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요리제법』과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저자가 보고 참고했으리라고 추측되는 인용문헌을 성격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의 3가지로 나뉜다.
1)조선시대 고문헌이자 농서(農書)·류서(類書)·총서(叢書)의 성격을 가진 문헌으로 『임원경제지』,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농정회요』와 2) 중국 요리책인 『수원식단』과 『준생팔전』 3) (『조선요리제법』의경우) 『부인필지』와 4)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경우) 『조선요리제법』 이다.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의 경우 필사본의 형태가 다수이지만, 판본의 수가 적지 않아 저자가 구하는데 무리가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1918년 회동서관에서 편집되고 출판된 『증정현토산림경제』가 존재하는데, 다만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참고 한 자주(煮酒) 항목이 제외되어 있어 이용기가 그 당시 이 판본을 알고 있을 가능성은 높지만 이 판본을 참고한 것은 아니라고 추정된다.
이 『증정현토산림경제』는 『산림경제』의 이본인 『산림경제보(補)』나, 『산림경제초(秒)』를 영인한 것으로 보인다.
『임원경제지』의 경우에는 식민지시기 필사본을 등사했다는 정보가 이용기 사후인 1938년 《동아일보》에 실려있는데,248) 현재 확인되는 6개 필사본이 포함하고 있는 지(志)의 내용이 상이하여, 면밀히 내용을 대조하지 않으면 어떤 것을 참조한 것인지 알기 어렵다.
주영하는 『임원경제지』 정조지』필사본이 등사된 사실을 바탕으로 이용기가 이 작업에 참여했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249) 이용기의 다른 저서인 악부가 이은상에 의해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기증되었으므로, 고려대학교에서 소장하고 있는 『임원경제지』를 보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서울대학교 규장각에서 보관하고 있는 판본이 요리법을 더 많이 실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 『임원경제지』를 참조하여 비교하였다.
『수원식단』은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연활자본 간행 『수원 36종』(1913)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목판본 『수원 36종』(1790년경)이 확인된다. 이용기가 앞에서 알려진 대로 장서가였고 책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면 이 두 책을 봤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만약 이용기가 달성 서씨 후손의 장서를 볼 기회가 있었다면 『임원경제지』,『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규합총서』, 『수원식단』을 함께 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사실상 추정에 불과하다. 시래기나물 항목에서는 『준생팔전』과 『농정회요』 둘 중 하나가 인용문헌으로 확인된다.
『준생팔전』의 경우 총 8권이 현재 원본으로 남아있으며, 『현설거중(弦雪居重)준생팔전』 과, 『증보준생팔전』의 두 형태로 나뉜다. 판본의 형태는 목판본과 석판본이 있는데 목판본이 대다수이며, 중국 판본이 국내에 수입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에 비해 최한기의 『농정회요』 필사본은 현재 일본 경도대학에 소장되어 있으며, 10권에 달하는 거질(巨帙)이므로 실제로 이를 본 독자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조선요리제법』이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부인필지』는 1908년 초판을 발행하면서《황성신문》에 6번 광고를 실었다.250) 그 중 6월 10일자에 실린 『부인필지』 서적 광고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右책은各⾊有名釀酒난法과饌需餠果煮炙⿂⾁의便利法과⾄於沈菜醬禁忌等⽅法과紡績裁縫糊⾐洗⾐等妙法을聚合야⼀般婦⼈의要覽을供
(번역: 다음의 책은 각기 유명한 술 만드는 법과 찬수(반찬)병과(과자), 자자어육(어육을 끓이고 굽는) 편리한 법과 침채(김치), 장, 금기 등 방법과 방적, 재봉, 호의(옷에 풀 먹이는 법), 세의 (세탁하는 법)등 묘한 법을 취합하여 일반 부인에게 요람(중요한 내용만 뽑아 간추려 놓은 책)을 제공합니다.)
元賣所 右⽂館(판매소 우문관)
分賣所 皇城各書舖(분매소 황성신문 각 서포)251)
1908년에만 발행되었던 『부인필지』는 황성신문 광고를 통해 널리 홍보되었으며, 황성신문을 파는 서포(서점)에서는 반드시 『부인필지』를 구매할 수 있었다.
또한 여학교 교사였던 이숙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인 독자를 위해 책을 저술했다. 방신영은 당대에 이 책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을 것이며 또한 방신영의 어머니가 이 요리책을 구매하고 읽은 다음에 딸에게 그 내용을 알려줬을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림 24> 황성신문에 실린 우문관의 『부인필지』 서적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