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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조리서 이야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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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9. 앞선 요리책과의 내용 비교와 지식 전승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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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앞선 요리책과의 내용 비교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임원경제지』『정조지』를 원본으로 삼고 있다고 평가되었다. 따라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임원경제지』『정조지』를 실제 비교해보고 어느 정도 그 내용이 옮겨온 것인지를 입증하는 것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서술 특징과 저자의 인식을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앞선 요리책에서 비롯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요리법과 요리 지식이 문자를 통해 전승되는 양상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임원경제지』『정조지』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비교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다른 요리책에서 비롯된 내용도 찾아낼 수 있었다.

『산림경제(山林經濟)』『치선』,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치선』, 『규합총서(閨閤叢書)』『주사의(酒食議)』, 『부인필지(婦人必知)』, 『농정회요(農政會要)』, 『준생팔전(遵生八牋)』, 『수원식단(隨園食單)』의 요리책에서 유사한 내용이 발견되었다. 다음은 내용을 비교하기 위해 참고한 요리책의 원본과 번역본을 정리한 것이다.

<표 21>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앞선 요리책의 서지사항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앞선 요리책의 서지사항

『임원경제지』『정조지』는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 필사본, 고려대학교 소장 필사본, 오사카 부립도서관 소장 필사본이 영인되었으며191) 필자가 참고한 『임원경제지』『정조지』는 그 중에서『정조지』의 요리법이 가장 많이 발견된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이다. 고려대학교 소장본과 오사카 부립도서관 소장 필사본에는 『정조지』에서 누락된 내용이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참조하는 정도에 그쳤다.

가) 『임원경제지』『정조지』192)

본고에서 『임원경제지』『정조지』를 대상으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내용을 비교한 결과, 내용이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항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표의 첫 번째 줄은『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요리법 대분류에 해당하는 <~만드는 법>이 『임원경제지』『정조지』 유목(類目) 총론을 참조하여 작성된 예시이고, 두 번째 줄은 소분류에 속하는 요리법을 나열한 것이다.

<표 22> 『임원경제지』『정조지』의 내용과 유사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총론과 요리법

『임원경제지』『정조지』의 내용과 유사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총론과 요리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전체 내용과 비교해볼 때, 목차에 나열된 요리법의 30% 정도가 『임원경제지』『정조지』와 흡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문단의 수가 적은 요리법이 『임원경제지』『정조지』의 요리법 일부와 유사하다고 해서, 이 요리법이 『정조지』만을 참조했으리라는 단정을 내릴 수 없다. 이와 더불어 문단의 수가 많은 요리법의 경우에는 『임원경제지』『정조지』에 포함된 여러 가지 요리법과 내용과 같을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밥 짓는 법은 17개의 문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중 3, 6, 7, 9, 11, 12, 13, 15번째 문단에서 『정조지』와 내용이 겹친다.

하지만 이 『정조지』의 요리법은 하나의 밥 짓는 법과 유사한 것이 아니라, 취류지류(炊餾之類) 류목의 “飯[總論]”, “[炊新稻除毒法]”, “[煮飯雜法]”, “[炊飯宜軟]”, “[飯不(食+麥))法]”이 모두 나타난다.

따라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임원경제지』『정조지』를 비교할 때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속한 요리법이 여러 개의 문단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문단별로 재구성할 경우 그 유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임원경제지』『정조지』의 요리법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마찬가지로 한 요리명에서 여러 요리 만드는 법이 포함되어 있다. 즉 『임원경제지』『정조지』는 여러 문헌으로 부터 같은 요리명을 가진 상이한 요리법을 나란히 서술하였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문단의 구분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임원경제지』『정조지』로부터 가져온 것으로 추측되는 요리법은 『정조지』에서 인용한 문헌 이름을 생략했다.

그리고 『정조지』도『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같이 한 요리법에서 다수의 요리 만드는 법이 등장하는데, 이에 따라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도 『정조지』를 참조할 때 문단을 구분하는 방식을 취했다.

또한 같은 문헌의 같은 요리법을 두 문단으로 분리하여 서술하기도 하거나 같은 이름의 요리법임에도 다른 요리법으로 편성하는 등 편집이 『임원경제지』『정조지』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지니고 있다.

