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요리제법》은 1917년에 가정학자 방신영(1890~1977)이 집필한 음식 조리서다. 이전에도 빙허각 이씨의《규합총서》와 안동장씨의《음식디미방》등 필사본으로 기록한 음식 조리서들이 나왔지만, 인쇄본 조리서로는 국내 최초이기에 의미가 남다른 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한 1934년 7판을 중심으로 당시의 전통 음식문화와 책이 지니는 가치에 대해 알아본다.
♣ 국내 최초의 인쇄본 조리서
《조선요리제법》은 19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음식뿐 아니라 조선시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음식을 집대성한 조리서다. 1917년 초판발행 후 1921년 3판, 1934년 7판 등으로 계속해서 개정 . 보완해 국내 음식조리법을 집대성했다.
해방이후, 1954년에도《우리나라음식 만드는법》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해 I960년 33판을 발행할때까지도 개정과 증보를 거듭했다.
물론 저자 방신영도 책을 쓰며 성장했는데, 스스로 “초기《조선요리제법》은 어머니가 알려주는 요리법을 고사리 같은손으로 받아 적었으며, 점차 직접 조리하고 경험한 것을 더해 계속적으로 개정했다”고 기술했을 정도다.
《조선요리제법》은 궁중음식이나 양반가 음식이라기보다 일반 가정주부가 가족이나 손님을 위한 상차림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주로 다루었다.
방신영은 책 서문에 “좋은 재료를 가지고도 음식의 맛과 품질이 달라서 일반가정의 부인네들이 음식 만드는 것을 깨우치게 하고자 하는데 의의를 두었다”라고 강조한다. 당시는 신식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늘어나며, 가정에서 요리를 배울 시간이 줄어든 데다 서양의 새로운 음식이 등장하던 시기였다.
《조선요리제법》은 당시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재료의 양을 계량화하고 가장 기본적인 양념과 조미료 등을 과학적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작성해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책이 됐다.
* 글 : 최남순 배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치, 수정과 등 우리 전통 음식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연구 논문으로『데침조건에 따른 참취의 생리활성성분 및 품질특성 변화』, 공동논문『한식 간장의 이화학 및 관능적 특성』등이 있으며,《세계 식생활과 문화》, 《식품가공저장학》등을 공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