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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조리서 이야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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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6. 앞선 요리책과의 내용 비교와 지식 전승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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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지식 전승의 계보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선요리제법』은 가장 먼저 출판된 요리책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식민지 시기 이전 개화기에 『부인필지』가 1908년도에 출판되었다. 『조선요리제법』의 ‘조선 요리’ 이전에 『부인필지』의 ‘대한 요리’가 먼저 대중에게 전파된 것이다.

『부인필지』와 『조선요리제법』은 여학교 교사인 이숙과 방신영이 저술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출판 초창기의 요리책은 교육을 염두에 두고 쓰였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부인필지』의 내용이 『규합총서』에서 온 것이며, 이 『부인필지』의 내용이 『조선요리제법』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은 조선시대 후기의 지식이 개화기, 식민지시기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구술로만 전승되었을 것이라고 인식되었던 『조선요리제법』에서 『부인필지』와 같은 요리법은 수는 비록 적지만 내용이 정확히 일치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조선요리제법』의필자가 『부인필지』를 참고했을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책과 책 사이, 문자를 다시 문자로 이동하는 지식 전승의 형태이라고 칭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전승 과정을 다음 그림으로 정리하였다.

<그림 14> 『조선요리제법』의 지식 전승 계보

『조선요리제법』의 지식 전승 계보

즉 『조선요리제법』은 지식 전승 과정을 거친 요리법과 『조선요리제법』에서만 나타나는 요리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조선요리제법』에서만 나타나는 요리와 요리법은 방신영이 실제로 어머니께 배운 신체적 전승 과정을 거친 요리법일 수도 있으나 이 경우 방신영이 어머니로부터 어떤 식으로 음식을 배웠는지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므로 단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2장의 2절과 부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조선요리제법』 의 일부 내용은 한글이라고 하는 문자를 1) 그대로 옮기거나 2) 수정하거나 변형하여 옮겼다고 표현할 수 있다. 요리법의 내용은 『부인필지』에서 바로 『조선요리제법』 1기로 이어졌다.

특히 앞선 예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조선요리제법』 1기에서 보이는 요리법은 『부인필지』의 문체를 거의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또한 『부인필지』가 『규합총서』를 원전으로 삼았으나 『규합총서』와는 목차 구성이 다르며, 요리법을 가져오면서 추가하고 삭제한 부분이 있다.

이는 『부인필지』를 『규합총서』의 이본으로 볼 것인지, 혹은 『부인필지』를 『규합총서』를 원본으로 삼았을 뿐 별도의 책으로 볼 수 있는지의 문제와도 연관된다.

『부인필지』 재봉 부분 서문에서 이숙은 조선의 옷은 현재 사람들이 입는 옷과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현재의 사정에 맞게 서술한 내용이 있음을 명시했다. 필사본의 경우 필사를 하면서 생략되는 부분, 수정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으나 『부인필지』는 출판을 목적으로 하여 책을 서술하였다.

이본(異本)은 같은 책 제목으로 구성되고 원본의 저자를 이본의 저자로도 표기해야 하지만, 『부인필지』의 경우 저자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이『부인필지』를 『규합총서』와는 다른 책으로 가정해야 할 한 가지 근거로 보인다.

또한 계보도에서도 나타나듯이, 『규합총서』의 내용은 『부인필지』라는 책을 거쳐 내용은 유사하지만 문체가 수정되었고, 이 수정된 『규합총서』의 내용이 다시 『조선요리제법』으로 전승되었다.

즉 문장과 서술방식은 크게 달라졌지만 『규합총서』의 요리법과 『조선요리제법』의 요리법이 대략적으로 일치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규합총서』의 이본에서 중복되는 요리법이 『부인필지』에서 개정되고 이가 다시 『조선요리제법』으로 옮겨졌으므로, 내용상 계통이 확인된다.

빙허각 이씨는 자신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과 산림생활에 필요한 서책을 펼쳐보았으며, 각각 사항을 적을 때 인용서명을 각 항목에 표기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일 경우 ‘新增’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규합총서』 서문에서 밝혔다.137) 따라서 『규합총서』가 원문으로 삼은 책의 내용이 다시 『조선요리제법』으로까지 나타나는 것도 지식 전승의 한 예로 들 수 있다.

『조선요리제법』에서 나타나는 전승 과정은 『규합총서』라는 책을 매개로 하지만, 『규합총서』 이본의 전체 내용이 완전히 정리되지 못하였다.

『조선요리제법』의 일부 요리법이『규합총서』 계통의 요리법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나,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규합총서』 이본에 등장하는 「주사의」 편의 내용을 종합하여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138)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조선요리제법』의 1기·2기가 우문관 발행 『부인필지』를 매개로 하여 『규합총서』에 나타나는 요리법 및 요리지식 어느 정도 유사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일정한 부분에서 문자를 매개로 한 전승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선요리제법』 3기부터는 1기와 2기의 내용이 중복되는 경우도 나타나지만, 내용과 구성이 급격히 바뀌고 계량단위가 요리법 속에 도입되는 양상이 두드러지므로, 『조선요리제법』 3기에서부터는 앞선 요리책으로부터의 지식 전승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고 새로운 내용들이 추가되어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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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식진흥원 •전북음식플라자 •우석대학교 식품영영학 윤계순 교수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백두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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