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식 세계화 인프라 구축
21세기 글로벌시대를 맞아 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식 세계화는 몇 몇 행사를 통해서 이미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등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기 시작 했다. 그러나 이런 세계 각국의 한식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한식이 세계적인 음식의 대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정부의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지지를 동반한 체계적인 인프라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한식 세계화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 농수산물유통공사,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국가정보원 및 서울시는 상호 간의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독자적인 사업이 진행되므로 업무가 중복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조현순, 2009).
다시 말해, 음식의 세계화에 이미 성공한 태국, 일본, 혹은 이탈리아와 같이 정부산하 외식산업 전담부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이들 나라는 외식 관련 정부산하 기관이 구축한 체계화된 인프라를 통해서 세계 각국에 자국의 음식을 널리 알릴 뿐만 아니라 막강한 로비를 행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태국은 2001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태국요리 세계화 프로젝트인 ‘Kitchen to the World’를 전략사업으로 추진하여 2007년 9,100여 개에 이르는 해외의 태국 레스토랑을 2008년까지 2만여 개로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일본은 2005년 ‘일식 인구 배증 5개년 계획’을 정부 차원에서 수립하여 전 세계에 일본식당을 2만 5,000개 까지 늘리고 일식인구를 12억 명으로 확산해서 일식을 세계 3대 요리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이규진 외, 2007).
이미 이들 나라들은 자국의 음식을 세계화하기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그 결과가 통계로 나오고 있는 실정인 반면 한국은 이제 시작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이상 비효율적인 조직으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며 한식의 세계화가 하루 속히 정착되기 위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 하다.
그리고 보다 효율적인 인프라의 구축을 위해서 현지인 식품 관련 전문가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현지인들의 입맛과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국내 거주 한국인보다 훨씬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Kim et al., 2004).
그리고 이들을 통한 ‘mouth-to-mouth’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당한 홍보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서 미주, 유럽, 동아시아지역 등으로 세분화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권한다.
2) 한식의 이미지 포지셔닝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품의 포지셔닝(positioning)이다(Ries & Trout, 2001). 한식을 세계화한다는 것은 한식을 상품화하여 외국에 내 놓는 작업이다. 따라서 ‘우리 고유의 한식을 미국시장에서 어떻게 포지셔닝 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Kim, 2004).
예를 들어, 비만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건강을 생각하는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외면 당하던 맥도날드가 다시 미국에서 성공적인 기업의 모델로 거듭나게 된 이유는 부단한 노력으로 새로운 이미지 포지셔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Me Chow, P. F. Chang은 고급화 이미지 포지셔닝, 베트남의 포 호아(Pho Hoa)는 웰빙 이미지 포지셔닝, 태국의 스위트바질 레스토랑(Sweet Basil Restaurant)은 고급화 이미지 포지셔닝을 통해 성공한 예라고 할 수 있다(조현순, 2009).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 하더라도 이미지 포지셔닝에 실패하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미국 에서 한식의 ‘웰빙 이미지’ 포지셔닝은 현재 미국들의 관심의 대상인 ‘건강’ 그리고 ‘친 환경 식품’과 가장 부합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 포지셔닝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면 소비자들은 싫증을 내고 다른 대체식품을 찾기 시작하므로 하루 속히 한식 세계화 전담 부서에서 이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권한다.
3) 세계적인 브랜드 셰프 양성
21세기의 현대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스컴에 익숙해져 있고 이를 통해서 전 세계 유명 요리사들의 요리를 눈으로 즐기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셰프(brand chef) 혹은 스타 셰프(star chef)들의 요리를 방송 하는 다양한 식품 전문 TV 채널을 통해서 그들이 사용하는 조리기구에서부터 음식재료, 나아가서 그들이 만든 메뉴는 그들의 유명세를 타고 상품화되기까지 한다(김태희 외, 2007).
예를 들어, 프랑스의 오거스트 에스코피에(Auguste Escoffier), 폴 보퀴즈 (Paul Bocus)와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스페인의 페란 아드리아(Ferran Adria), 미국의 토마스 켈러(Thomas Keller), 데이비드 불레이(David Bouley) 등이 세계적인 브랜드 셰프 혹은 스타 셰프들이다.
특히, 고든 램지(Gordon Ramsey), 델리아 스미스 (Delia Smith)는 “영국요리는 없다.”라는 혹평 속에서 수준 높은 브랜드 셰프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특히 최근에 방송을 통해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영국의 젊은 스타 셰프,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는 영국의 요리를 세계로 알린 공로를 인정 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를 수여 받기도 했다.
