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먹는 명절 음식’이 대세 요즘 세대 요즘 명절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고 세대가 바뀌면서 명절 분위기도 달라졌다. 특히 코로나19가 촉발한 변화가 크다. 물론 그렇다고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추석의 의미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 명절 新풍속도

추석을 비롯한 우리나라 명절 풍속도는 그동안 시나브로 변화해 왔다. 시대와 세대가 변화하면서, 명절의 의미와 문화에 대한 생각과 생각이 바뀌어 왔고, 이는 ‘명절 신풍속도’를 만들어냈다.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을 떠나거나 명절 연휴에 홀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은 언제부터인가 명절에 빠지지 않는 뉴스가 됐다. 고향에 가지 않고 추석을 홀로 보내는 ‘혼추족’, ‘홈추족’ 역시 명절 신풍속도를 다루는 뉴스를 장식했다.

고향·부모님·친지를 방문했다가 연휴 중간에 여행지나 휴양지에 들러 휴식을 즐기는 ‘D턴족’들의 모습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추석 등 명절이 되면 일가친척이 모이던 문화가 점차 완화했고, 직계가족을 중심으로 명절을 지내는 것이 점차 보편화됐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직계가족을 중심으로 명절을 보내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고향·친지 방문 자제, 비대면 성묘·차례 등 감염병 예방·확산 방지를 위한 명절 방역 수칙 이행이 강조됐고, 이에 귀향을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각자의 집에서 명절을 맞고, 화상으로 안부를 전하고, 온라인으로 차례를 지내는 등의 ‘언택트 명절’은 코로나19 속에서 우리가 맞이한 새로운 명절 풍속도이다.

♣ 명절 음식 新풍속도

명절 문화가 변화하면서 명절 음식 문화도 바뀌었다. 시대와 세대가 변화하면서 명절 음식을 만드는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명절증후군’을 앓을 정도로, 며칠씩 음식재료를 준비해서 많은 음식을 만들어 나누던 문화가 점차 간소화·간편화됐다. 그 양과 종류가 줄고 있는 것은 물론 전통시장·백화점·대형마트와 같은 유통업체 등에서 완조리 명절 음식을 구매하고, 또 가정간편식을 활용해 준비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차례 음식·명절 음식 일절을 만들어 배달하는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농촌진흥청은 추석 농식품 구매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농식품 구매 의향 품목, 구매처, 지출 예상 금액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반적으로 직접조리보다 반조리 또는 완전조리 식품을 구매한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떡을 제외하고 김치, 전, 전·나물·국(탕) 등을 직접 조리한다는 응답 비율이 여전히 높았지만, 그 비중은 줄었다.<그래프 참고>

2016년에 재미있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는데 2016년 한 유통업체의 발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한 뉴스에 따르면,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추석 전 2주간 튀김가루와 부침가루의 매출이 각각 25%와 30%가 줄어든 반면 만두, 동그랑땡, 완자, 튀김 등 냉장·냉동 가공식품 매출은 무려 37% 증가했다.

잡채, 전, 갈비찜 등 명절 음식으로 구성한 편의점 명절 도시락은 혼추족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는 명절 음식이다. 이렇게 1인·2인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소포장 명절 음식 역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소포장 명절 음식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한 편의점 업체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명절(설+추석) 기간 도시락 매출이 전년도 명절 대비 35.0% 증가했으며, 명절인 시즌을 타깃으로 출시한 간편식의 인기가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고향·친지 방문 대신 집에 머무르는 것을 선택한 홈추족이 늘면서는 사먹는 명절 음식이 더욱 자연스러워 졌다.

명절 분위기를 내기 위해 소량으로 완조리 반조리 명절음식을 사서 먹는 혼추족, 홈추족이 늘어났고, 가족·친지 방문이 줄면서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사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 또 늘었기 때문이다.

♣ 마음과 마음은 더 깊이

‘명절 음식 대이동.’ 지난 설에 택배로 음식을 보내고 받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음식이라도 나눠먹자’며 택배로 귀성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음식을 보내는 사람이 많았던 까닭이다.

코로나19 발생 후 명절에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 비대면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아쉬움의 마음을 선물에 담아 전달하는 것도 코로나19 발생 후 더욱 늘었다.

추석은 1년 중 가장 풍요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날로, 풍성한 결실을 수확하는 그 기쁨과 설렘을 나누는 날이다. 코로나19 후 사람들 사이의 거리는 멀어졌지만,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추석의 의미는 오히려 더 크게 다가왔다. 코로나19 속 우리가 마주한 추석의 또다른 신풍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