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헌에 수록된 누룩은 곡자, 국얼, 국자, 주매 및 은매 등으로 불리어 왔으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술을 빚는 데 쓰는 발효제”로, <새우리말큰사전>에는 “곡물을 쪄서 누룩곰팡이를 번식시킨 술을 빚는 데 쓰는 발효제”로 기술되어 있다.
국세청 기술연구소(1971년)의 탁·약주 제조방법에는 “곡자란 날곡류 자체가 함유하고 있는 효소와, 여기에 리조푸스(Rhizopus spp.),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spp.), 리키데미아(Lichtheimia spp.) 및 털 곰팡이류(Mucor spp.) 등의 사상균과 효모 및 기타 균류가 번식하여 각종 효소를 생성분비하는 발효제”라고 정의하고 있다.
누룩은 술을 빚기 위한 원료로 사용되지만 『주세법』, 『주세법 시행령』, 『주세법시행규칙』 등에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지 않고 국(麴)으로 광의의 개념으로 해석되지만 누룩(곡자)과 국(입국)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주세법』 제 3조에 정의된 국은 전분물질 또는 전분물질과 기타 물료를 섞은 것에 곰팡이류를 번식 시킨 것 또는 효소로서 전분물질을 당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정의를 하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고을마다 다양한 형태의 누룩을 빚어 만들었다. 주종에 따라 탁·약주용, 소주용으로 구분하였으며 사용하는 원료에 따라 소맥누룩·쌀누룩·녹두누룩·고량누룩·연맥누룩 등 고문헌에는 수십여 종의 누룩이 기록되어 있다. 누룩은 떡누룩(병곡)과 흩임누룩(산곡)으로 분류되며 떡누룩은 분쇄 정도와 약초 등의 사용에 따라 3종류(분국, 조국 및 초곡)로 다시 나누어 진다.
누룩은 우리나라 전통 발효주를 만들 때 꼭 필요한 발효제로 호화시키지 않은 곡류에 다양한 효소와 향미를 가진 미생물을 자연적으로 증식시킨 것이다. 누룩을 만들 때는 밀, 귀리, 오밀, 조곡, 밀가루, 현미를 원료로 하고 조분쇄하여 사용한다. 다양한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각 지방에서 생산하는 원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누룩은 사상균에 의한 당화제 역할과 효모에 의한 발효제 역할을 겸비하여 전통 술을 양조할 때 주모를 사용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이는 누룩의 주원료인 날곡류가 함유하고 있는 거미줄곰팡이, 황국균, 백국균, 털곰팡이 등의 다양한 종균이 번식하여 각종 효소를 생성하고 분비하는 주모의 모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누룩의 원료로 사용하는 통밀에는 (표 2-1)과 같이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 미생물이 생육하기에 최적의 장소를 제공해 준다.
가. 누룩에서 많이 발견되는 미생물
전통 누룩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곰팡이는 리조푸스(Rhizopus spp.)로, 생전분 분해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유기산 생성도 탁월하다. 털곰팡이에서도 유기산이 검출되지만 포자의 발아 속도가 다른 사상균에 비해 매우 늦기 때문에 누룩에서는 털곰팡이의 빈도는 비교적 적다.
출현 빈도가 높은 사상균은 리조푸스(Rhizopus spp.), 리키데미아(Lichtheimia spp.),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재(Aspergillus oryzae), 엔도미세스(Endomyces spp.), 무코르(Mucor spp), 아스페르길루스 글라우쿠스(Aspergillus glaucus), 아스페러스길러스 루추엔시스(Aspergillus luchuensis)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