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들이 식품의 안전·안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국내산 식재료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식재료의 품목별 주산지, 생산량, 생산시기, 산지별 특징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식재료 정보 현황 파악을 통해 소비자는 식재료에 대한 정보 습득이 용이해지고, 생산자는 소비지에서 필요로 하는 품목의 맞춤형 식재료 생산 및 수요 예측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유통의 단계가 축소되는 ‘슬림화’가 이뤄진다면 생산자와 식품·외식업계, 그리고 소비자의 동반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 외식업 식재료 사용 현황
우리나라의 외식산업은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다. 2013년 통계청에 따르면 약 79조5500억 원의 연간매출을 기록했다. 식품산업을 포함할 경우 연간 매출은 약 153조 원(2012년 기준)이다. 식자재 유통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 규모는 약 105조 원대 (2012년 기준)로 추정된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 외식업체와 식품 가공업체, 급식 업체를 상대로 각종 식자재를 공급하는 B2B 시장이 47조 원대다.
백화점과 할인점, 기업형 수퍼마켓, 재래시장 등 유통 업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는 B2C 시장은 58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반면 농축산업생산액은 약 46조 원으로 식품·외식산업 매출의 약 1/3 수준이다.
2014년 식량 자급률은 49.8%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식품제조업체의 국내산 농산물 이용 비중은 41.9%로 식량 자급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가공원료의 경우 국내산 농산물 이용 비중은 83.6%로 수입산 16.4%에 비해 높았으나 원물은 국내산이 28.3%로 수입산 71.7%에 크게 못 미쳤다.
국내산 농산물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가격 문제와 물량수급 때문이다. 쌀의 경우 국내산 물량이 충분하지만 가격은 수입산이 유리하다. 나머지 곡류는 국내 생산량이 적어 수급이 불안정하고 가격도 수입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반면 식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산 식재의 사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식품업계보다 외식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외식업체가 식재료를 구매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신선도가 55.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이 가격으로 일반 음식점(35.96%)이 프랜차이즈(27.9%)보다 더 가격에 민감했다.
외식업체의 국내산 농축산물 이용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은 쌀로 97.8%에 이르는 반면 소고기는 35.9%에 불과했다. 돼지고기도 국내산 공급량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수입산 이용율이 66%에 달하고 있으며, 고춧가루 역시 국내산 이용률은 52.3%로 나머지는 중국산 등 수입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체들이 수입산을 이용하는 이유는 국내산의 높은 가격과 수급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국내산 농산물은 대부분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높았으며, 건고추와 마늘 등은 국내산이 수입산에 비해 약 2배나 높았다.
다만 양파 등 일부 품목은 수입 시 관세율이 높아 국내산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농산물의 수급 또한 산지와의 계약재배 방식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농산물 가운데 당근, 마늘, 양파, 포도 등 노지 작물은 기상조건에 민감해 생산량 변동이 커 외식 업체들이 안정적인 식재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밖에 외식업체가 산지와 직거래할 경우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위한 영수증 발급이 어려워 기피하는 사례도 많다.
외식업체의 산지 직거래 기피는 식재조달의 가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식업체의 식재 조달방법은 생산자와의 직거래, 산지농협, 현지 벤더, 도매시장, 대형 유통센터, 식재료 유통업체 등의 단계를 거치는 방법이 있다. 수입식재의 경우 수입 상사를 거쳐 구매하기도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47.8%는 도소매업자를 통해 식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 이어 직접 조사 38.2%, 신문 등 언론 7.2%, 인터넷 3.0% 등의 순 이었다.
식재를 구입하는 경로는 도매시장이 33.0%, 중간도매업자나 벤더 업체 27.8%, 재래시장 25.1%,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7.6%, 산지 직구매 2.6%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원활한 식자재 수급을 위한 생산자조직과 외식업계 간의 계약거래 및 계약재배, 출하예약시스템 강화 등 조절기능 확대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 식재료의 품목과 생산지, 생산시기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식재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확보한 외식업체의 경우 중간 유통 업자를 거치지 않고 산지와 직거래가 가능하다.
산지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한 유통비 절감은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적절한 판매가를 책정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양질의 국내산 식재 사용은 소비자 트렌드와 부합하면서 외식업계의 안정적인 운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국내산 식재료에 대한 관심과 합리적인 구매를 통한 B2B 시장의 활성화는 농축산업과 식품·외식업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