제이미 올리버가 방송에서 사용했던 조리기구들은 그의 이름으로 전 세계로 팔려 나갔다. 이와 같이 21세기는 각국의 요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있어서 브랜드 셰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Oliver, 2003).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인 미슐랭 가이드는 매년 세계적인 미슐랭 스타 셰프를 소개하는데, 일본의 경우 미슐랭 스타 셰프들의 레스토랑을 흔하게 찾아 볼 수 있으나,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아직 한 군데도 없다. 브랜드 셰프의 양성을 통한 한식의 세계화는 정부와 방송 매체가 함께 이루어 가야 할 과제이다.
4) 표준화된 레시피 개발 및 보급화
한식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고도 볼 수 있는 특징은 ‘손맛’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음식의 요리책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표현 중의 하나가 ‘적당량’이다. 이 표현은 한식요리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정말 편리하지만, 한식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더 없이 까다롭고도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한식에 대해 맛도 요리법도 생소한 외국인들 에게는 가까이 하기 힘든 요리법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매년 열리는 입양아들을 위한 캠프가 2009년 여름 랜싱에서 열렸는데 그 프로그램의 일부로 한식요리 시간을 편성하였다.
그 결과, 표준화한 불고기, 김치전, 볶음밥의 레시피는 그들의 입맛에도 잘 맞았고 조리법도 간편하여 매우 인기가 있었다. 입양아들의 양부모들은 그 레시피를 가져가기를 원했고 이와 같이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표준화된 다양한 한식의 레시피를 원했다.
따라서 한식의 세계화를 담당하는 부서의 책임하에 대표적인 한국음식의 표준 레시피를 만드는 작업이 하루 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것은 반드시 따라 하기 쉬운 간편하고 단순한 레시피이어야 한다.
5) 퓨전 한식과 전통 한식의 병행
한식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변형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전통 한식을 외국 인들에게 선 보일 준비 또한 필요하다.
즉, 한국음식을 처음 접하거나 한국음식의 맵고 자극적인 맛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들을 위한 간편하고 다양한 퓨전 한식의 개발과 이미 한국음식에 익숙해져 있고 보다 전통적인 한식의 깊은 맛을 즐기기 원하는 이들을 위한 전통적인 고급 한식의 세계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 인터컨티넨탈의 레스토랑 & 바인 ‘스카이 라운지’에서 배한철 총주방장에 의해 소개된 퓨전한식의 메뉴들(가리비구이와 복주머니 잡채, 토마토 티 수프와 김치 만두, 고추장 소스의 메로구이, 오미자 셔벗, 한우 갈비구이와 버섯을 올린 한우 안심, 라이 스, 배와 무 테린, 마운틴베리 티안, 잣 아라베스크, 복분자소스, 녹차와 떡)은 파리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참석한 외국인들로 극찬을 받았다(주간조선, 2009).
이러한 한식의 차별화 전략은 한식의 세계화가 보다 앞당겨질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인 동시에 보다 다양한 계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6) 다양하고 적극적인 홍보
한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식의 포지셔닝이 가장 중요한 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브랜드 셰프를 통한 한식의 홍보도 효과 적인 방법 중의 하나라고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뉴욕이나 워싱턴 D.C에서 의 정기적인 한식 페스티벌 행사를 한식 세계화팀이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미국 전역 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한식의 표준화된 레시피를 미국 전 지역의 한국음식점에 배치하여 한식에 관심있는 미국인은 누구나 레시피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홍보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혹은 한식의 세계화 웹사이트를 만들어 표준화된 레시피뿐만 아니라 한식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는 것 또한 좋은 한식의 홍보방법이 될 수 있다.
7) 서비스방법의 개선
이 외에 미래를 위한 제안으로 한국음식의 서비스방법을 개선할 것을 권한다. 첫째, 한식은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정겹게 음식을 나누는 한솥문화가 특징인데, 이는 이런 음식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들에게 거부감을 준다. 따라서 음식을 1인분씩 제공 하도록 권한다.
둘째, 보다 선진화된 위생시설에 대한 인식이 자각되어지기를 바란다. 셋째, 가족 위주의 식당운영체제에서 벗어나 전문 매니저를 채용하여 미국 현지인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특히 메뉴를 보다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는 종업원들의 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