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리서 이야기 Ⅰ.

1. 동아누르미

늙어서 질겨진 동아를 얇게 저며 소금에 절인다. 무화채를 무르게 삶아 석이버섯, 표고버섯을 잘게 다져 후춧가루로 양념한 다음 저며둔 동아로 싼 뒤 중탕해 익힌다. 밀가루와 꿩고기 즙을 섞은 즙을 끼얹는다.

2. 어만두

석이버섯, 표고버섯, 생꿩고기, 잣을 한데 두드려 간장과 참기름에 볶아 소를 만든다. 생선을 아주 얇게 저며 녹두 가루를 묻힌 뒤 소를 놓고 만 다음 다시 녹두가루를 묻혀 만두처럼 삶는다.

3. 대구껍질누르미

꿩고기와 버섯을 잘게 다진다. 대구포의 비늘을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꿩고기에 국간장, 후춧가루, 천초가루와 모든 소 재료를 골고루 섞는다. 밀가루 풀로 대구 껍질을 두른 다음 소 재료를 대구 껍질로 싼다. 찜통에 찐 뒤 누르미를 만들어 낸다.

4. 빈자법

거피한 녹두를 갈아 되직한 반죽을 만든다. 거피한 팥을 꿀과 반죽해 소를 만든다. 잠기지 않을 만큼 기름을 부어 끓인 후 녹두 간 것을 조금 떠놓고 거피 팥소를 얹고 다시 녹두 간 것으로 덮어 노릇하게 지져서 먹는다.

5. 연근채

연근을 살짝 삶아 섬유질을 제거하고 한 치 길이로 잘라 기름장에 무쳐 식초를 살짝 뿌린다. 기름장에 밀가루 즙을 타서 연근을 굽는다.

6. 수증계

솥을 달궈 기름을 두르고 토막 낸 닭을 볶은 다음 물을 붓고 끓인다. 토란을 썰어 넣고 닭이 다 무르면 고기와 나물을 건져내고 간을 맞춘 후 고기를 넣어 내장 냄새를 없애고 밀가루 2국자를 섞는다. 오이를 길게 썰고 실파와 부추도 곁곁이 묶어 넓은 대접에 나물과 고기를 넣고 국물을 붓고 달걀 고명과 생강채, 후춧가루를 뿌린다.

7. 화전

두견화나 장미화, 목단화 꽃잎을 찹쌀가루와 껍질 벗긴 메밀가루에 넣어 눅게 반죽한다. 기름을 끓이고 조금씩 떠놓아 바삭하게 지진 후 한 김 나가면 꿀을 얹는다.

8. 가제육

돼지고기를 두껍고 짧게 썰어 기름간장에 재운 후 밀가루를 뽀얗게 묻힌다. 기름장을 치며 익도록 볶아 후춧가루로 양념하면 아주 맛있다.

9. 잡채

오이채, 무, 석이버섯, 표고버섯, 숙주나물은 씻고 도라지, 냉이, 미나리, 파, 두릅, 고사리, 시금치, 동아, 가지는 데치거나 삶아 한 치 길이로 썬다. 볶은 채소를 큰 대접에 각각 담아 꿩고기 즙을 뿌리고 산초, 후춧가루, 생강채를 뿌려 낸다.

10. 감향주

멥쌀 한 되를 깨끗이 씻어 가루로 만든다. 구멍떡을 만들어 익게 삶아 식힌다. 삶던 물 한 사발에 누룩가루 한 되, 구멍떡 한 되를 섞어 쳐서 술독에 담는다. 찹쌀 한 말을 깨끗이 씻어 밑술하는 날 물에 담갔다가 3일 후 찐다. 덜 식은 찹쌀과 밑술을 섞어 항아리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