나) 『산림경제』와 『증보산림경제』

<표 23> 『산림경제』『증보산림경제』의 내용과 유사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총론과 요리법

『산림경제』『증보산림경제』의 내용과 유사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총론과 요리법

『산림경제』의 요리법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참조한 것으로 보이는 요리법으로는 자주(煮酒)와 죽순채(竹筍菜) 항목이 있다. 자주는 끓인 술이라는 뜻으로, 『산가요록』과『주방문』에서도 그 요리법이 나타나지만 『산림경제』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는 만드는 법이 상이하다.

『산림경제』의 자주 요리법에서는 『고사촬요』가 원전인 것으로 나온다. 자주 요리법은 『산림경제』 판본에 따라 포함되기도 하고, 포함되지 않기도 한다.193)

<표 24> 『산림경제』와『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자주(煮酒) 요리법 비교

『산림경제』와『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자주(煮酒) 요리법 비교

『산림경제』의 자주를 바로 직역한 것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자주라고 할 수 있다. 후추(胡椒)를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호도’로 번역하였다. 그리고 ‘이 술은~내려오는 법이니라’ 부분은 저자가 덧붙인 내용으로, 자주의 사용처와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죽순채의 경우, 첫 번째 문단이 죽순이라는 재료를 설명하는 부분인데, 이 재료 설명을 『산림경제』의 죽순에서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증보산림경제』의 경우에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장 만드는 법과 순서와 내용이 거의 유사하다.

정조지의 장 부분에서도 대부분 『증보산림경제』를 인용하고 있지만, 『정조지』의 즙장에서는 채소를 절이는 교여지류 부분에, 『증보산림경제』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장 담그는 부분에 위치한다.

또한 중국 문헌에서부터 전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장 담기에 좋은 날, 초 담기에 좋은 날, 술 담기에 좋은 날 등 택일(擇日) 사항은 정조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나, 이 두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다) 『수원식단』

『수원식단(隨園食單)』은 청대 항주의 시인 원매(袁枚,1716~1797)가 저술한 중국 요리책이다.195) 시인이자 미식가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여기저기서 조리법을 수소문하기도 하고 자신이 들은 음식에 관련된 정보를 책에 저술하기도 하였다.

『규합총서』에서 이 『수원식단』을 인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196) 『조선요리학』을 저술한 홍선표(洪善杓)는 1939년 동아일보 지면에 이 책을 소개하기도 하였다.197)

<표 25> 『수원식단』의 내용과 유사한『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요리

『수원식단』의 내용과 유사한『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요리

『수원식단』이 중국 요리책이므로 요리법을 중국 요리에서 전반적으로 인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 요리 항목에서는 단지 연와탕, 어시탕, 해삼탕의 항목만 유사하다. 또 전문을 다 가져온 것이 아니라 요리 명칭, 재료 준비 등의 대목을 빼고 만드는 법만 직역하여 옮겨왔다.

나머지 중국 요리에는 한자가 등장하지 않으며, 앞뒤로 편성된 서양요리, 일본요리의 서술 방식과 비교해볼 때 그 당시 저술된 일본 요리책을 번역한 듯하다. 게다가 어시탕, 연와탕, 해삼탕은 연행록에 나오는 등, 조선시기부터 사대부들에게 잘 알려진 요리법이라는 것도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요리 항목이 아닌 조선요리에서도 『수원식단』을 참조한 대목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죽 쑤는 법, 팔보두부, 언두부 총 3가지가 『수원식단』의 요리법을 직역하였으며, 중국식 한자를 내용 안에 함께 표기하고 있다.

특히 팔보두부의 경우 『수원식단』에서는 <왕태수(王太守) 팔보두부>라는 이름으로 청 왕조에서 즐겨먹었던 음식으로 서술되고 있으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왕태수(王太守)라는 이름이 생략되었다.

<표 26> 『수원식단』과『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팔보두부 요리법 비교

『수원식단』과『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팔보두부 요리법 비교

라) 『준생팔전(遵生八牋)』과 『농정회요(農政會要)』

<표 27> 『준생팔전(遵生八牋)』/『농정회요(農政會要)』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시래기나물 비교

『준생팔전(遵生八牋)』/『농정회요(農政會要)』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시래기나물 비교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시래기나물 항목은 한 문단으로, 시래기나물의 한자명은 “菁莖菜”로 되어있다. 시래기나물의 문단은 내용상 두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시래기에 대한 명칭 설명, 시래기 제조법, 시래기 요리법과 시래기 양념하는 법이다.

