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김치가 국제식품규격Codex에 등록됨으로써 명실공이 한국 고유의 대표 전통발효식품이 국제적 승인을 받게 되었으며, 2006년에는 미국 『Health』 지에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2013년 12월 5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8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를 위한 정부간위원회에서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가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 확정되면서 그 문화적 가치가 또 한 번 세계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입맛과 건강을 지켜 온 전통발효식품 김치가,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세계인들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아온 데 이어 문화종주국으로서 위상도 인정받은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정부와 관계기관, 단체들이 추진해온 김치의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 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민족 음식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제조법, 조리법, 영양, 기능성, 재료 등 자연과학 영역 외에 인문학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김치에 관한 연구와 관심사는 주로 자연과학 분야에 편중됨으로써 ‘김치의 세계화’에 늘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김치와 김장문화는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한민족 사회만의 독특한 민속현상 으로 21세기인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비중 있는‘ 음식문화’입니다.
원료생산에서 김치를 만들어 먹기까지 과정에서 빚어지는 문화 현상, 즉 김장문화에 대한 인문 . 사회학적 요소들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김치를 단순한 하나의 음식이 아닌 멋진 문화로서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여, 그 것을 세계인들에게 전달 해 가는 것이 김치와 한식을 세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일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인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자리 잡고 있는 김치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는 단편적이고 간헐적으로만 진행되어 왔습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에 관한 학문을 기존의 자연과학적 R&D 분야와 인문사회학적 분야를 아우르는 하나의 학문 범주로서 김·치·학Kimchiology을 제안하고 정립해 나가고자 합니다.
저희 연구소에서는 2013년 11월에 ‘제1회 김치학 심포지움’을 개최하였고 그 자리에서 발표, 논의되었던 내용을 재구성하여 김치학 총서의 첫 번째 시리즈로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본 총서는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축하하고 국민들과 함께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시각을 넓히고 그 가치를 공유하고자 기획된 것입니다.
김치학에 대한 연구가 시작 단계인 만큼 내용에 미흡한 점이 있을 것이라 사료 됩니다. 이점 너그럽게 보아 주시기 바라며, 끝으로 김치학 정립에 뜻을 함께 해 주시고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발간을 위해 옥고玉稿를 집필해 주신 저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세계김치연구소장 박 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