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맛의 증진
한식에서 양념을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간을 맞추고, 좋은 맛은 상승, 나쁜 맛은 상쇄시켜 맛의 조화를 이루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짠맛을 내는 소금·간장, 단맛을 내는 설탕·꿀·물엿, 신맛을 내는 식초, 매운맛을 내는 고춧가루·고추장 등을 기본으로 사용하며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멸치, 다시마, 표고, 새우 등을 사용한다. 또한 이들 재료를 복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맛의 상승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2) 냄새 제거
양념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육류의 누린내나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다.
파, 마늘, 양파 등은 황화알릴류의 황화합물을 함유하고 있고 생강은 진저롤(zingerol)과 쇼가올(shogaol)이 미뢰를 둔화시켜 냄새를 감지하지 못하게 하며 고추의 캡사이신(capsaicin), 후추의 피페린(piperin), 겨자의 알릴 겨자유(allyl mustard oil), 계피, 산초 등의 매운맛이 미뢰를 마비시켜 냄새 감지를 둔화시키는 등 강한 향을 함유한 재료로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
된장도 콜로이드성이 냄새성분을 흡착하여 돼지고기나 해산물 조리 시에 냄새제거 효과가 있으며, 막걸리나 청주 등의 술 역시 조리 시 사용하게 되면 생선 비린내가 알코올 성분과 같이 휘발하게 되어 냄새를 제거해 준다.
(3) 풍미 증진
참기름이나 들기름, 참깨, 들깨, 잣가루 등을 음식에 넣으면 고소한 맛, 독특한 향과 풍미가 생기며 음식이 부드럽고 윤기가 더해진다. 조리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첨가한다.
(4) 윤기와 점도 증가
물엿이나 꿀을 조림, 초, 정과 등의 음식에 넣으면 단맛도 나지만 음식 표면에 윤기가 나며 점성이 높아지고 음식이 쉽게 마르지 않게 된다.
(5) 연육작용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육류를 재울 때 배를 사용하였다. 배에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protease)가 들어 있어 육류의 연화에 도움을 준다. 또한 설탕, 배즙, 꿀, 양파즙 등을 육류 조리 시에 넣으면 당이 물을 보유하는 성질, 즉 보수성이 증가하여 육류가 연하게 느껴진다.
소금이나 간장도 육류에 정량을 첨가하면 연해지는데 이는 근원섬유단백질이 염용성이므로 MgCl2, NaCl, KCl과 같은 염이근섬유와 접촉되는 부분을 분해시켜 단백질의 극성분자들이 표면에 재배열되면서 수분과 결합하는 능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육류에 1.3∼1.5%의 염을 첨가하면 간도 적절하고 연화 효과도 있지만 5% 이상이 되면 탈수가 되어 질기고 맛이 없어진다.
(6) 질감 향상
홍어, 간재미 등의 생선살이나 해삼에 식초나 막걸리를 넣으면 이들 안의 유기산의 작용으로 생선 단백질이 등전점 가까이 저하되면서 생선살에 탄력이 생기고 단단해진다. 또한 새콤하게 회로 무쳐 먹는 홍어, 간재미 등 생선의 잔가시는 산에 의해 칼슘이 용해되면서 뼈째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 또 다른 질감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