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소비는 양산의 시대에서 남과는 다른 ‘나만의 것’을 찾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처럼 제품에 차별성을 부여하는 주체가 명인이다. 세계사적으로, 명인은 세계의 문화를 이끌었고,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선진국에는 과거부터 명인의 공적을 평가하여 훈장을 수여하고, 훈격을 높여주는 등 다양한 제도가 존재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기술과 관련한 직업이 천시되어 왔다.
또한 명인에 대한 정식 명칭은 기능전수자, 기능보유자 등으로 격(格)이 낮게 불리고 있으며, 과거의 직업관이 여전히 남아 있어,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명인에 대한 이러한 낮은 사회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묵묵하게 전통을 계승하고 창조를 이루어온 많은 농식품 명인들이 존재한다.
① 故강대인 명인은 조선의 실학자 홍만선이 창안한 생명동태적 농법을 구현하였고, 동의보감에 실린 기능성 쌀을 재현하기 위해, 오방색의 기능성 쌀 재배에 성공하였다.
② 우희열 명인은 시어머니인 故김영신 명인으로부터 백제의 애환이 담긴 한산소곡주를 계승하였으며, ③ 이성호 명인은 45년의 연구 끝에 인삼보다 비싼 도라지를 탄생시켰고, ④ 박수근 명인은 3대에 걸친 비법을 실천하여, 1kg에 2,500만원인 세계 최고가의 수제녹차를 만들어 내었다.
⑤ 강봉석 명인은 대를 이어서 대한민국 엿의 자존심을 지켰고, 다양한 기능성 엿으로 거듭나게 하였다. ⑥ 김규흔 명인은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에서 초청강연회를 가질 만큼, 한과의 명성을 세계만방에 전하였다.
⑦ 한안자 명인은 황후장상의 입맛을 계승한 동국장을 복원하였고, ⑧ 이윤현 명인은 땅 부자가 되는 것도 마다하면서 40년간 명품배 만들기에 힘썼고, ⑨ 조옥화 명인은 임금님의 술을 재현한 안동소주를 만들어내었다.
⑩ 손민우 명인은 젖소 2마리로 시작하여 치열한 연구 끝에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 나라에서 치즈의 명인으로 우뚝 섰다.
우리나라가 21세기에서 지향하는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1) 명인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고, (2)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명인 네트워크’의 구축, (3) 명인 작품의 문화상품화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접근과 (4)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