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한국을 찾는 무슬림 방문객들이 많아짐에 따라 무슬림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음식을 먹어야 하는 무슬림 방문객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할랄 한식메뉴와 이를 판매하는 할랄 한식당은 그리 많지 않다. 반면, 무슬림 방문객들에게 관심을 갖는 국내외의 한식관련 종사자들은 무슬림과 할랄, 그리고 할랄 한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무슬림을 위한 한식레시피」는 무슬림을 위한 할랄 한식당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그로 인해 무슬림 방문객들이 한식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책에는 무슬림들이 종교적 신념을 지키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40가지의 한식 메뉴의 레시피가 담겨 있다.
또한, 이슬람 문화에 대한 정보를 수록하여 무슬림 방문객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자 할 경우, 준비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정보도 수록하였다. 이를 통해 침체되어 있는 한식당들에게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무슬림들에게는 한식과 한국문화에 대해 친숙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자 한다.
무슬림이 거주하는 이슬람국가는 서쪽으로는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로부터 동쪽으로는 서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까지 매우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있다. 이에 따라 메뉴개발 타깃 국가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관광객의 방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선정하였다.
또한, 관광소비가 많고 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이 높은 점, 의료관광으로 우리나라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걸프협력 회의(GCC: Gulf Cooperation Council) 국가를 중동 지역 타깃국가로 삼아 메뉴 개발을 진행하였다.
그동안 우리는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과정에서 우리의 정통 한식을 강조하여 현지화에 일부 어려움을 겪어 왔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아무리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현지인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추가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현지의 식재료가 한식의 식재료와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현지화된 메뉴 개발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를 바탕으로 1차로 아랍 및 동남아시아지역 무슬림 고객을 타깃으로 한 메뉴를 각각 20가지씩 총 40가지를 개발하였고, 개발된 메뉴가 실제 타깃지역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그 지역 출신 유학생 및 주한 이슬람국가 외교관 부인들을 초청하는 등, 2회에 걸쳐 시식회를 실시함으로써 메뉴에 대한 검증 및 보완 과정을 거쳐 메뉴 개발을 완성하였다.
메뉴 개발과정에서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던 부분은 전통 장류 및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장류제품의 사용 가능 여부였다. 일반적인 장류 제품의 숙성과정에서 자연발효로 생성되는 알코올은 취하게 할 의도가 아니므로 할랄로 인정될 수 있다.
다만 할랄장류제품이 개발된 후에는 할랄제품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결론을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 및 말레이시아 이슬람과학대학(USIM), 국제이슬람대학(IIUM) 할랄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여 도출하였다.
후반부에는 이슬람 문화 및 사회예절 등을 수록하여 무슬림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으며, 무슬림들이 방문할 수 있는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을 단계별로 분류하여 무슬림들을 유치하고자 하는 한식당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였다.
이 책을 통하여 무슬림 관광객 및 무슬림 시장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줄이고, 세계 곳곳의 한식당에서 무슬림 고객의 입맛과 기호에 맞는 할랄 한식을 제공함으로써, 한식의 현지화 및 대중화에 기여함과 동시에 향후 정통한식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중간 단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한식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