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미·쌀·보리 등의 곡류 전분질을 당화 및 알코올 발효과정(병행복발효)을 거쳐 초산 발효시켜 생산하는 곡류식초.
· 주정을 희석하고 무기염 등을 혼합하여 초산발효 과정을 거친 후 생산하는 알코올 식초.
· 과즙(과즙 농축액) 30% 정도를 첨가하여 발효시킨 과실(사과· 배· 포도· 매실· 복분자·석류 등) 식초.
· 순수한 과실을 원료로 알코올 및 초산 발효의 2단계 발효를 거쳐 생산되거나 병행복발효에 의해 생산되는 감, 사과 및 포도식초 등이 있다(표 8-2).
(표 8-2) 용도에 따른 식초의 분류
발효식초는 숙성이 되면서 부드럽고 감칠맛을 낼 수 있는 각종 유기산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건강 발효음료 식품인데 비하여 빙초산은 초산에 의해 단순히 신맛 만 낼 뿐 향이 없으며 석유 화합물인 에틸렌을 원료로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만든 초산으로 인체에 발암 유발을 일으키는 등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빙초산을 식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업소용, 단무지, 피클 절임 등의 식품 용도로 소비되어 국민 건강에 유해 요인이 될 수 있다.
나. 산도에 따른 식초 분류
현재 시판되는 식초는 산도 4∼5%인 저산도 식초, 6∼7%인 일반식초, 그리고 12∼14% 2배 식초,18∼19% 이상인 3배 식초로 구분되어 제조·판매되고 있다(표 8-3).
(표 8-3) 산도에 따른 식초의 분류
초산 함량이 높은 고산도 식초(2배 및 3배 식초)는 유가식인 심부 발효과정에서 많은 공기 주입으로 식초가 갖는 고유의 향은 거의 소실되고 자극적인 신맛으로 인해 기호성이 낮아 인위적으로 향을 첨가하여 시판하고 있다.
다. 원료별 종류에 따른 식초 분류
(1) 주정식초
주정식초는 전분질 원료나 당질 원료의 알코올 발효액을 증류하여 얻은 알코올 용액(90∼95%)을 초산 발효과정을 거쳐 만든 식초로서 유럽이나 미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며 화이트 비니거(White vinegar), 스피리트 비니거(Spirit vinegar), 디스틸드 비니거(Distilled vinegar) 또는 그레인 비니거(Grain vinegar) 등으로 불리고 있다.
주정(알코올)을 물로 희석한 후, 종균(종초)만 접종하면 탄소원 이외의 영양 성분이 부족하여 초산균의 증식과 알코올의 산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초산균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질소원(Peptone, Polypeptone, Amino acid 등)·인산염·칼륨·마그네슘·칼슘 등의 미량 원소를 영양원으로 첨가하면 초산균의 생육 속도가 빨라진다.
특히 식초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당류(Glucose, maltose 등), 코지 추출물, 주박, 물엿, 당밀, 주류(막걸리/약주/약용주), 맥아즙, 효모 추출물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단식 증류 장치로 제조한 주정은 증류 시 휘발성 향기가 날아가 향기가 전혀 없으므로 주정식초도 과일 유래의 에스테르 계열 향기가 부족한 단점이 있다.
(2) 쌀 식초
전분질 원료로 백미·쌀겨·쇄미를 사용하고 쌀 입국을 사용해서 당화시킨 후, 탁·약주 제조를 통해 알코올을 제조한다. 당화력과 단백질 분해력이 강한 누룩 또는 입국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담금 원료의 배합 비율은 일정하지 않지만 입국과 고두밥(지에밥) 이외의 찹쌀, 잡곡, 주박, 주류 등의 부원료를 혼합할 수도 있다.
우선 일반적인 제조 공정을 살펴보면, 증자한 고두밥 원량의 20∼30% 입국 또는 누룩 10%를 넣고 증자미의 200~300%가 되도록 용수를 가수하여 알코올 발효를 한다. 7일간의 알코올 발효가 종료되면 발효 술덧을 제성한 후, 총발효액의 5~10% 정도가 되도록 종초를 첨가하여 초산발효를 진행한다(그림 8-10).
정치 배양으로 식초를 제조할 경우, 2~4개월로 알코올 및 초산발효를 끝내고 수개월에서 수년간 저장 및 숙성 과정을 거치면 맛과 향이 조화된 고향미(高香味) 식초를 제조할 수 있다(그림 8-11).
(3) 주박식초
약주 및 청주를 압착한 주박 속에는 분해가 덜 된 전분, 단백질 등이 남아 있어 몇년간 저장·숙성을 시키면 효소 반응이 일어나 당분, 유기산류, 가용성 질소 화합물 등이 증가된다. 상기의 주박에 물을 넣어 죽 상태로 만든 후, 실온에서 정치발효를 하면서 매일 1∼2회 섞어주면 효모나 세균에 의해 알코올 및 산의 양이 증가하고 7~10일 후에 발효는 끝난다.
