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조선요리제법』보다 더 많은 요리법을 앞선 요리책에서 참조했다. 실제 저자인 이용기가 어떤 책을 보고 참조했을지는 알 수 없으나, 내용으로는 다음과 같이 전승 과정을 그릴 수 있다(<그림 22>).
이 중에서 『임원경제지』『정조지』,『산림경제』『치선』, 『증보산림경제』『치선』, 『조선요리제법』 1기와 2기, 『수원식단』, 『준생팔전』, 『농정회요』의 책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바로 앞선 책을 매개로 하여 문자가 이동된 사례에 해당된다.
계보도를 확인하면 저자가 참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책을 매개로 하여 더 앞선 요리책의 지식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으로 이어지는 형태이다. 그리고 조선요리제법의 저자와 다르게 이용기는 임원경제지 정조지를 실제로 보면서 작업했을 경우 이 요리법이 어느 원전의 대목인지를 인식할 수 있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이성우에 의해 과거와 현재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책이라고 평가되었듯이, 앞선 요리책의 인용 여부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서술 방식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하지만 문자 간의 이동이 확인되는 요리법을 제외하고 난 나머지 요리법들이 모두 이용기 개인의 서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비교 과정에 이용된 앞선 요리책들은 현존하는 요리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한문에서 한글로 직역될 경우에는 번역자에 따라 각기 다른 서술 방식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앞선 시기의 요리책을 참조했을 가능성과 한문 요리책 번역 과정에서 다른 요리법처럼 간주되어 필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림 22>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지식 전승 계보도
결과적으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다수의 요리책을 참조하여 저술된 요리책이다. 또한 문단의 형태를 통해 앞선 요리책에서 가능한 한 모을 수 있는 요리법을 총망라하여 서술하고자 한 저자의 시도가 엿보인다.
비록 인용 문헌을 표기하지 않았지만, 『임원경제지』『정조지』에서 다수의 요리법을 인용하여 서술한 방법과 연관된다. 현재 유서류(類書類), 백과전서류(百科全書類)로 평가되는 『임원경제지』『정조지』를 저술한 저자와 마찬가지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저자 이용기는 요리와 관련된 지식과 요리법을 백과전서 식으로 작성하고자 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앞선 시기에 기록되었던 요리법과 요리 지식이 『임원경제지』『정조지』 등의 앞선 요리책을 매개로 하여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으로 전승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