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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조리서 이야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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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9. 앞선 요리책과의 내용 비교와 지식 전승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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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지식 전승의 유형

앞선 요리책과 내용을 비교해볼 때, 내용이 유사한 요리법이 여러 책에서 발견되었다. 이미 알려진 『임원경제지』『정조지』뿐만이 아니라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농정회요』(『준생팔전』), 『조선요리제법』, 『수원식단』을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 문자를 매개로 하여 저술되었음을 증명한다. 또한,『임원경제지』를 원본으로 삼았다는 기존의 인식과 다르게 『조선요리제법』과 다른 요리책들도 남본으로 삼은 양상을 확인하였으므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포함하고 있는 요리법을 이해하려면 문자를 통해 지식이 전승되는 양상에 대해 밝혀야 한다.

나카무라 타카시는 청대 요리책에는 2가지 계통이 있다는 것을 『거가필용사류전집』과『사림광기(事林廣記)』의 두 요리책을 대상으로 하는 작업을 실행했으며, 그 결과로 요리법의 유형을 <그림 17>과 같이 대략적으로 분류했다.202)

첫 번째는 ‘일치’로, 텍스트가 거의 일치하는 경우를 뜻하며, 이체자나 다른 재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텍스트 상의 큰 차이가 없는 경우에도 해당된다. 두 번째는 ‘상세’로 어느 한 요리책이 내용이 더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을 경우를 뜻한다.

세 번째는 ‘유사’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서로 비슷한 내용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이다. 네 번째는 ‘불일치’이며, 말 그대로 요리명이 같지만 요리법이 상이한 경우이다

<그림 20> 中村 喬(2005), 사림광기와 거가필용의 비교 형태

中村 喬(2005), 사림광기와 거가필용의 비교 형태

나카무라 타카시가 착안한 4가지 유형은 계통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나, 원대에 발행된 두 책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였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하여 원(元)대부터 청(淸)대까지 발행된 요리책에 대한 비교 작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본고의 연구대상이 되는 요리책들은 시간 차이를 두고 편찬되었으며 시대별로 큰 차이를 보이므로, 단순 비교보다는 연도별로 어떤 차이가 나타났는지에 더 집중해야 한다. 또한 나카무라의 연구에서 다룬 두 책은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문에서 한문으로 이동한 경우는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만, 본 논문에서 다루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몇몇 요리법은 한문 텍스트에서 한글로 직역된 것이다. 따라서 저자의 한문 실력에 따라 내용이 정해졌고, 저자의 서술 방식에 따라서 내용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저자는 기존의 요리법 뒤에 알기 어려운 재료를 설명하거나, 요리의 유래를 전달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으며, 요리를 쉽게 만들기 위해 조언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시대별로 전승이 이루어져 지식이 전파되는 양상을 설명하기 위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내용 비교를 통해 확인된 유형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그림 21> 지식 전승 유형

지식 전승 유형

첫 번째는 요리법 전체가 이동한 경우로, 나카무라의 첫 번째 유형인 ‘일치’와 같다. 두 번째는 요리법의 부분이 이동한 경우로, 이 경우 서술이 생략되거나 저자의 서술이 추가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참조만 하여 요리법을 저자가 변형한 것으로 저자가 해당 요리책을 봤음이 분명하지만 요리법의 전체나 부분을 이동시키지 않은 것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경우 요리법의 전체가 이동한 경우가 발견되지만, 이보다 요리법의 부분만 이동한 경우가 그 수가 많은 편이다.

참조의 경우는 문장이 거의 일치하지 않고, 문장 단위가 변형되거나 순서가 바뀌는 등의 사항으로 인해 유형을 확정하기 어려우므로 요리법이 유사한 경우를 중점적으로 비교해야 한다.

『임원경제지』『정조지』와 『조선요리제법』의 경우는 저자가 분명히 보고 참조했을 것으로 간주되는 요리책들로, 참조하는 과정에서 ‘옛법’이나 ‘별법’, 혹은 ‘요사이 법’이라는 식으로 명시하기도 하였다.

조선요리제법과 달리 『임원경제지』『정조지』는 인용문헌이 명시되어 있으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정조지』에서 내용을 참조했음을 어느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책 내에서도 서술하지 않았다. 다음의 표(<표 31>)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참조한 『임원경제지』『정조지』 요리법의 인용문헌을 정리한 것이다.

<표 31>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참조한『임원경제지』『정조지』요리법의 인용문헌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참조한『임원경제지』『정조지』요리법의 인용문헌

즉 『임원경제지』『정조지』를 매개로 하여 위와 같은 앞선 문헌의 지식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한글로 직역되었고, 당대의 지식이 1920년대에 책으로 출판되어 대중에게 전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 문헌 중에서 『옹희잡지』, 『난호어목지』, 『행포지』, 『서현호감저소』의 경우 『임원경제지』『정조지』의 저자 서유구가 저술한 책으로, 서유구는 백과전서류의 책을 다수 집필하였으므로 자신이 모았던 내용을 다시 『정조지』로 엮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중 『증보산림경제』, 『동의보감』, 『산림경제보』, 『고사촬요』, 『고사십이집』은 조선시대에 필사되거나 간행된 책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책은 중국과 일본에서 간행된 책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특히 『옹희잡지』, 『산림경제보』, 『증보산림경제』를 인용한『임원경제지』의 요리법을 다수 참조하여 직역했다. 이성우의 계보도에 의하면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옹희잡지』, 『임원경제지』를 같은 계통으로 설명하고 있다.203)

하지만 이 계보도는 순한글과 한문 문체를 가진 책으로 계통성을 나눈 것이므로 내용으로 설명되지 못한다는 일정한 한계를 안고 있다.

17세기 필사된 『주방문』 과 『음식디미방』, 18세기 『음식보』, 19세기 『규합총서』, 그리고 그 이후 『규곤요람』, 『음식류취』, 『김승지댁 주방문』, 『규곤요람』, 『시의전서』와 함께 『조선요리제법』을 같은 계통으로 묶고 있으며,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 이후에 등장하는 한글요리책의 성격을 같은 것으로 가정하였으나, 내용에서 드러나는 문자 간의 전승 과정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규합총서』의 경우 한글로 되어 있으나 원전은 한문 요리책이 다수이며, 빙허각 이씨가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이는 순한글 요리책과 한문 요리책이 분리된 채 그 계통성을 설명될 수없는 근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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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식진흥원 •전북음식플라자 •우석대학교 식품영영학 윤계순 교수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백두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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