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리나라 음식의 어떠한 특성이 다문화 조리화를 적용시키는데 난점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이를 통하여 해결방안을 찾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최근의 우리나라 음식의 세계화와 관련된 연구에서 주로 한국 음식에 메뉴 및 조리방법을 우리나라의 시각에서 접근하여 이를 연구하는 방향에 주로 관점을 맞추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이를 받아들이는 대상으로 하여금 거리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세계화에 있어 효율적이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서구인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서구인 전문가 집단이 한식의 특징에 대하여 충분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시된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따르지 않기 위해서 양식 관련 한국인 조리 전문가 집단을 동수로 구성하여 두 집단의 시각을 최대한 고려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러한 접근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음식의 다문화 조리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다소 한국인의 생각과 다를 수 있으나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런 접근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에 본 연구는 크게 네 가지 차원에서 접근하였다. 첫 번째로는 한식이 다문화 조리화 하는데 있어 어렵게 만드는 한식의 특징에 대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수집하였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우리나라 음식의 고유한 특성 중 하나인 매운 맛이 서구인들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서구인들에게 한식 자체가 알려져 있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발효음식의 특성을 어떻게 서구인들에게 접근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로 나타나고 있으며 국물이 많은 한식의 특성으로 인한 이질감 발생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도출되었다.
또한 서양 식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와인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은 한식이 서구에 고급화된 음식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겠다. 이에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찾는 노력과 동시에 와인의 맛을 더함으로서 한식의 맛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조리법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또한 일반적으로 찰진 맛을 싫어한다는 의견과는 달리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도출되고 있는데, 추가 인터뷰를 통한 분석에서 대부분의 서구인들이 처음에는 찰진 맛을 꺼려하고 싫어하나 이러한 음식을 접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그 고유한 맛에 오히려 선호하게 되는 현상이 분석되었다.
즉, 처음에는 거리감이 나타날 수 있으나 오히려 한식의 고유한 몇몇 특성들은 한식에 대한 호감 수준에서 벗어나 매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나 어떻게 하면 한식을 보다 자주 접할 수 있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음식은 주로 탄수화물이 많이 제공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하여 탄수화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는데, 이는 우리나라 음식이 주식인 쌀이 모든 식사에 제공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서구인들에게 곡류는 주식으로서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 부식으로 제공되는 여러 가지 요리들이 하나의 개별적 주제를 갖는 요리로서 변화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반증하는 것이 단백질 비율이 낮다는 의견에 대하여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응답하는 것은 주식인 쌀을 제외할 때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부식류에서는 단백질 비율이 충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이러한 특성을 갖고 있는 한식의 조리방법에 대하여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식의 조리법에 서양식 조리법을 응용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으나, 무엇보다도 손맛을 중시하는 한식의 특성상 정확한 레시피 작업이 되어 있지 않아 서양 조리사들이 한식을 조리할 때 그 맛을 정확히 내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직화방식의 조리법이나 서양식 조리기구의 사용, 소금절임 음식이 다수 존재하여 조리하기 어렵다는 것보다는 충분히 서구인 조리사들도 한식을 조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식 조리법에 서양식 조리법의 추가로 인하여 맛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변할 수 있다는 의견과 동시에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역시 추가 인터뷰 및 분석과정에서 모든 한식에 대한 일반화가 아닌 개별 요리에 대하여 맛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리가 있다는 의견과 동시에 한식의 특성을 반영하는 맛에 대하여 맛의 변화가 부정적이라는 입장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얼핏 보면 모순적인 내용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전통음식을 훼손 하지 않으려는 의견과, 한식의 다문화 조리법을 수용하는 양의견의 갈등을 의미하고 있으며, 어떤 범위까지가 우리음식의 근본을 해치지 않고 개발 및 연구를 할 것인가 하는 판단의 어려움을 시사한다.
식문화 측면에서 한식의 고유 식문화는 공간전개형 테이블 세팅으로 인하여 시간전개형인 서양식과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으나, 이보다 서구인 전문가 패널에게 있어 서구인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식문화는 첫 번째로는 음식을 많이 담아서 제공하는 식문화와 주식인 밥과 국류를 제외한 나머지 부식류를 서로 같이 공유하여 먹는다는 식문화에 대하여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한정식을 제공하는 식당에서도 시간 전개형인 요리 제공을 선보이고 있으나, 각 사람에게 제공되는 음식이 개인당 하나의 접시위에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요리가 한 접시에 제공됨으로서, 결국에는 같은 테이블 에 앉아 있는 사람들끼리 같이 한 그릇 위의 음식을 서로 공유하게 되는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식문화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라 할 수 있으나 서구인들에게는 접근하기 힘든 문화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반드시 젓가락을 이용해야 한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는 한식이 서구인들에게 편한 식기류를 통해서도 제공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1인분 포션이 어렵지 않다는 의견 역시 한식당에서 1인분씩 제공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어 서구인들에게 다소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서양 식재료 추가와 관련되어서는 국내외 전문가 패널의 의견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서양에서의 한식 조리에 있어 서양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또한 한식 조리법으로 조리하였을 때 그 맛을 변화시키지 않는 식재료를 찾아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서구 조리사를 초빙하여 이들에게 한식에 대하여 교육한 후 서구인들의 시각에서 보는 한식의 다문화 조리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기존에 뉴욕 및 런던에서 성공하고 있는 한식당의 음식이 순수 한식이 아닌 서양의 관점에서 변화된 음식이라는 것을 감안해 볼 때, 그 중요성을 시사할 수 있는 점이라 하겠다.
또한 서구인 전문가 패널에서 김치류 식재료의 변화에 대하여 긍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는 한식의 변화라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