, 현미, 고구마, 감자, 토란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28)
이렇게 물에 대한 용해도에 따라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구분되는 식이섬유소들은 단일물질이 아니라 식물의 조직구조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여러 가지 성분의 혼합물이므로 급원식품에 따라 물리화학적 성질도 서로 다르며, 그 성분의 종류에 따라 소화관 내에서 일어나는 생리효과와 그 대사적 결과도 다르게 나타난다.29)
♣ 식이섬유소와 질병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지방 과잉의 식생활에서 오는 고지혈증과 대장질환 등 순환기계 질병의 예방에 효과가 있음이 알려지면서30) 최근에 이와 관련한 식사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식이섬유소가 혈청 중의 콜레스테롤 상승 억제와 인슐린 절약, 배변 촉진 등에 의한 혈당의 개선, 대장암 발생의 억제 및 담석의 예방에 효과가 있음이 임상실험으로 밝혀졌으며31)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펙틴pectin, 구아검guargum 같은 수용성 섬유소라고 한다. 식이섬유소는 종류가 다양하여 식품의 성분에 따라 물에 대한 용해성의 차이, 점조성, 팽윤성, 흡착성 등 각각의 특이성이 질병 예방 및 치료에 그 효능을 나타낸다.32)
□ 대장암
식이섬유소의 대장암 예방 효과는 함께 섭취하는 식이의 지방 및 열량과 관계가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곡류의 섬유소가 대장암에 효과적이었으며, 곡류보다는 야채와 과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7,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조사에서는 야채, 과일, 곡류가 대장암의 발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식이섬유소의 대장 박테리아에 의한 발효는 섬유의 조성·입자·크기, 리그린lignin 함량, 변 통과시간, 기타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다.
혐기성 박테리아는 30% 정도의 식이섬유소를 분해하며 에너지를 얻어 그들의 신진대사에 이용하여 장내 세균총을 만든다.33) 이렇게 번식한 박테리아는 대장에 있는 암모니아를 대사에 이용하여 암모니아이온이 감소한다.
이러한 작용은 hepatic clearance에 이상이 생긴 간경화증 환자의 장내 질소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이다. 따라서 고식이섬유는 간경화증이나 간성 혼수 환자의 예방식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34)
□ 유방암
식이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적게 섭취하는 사람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낮으며, 그 섭취량과 유방암 발생률 간에는 부의 상관관계가 있다. 근래의 연구에서 곡류 제품, 베타카로틴, 과일, 야채의 섭취량이 적은 여성의 경우 유방암의 발병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이섬유소와 성 호르몬의 상관성을 살펴보면 야채, 곡류,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론estron, 안드로스테네디온androstenedione의 수준이 대조군보다 낮았다. 식이섬유소와 유방암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섬유소가 에스트로겐의 농도를 낮춰 그 결과 유방암이 감소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5)
□ 담석증
식이섬유소는 대장에서 담즙대사에 영향을 끼쳐 담석증을 예방한다. 즉, 식이섬유소는 담낭에서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는 담즙 중 담즙산의 흡수를 억제한다. 따라서 식이섬유소가 많이 포함된 식사를 하면 간장으로 오는 담즙산의 양이 줄어들어 간장에서 콜레스테롤을 분해하여 담즙산을 만드는 반응이 촉진되어 담즙산을 담낭에 보내게 된다.
이렇게 하여 담즙 속에 담즙산이 콜레스테롤에 비하여 많이 존재하게 되고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담즙의 용해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담석 결정이 생성되기 어렵다.36)
□ 비만
식이섬유소와 비만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보면 식이섬유소가 에너지 섭취량에 영향을 준다. 구아검과 펙틴 같은 식이섬유소의 농축물을 실험 식이에 첨가했을 때 위 공복을 지연시키고 만복감을 크게 할 뿐만 아니라 식사하기 전에 섭취했을 때는 공복 수준으로의 환원시간이 훨씬 빨랐다.37)
그러므로 에너지 섭취량은 곧 섬유소의 효과와 섭취량, 섭취시간, 섬유소가 기관으로 이동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비만인의 정상 식이에 식이섬유소를 첨가했을 때는 체중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지만 장기간 저열량 식이와 함께 연맥강oat bran과 식이섬유 정제로 24~30g의 식이섬유소를 섭취했을 때가 저열량 음식만을 섭취했을 때보다 체중감소가 유의적으로 나타났다.38)
구약고구마의 주성분인 글루코만난glucomannan은 흡수성과 점성이 강하여 장내에서 유해물질을 빨리 흡수시켜 배설하는 작용이 우수하다고 이미 보고된 바 있다.39)
□ 변비 예방
섬유소의 변비 개선 효과는 여러 문헌을 통해 보고되었다. 식이섬유소의 물리적 효과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분 배설량의 증가이다.40) 불용성 식이섬유소는 주로 식물 세포 벽의 구성 성분으로 수분 보유성이 커서 위에 포만감을 주고, 변을 묽게 하여 장에서의 이동시간을 감소시켜 통변을 용이하게 한다.41)
밀에 함유된 섬유소들은 일반적인 식이에 첨가되었을 때 분의 중량을 증가시키고 입에서 항문까지의 통과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인 섬유소 중의 하나로 알려졌다.42) 젊은 여자 환자의 변비는 식이량의 부족과 관련된 것이므로 식이섬유소의 보충만으로 좋아질 수 있으며,43)
대장 통과시간이 지연된 만성 특발성 변비 환자에게는 점액질 섬유소인 차전자피가 특별한 부작용 없이 증상을 호전시키고 대장 통과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