마지막의 양념하는 법이 『농정회요』의 황두아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양념하는 법에서 시래기나 혹은 시래기나물 한자명에 해당하는 청경채가 재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콩나물이 향진등(香藎橙), 버섯, 불수감(佛手柑)과 함께 버무려 먹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시래기나물 바로 앞에 등장하는 요리법은 콩나물이다. 따라서 이는 저자의 착오나 편집의 실수, 혹은 저자의 재료를 잘못 이해하여 생긴 실수로 보인다.

최한기가 1850년경 저술한 『농정회요』는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임원경제지』『정조지』와 내용이 흡사하다. 이 중에서도 황두아는 특히 명나라 도가 양생기서로 잘 알려진 고렴의 『준생팔전(遵生八牋)』 『음찬복식전(飮饌服食牋)』의 『황두아(黃豆芽)』 항목을 그대로 직역한 것으로 보인다.

『정조지』에서도 『준생팔전』을 인용하고 있지만, 황두아는 요리법에서 누락되어 있다. 재료를 다루는 식감촬요(食鑑撮要)에서 황두아를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위에 해당되는 요리법과는 달리 재료를 설명하는 부분에 그친다.

마) 『조선요리제법』

1933년 방신영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조선요리제법』을 모작한 책이라 하여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경성지방법원에 소송을 걸었다.199) 저작권자가 강의영이므로 그가 피고인이 되었으며, 이 때문에 강의영이 서술한 요리책처럼 인식되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는 별개의 요리책으로 오해되었다.

통김치 부분을 비교했을 때 『조선요리제법』과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요리법이 일치한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나, 이용기가 방신영의 통김치 요리법을 ‘옛법’으로 칭하고 있으며200), 새로운 요리법을 소개하는 등 서술의 변화를 살필 수 있었다.201)

<표 28> 『조선요리제법』 1·2기와 유사한『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요리법

『조선요리제법』 1·2기와 유사한『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요리법

『조선요리제법』 1기와 2기의 내용과 비슷한 요리법이 다수 등장하지만, 『조선요리제법』 3기부터는 내용이 확연히 달라지며, 같은 요리명이어도 요리법이 상이하게 바뀐다. 『조선요리제법』 3기가 처음 발행된 1931년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재판을 찍는 해이다.

『조선요리제법』 3기가 전면적인 수정을 가하여 발행된 반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증보(增補)’라고 표기되어 발행되었지만 실제 증보된 내용은 소수에 불과했다. 위의 표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조선요리제법과 전체/부분적으로 일치하는 요리법을 정리한 것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많은 부분이 『조선요리제법』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특히 ‘손님 대접하는 법’부터 ‘우유 먹는 법’까지의 내용과 외국요리 부문이 거의 일치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조선요리제법』의 1·2기를 참조한 것으로 보이며, 목차의 구성도 유사하다. 조선요리의 경우 『부인필지』에서 비롯되었던 『조선요리제법』의 요리법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

<표 29> 『부인필지』 -『조선요리제법』 1기-『조선요리제법』 2기-『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약포 비교

『부인필지』 -『조선요리제법』 1기-『조선요리제법』 2기-『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약포 비교

* 약포 요리법은 두 가지가 나타나며, 이를 ㉠과 ㉡으로 구분하였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약포 요리법에서 『조선요리제법』의 ㉡에 해당하는 약포와 ㉠에 해당하는 약포 별법 내용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 문체는 거의 유사하지만,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내용이 추가된 양상을 보이며 ‘부득부득’ 등의 의성어를 사용하였다.

『조선요리제법』의 약포 별법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두 번째 문단에 해당하는데, 별법이 ‘별로이 하려면’이라는 말로 표현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저자가 『조선요리제법』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양상이 다른 예시에서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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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식진흥원 •전북음식플라자 •우석대학교 식품영영학 윤계순 교수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백두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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