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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조리서 이야기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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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9. 조선 양반가의 요리책 <음식디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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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조선 시대 상류층 부인이 후손에게 남긴 기록

현대 요리책이 저자에 따라 조리법의 특징이 다르듯, <음식디미방>도 그만의 고유한 특징이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46가지 조리법 중에서 51가지 항목이 술 만드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이다.

요즘 시대의 가정 요리책이라면 술 제조법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이 분명해 흥미롭다. 술 제조법을 다양하고 방대하게 소개한 것은 당시 상류층, 즉 사대부 양반가의 가정주부가 하는 일 중에서 술빚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음을 의미한다.

유교문화를 따르며 예의범절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긴 당시에 조상의 제사를 모시거나 집을 방문하는 손님에게 격식을 갖춰 접대하는 것은 안주인의 가장 큰 임무였을 것이다. 이런 연유로 반가의 안주인은 1년 내내 술 빚느라 분주했을 것임을 예측할 수있다.

당시의 이러한 생활 문화가 <음식디미방>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음식 조리법은 국수, 만두, 떡 등의 면병류를 비롯해 어육류, 채소류, 국류, 초류 등 다양한 종류가 소개되어 있다.

조리법이 한글로 적혀 있고, 음식 만드는 법부터 조리기구까지 비교적 구체적이어서 기나긴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책을 보고 요리할수 있을 정도로 실용적인 것도 놀랍다. 요즘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는 음식을 어떻게 저장했는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장계향 음식디미방
<장계향 음식디미방>

복숭아나 가지, 생포 간수법등을 적어놓은 구절을 보면 냉장고가 없어도 음식이 상하지 않게 잘 보관했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다. 제철이 아닌 나물을 요리에 활용하는 방법도 소개해 놓았다.

오늘날처럼 과학이 발달한 것은 아니지만, 선조들의 지혜로 겨울철에도 비닐하우스 재배와 유사한 방법으로 채소와 과일을 재배해 먹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요즘에도 즐겨 먹는 만두와 국수는 오히려 선조들의 조리법이 더 다채로웠던 것 같다.

<음식디미방>에는 만두와 국수의 재료,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요리법이 소개되어 있어 요즘 요리에 적용해 볼 만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반찬도 다양하다. 흔히 볼수 있는 무침, 볶음뿐 아니라 앵두와 설탕을 조려서 굳힌, 요즘 젤리 같은 색다른 음식도 있다.

육류는 요즘 사람들과 즐기는 종류가 조금 달랐다. 소고기보다는 개고기와 꿩고기 요리가 더 많았다. 농경 사회였기 때문에 소를 식용으로 키우기보다는 생활 수단으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디미방>의 조리법 중 눈에 띄는 또 다른 점은 우리나라 음식에 거의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고추나 고춧가루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고추는 우리나라 문헌중 1613년에 쓴 <지봉유설>에 처음 소개되었는데 그 이후 1674년경에 만들어진 음식디미방에는 고추에 관한 기록이 어디에도 없다. 전문가들은 당시 이 지방에 고추가 유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음식의 매운맛을 무엇으로 냈을까 궁금해진다.

정답은 천초, 후추, 겨자 등이다. 고추와는 좀 다른 종류의 매운맛을 내는 재료들이다. 그래서 <음식디미방>의 조리법대로 만든 요리를 먹어보면 화끈한 매운맛 대신 은은한 매운맛을 느낄 수있다. 마늘보다는 생강을 양념으로 더 많이 썼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전통음식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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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식진흥원 •전북음식플라자 •우석대학교 식품영영학 윤계순 교수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백두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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