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술의 복원을 통해 조상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리다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즐겨 마셔 왔고 우리 입맛에 길들여진 전통주. 특히 조선 시대에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집집마다 제삿술을 받드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양주 문화가 활짝 꽃을 피웠다. 문헌에 기록된 술 종류만도 360여 종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전해지고 있지 않다.
그 이유가 일제 강점기를 지나면서 대부분의 전통주가 소멸되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오랜 기간 축적된 우리 술 양조법에 숨어 있는 조상들의 지혜를 찾아내고, 과학적 해석을 통하여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며, 나아가 현대인의 취향에 맞는 양조 기술을 개발하고자 고문헌 속 전통주의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어떤 술들을 복원했나?
우리 술 복원프로젝트는 2008년부터 수행되었으며 연간 2~4종을 복원하여 2012년까지 총 15종의 전통주를 복원할 계획이다. 현재 삼일주, 황금주, 녹파주, 아황주, 도화주, 석탄주, 벽향주 등을 복원하였고 삼해주, 진상주, 삼미감향주를 복원하고 있는 중이다.
복원 중에 찾은 전통 기술이나 녹색 기술은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핵심 기술을 생산 업체에 기술이전하여 실용화하고 있는데, 그중 녹파주는 경남 함양의 전통주 명인에게 기술 이전되어 상품으로 출시됨으로써 일반인들도 옛날 우리 선조들이 즐겨 마시던 전통주의 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황금주는 현재 경기 이천과 강원 철원의 소규모 전통주 업체에서 현장적용 연구를 수행 중이다.
♣ 전통주 복원의 의의
재료나 제조 방법의 복원을 통한 기술적 접근도 필요하지만 전통주가 지니고 있는 문화적 중요성과 의미도 함께 조명해야 할 것이다. 시대나 지역, 재료, 신분 등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전통주를 분석하고 발굴하여 향후 소중한 국가의 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농업과의 연계를 통한 전통주 산업의 발전도 좋지만 김치, 장 등 세계적으로 우수한 음식문화를 갖고 있는 민족으로서 ‘전통주’는 새로운 세계화의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프랑스의 와인이나 일본의 사케가 대표적인 술인 것처럼, 우리도 조상의 자랑스러운 유산인 다양한 전통주를 복원하여 우리 술도 세계인이 사랑할 수 있는 명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