주박과 물의 혼합 비율은 일정하지 않지만 주박 1kg에 대해서 190~240% 정도 가수하면 품질이 뛰어난 주박 추출물을 얻을 수 있다. 발효가 끝나면 여과하여 여액과 주박으로 분리한다. 정치발효를 할 경우, 종초와 주박 여액을 적당한 비율로 혼합한 후, 30°C 발효 조건에서 초산 발효를 한다.
이때 발효액의 산도는 적어도 2% 이상이 되어야 하고 종초는 원료액의 10%를 넣는다. 그러나 산 생성 능력이 약한 종초의 경우는 동량 또는 1/3 정도를 넣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치 발효법은 발효 초기 3~4일은 품온이 약간 떨어지지만 균막이 완전히 형성된 후에는 발효조의 품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야 한다.
발효 후기에 접어들면 품온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알코올이 0.3~0.4%가 되면 발효를 끝내고 발효액을 상온까지 내린다. 원료에 따라 숙성 기간이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3~6개월 정도 저장한 후(표 8-4), 여과·살균하여 제품화한다(그림 8-12).
(표 8-4) 주박의 성분 변화
(4) 맥아식초
보리·조·수수·옥수수 등 잡곡류를 원료로 맥아 분말과 물을 넣고 55°C 항온 수조에서 3∼8시간 전분을 당화시켜 여과한다. 여액을 끓이고 나서 실온(26~32°C)으로 냉각시킨 후, 효모(S. cerevisiae)를 접종하여 알코올 발효를 5일간 시킨다.
여과, 살균한 발효액으로 초산 발효를 하며 최종 제품의 산도는 4∼5% 정도가 된다. 특히 보리를 원료로 만든 맥아식초는 보리 유래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성된 아미노산으로 인해 진한 향미를 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5) 사과식초
사과식초 제조에 사용하려는 원료는 완숙되어 당분 함량이 높고 흠이 없으며 부패 되지 않은 사과를 선택하고 마쇄와 압착을 하여 착즙액을 얻어낸다. 과즙액을 95~98°C에서 가열 살균한 후, 알코올 및 초산발효 과정을 거쳐 사과식초를 제조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과즙을 살균하지 않고 사용하였을 경우, 알코올 발효 후기에 젖산균이 사과산을 젖산으로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되어 식초가 가지는 자극적인 산미는 감소하고 상큼한 맛의 젖산이 증가된다(그림 8-13).
착즙한 사과 과즙액은 펙틴이 남아 있어 혼탁의 원인이 되므로 알코올 발효를 하기 전에 펙틴 분해 효소를 사용하여 이들을 분해시켜야 좋은 품질의 사과식초를 만들 수 있다(그림 8-14). 특히 정치발효 시킨 사과식초는 향기 등의 방향성이 우수하고 산미가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6) 포도식초
포도식초에는 백포도를 파쇄·착즙하여 알코올 및 초산발효를 거쳐 생성한 백포도식초(White wine vinegar)와 적포도를 파쇄한 후, 과피와 함께 알코올·초산 발효를 시켜 만든 적포도식초(Red wine vinegar) 두 종류가 있다. 과즙 또는 농축액을 알코올 발효시킨 경우에는 초산 발효 전에 60~70°C로 가열하여 초산 발효에 방해가 되는 곰팡이나 산막 효모 등을 살균하고 단백질과 콜로이드물질 등을 응고·침전시켜 제거한 후에 초산 발효를 시작한다(그림 8-15).
포도식초는 예부터 프랑스에서 제조되어 왔으며, 정치발효법(Orleans process)으로 제조하였다. 제품은 보통 산도 5~7%이고, 포도주와 유사한 독특한 향이 난다(그림 8-16).
(7) 증류식초
맥아식초를 증류한 것이 증류식초인데 알코올로 만든 주정식초와는 다르다. 맥아식초 증류는 유리 또는 스테인리스 스틸 용기를 사용하며 0.8~0.9 기압으로 감압하고 내부의 가열용 코일관에 고압증기를 보내면서 가열한다. 연속적으로 맥아 식초를 주입하여 생기는 식초의 증기는 충전물이 들어 있는 칼럼(Column)을 통하여 거품을 제거하고 냉각수로 냉각하여 수기에 받는다.
제품의 산도는 5~7%이고 무색, 투명하며 휘발 성분만 채취되므로 엑기스분이 없고 필요에 따라 비휘발산·당분·기타 첨가물을 넣어 가공하기도 한다. 주로 피클, 마요네즈 등의 가공 식품 제조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