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삶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서, 인간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유사 이래 인류의 음식물의 취득과 요리 및 소비는 의례의 주제가 되었고, 음식물 자체 에도 풍부한 문화적 상징이 부여되었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마시는 음료는 물질적으로 우리의 몸을 만들고, 또한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각 개개인에게 있어서 식생활 습관은 문화가 되고, 의식이 되었으며, 식사 시간은 일반적으로 공동체의 단결과 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으며 왕왕 경축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나아가 고대인의 종교에서 ‘제의’는 매우 중요하였는데, 제의의 중심에는 ‘먹는 행위’가 있었다. 종교 행위에 등장하는 먹는 행위는 대개 신과의 교류, 자연과의 소통, 우주 질서에의 편입 등을 의미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잘 먹고 잘 살자’는 기치 하에 ‘먹방’, ‘쿡방’ 등으로 불리는 매스 미디어를 통한 음식에의 탐닉은 ‘음식 포르노’라고 불릴 정도로 자극적이고 원초적 욕망을 부추기고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시청을 통한 눈의 즐김과 맛집 기행을 통한 혀의 달콤함 속에서 생태 공감 능력은 부지불식간에 마비된다.
다른 한편 ‘혼밥족’ 으로 불리는 개인의 고독한 식사 모습은 공동체의 해체 속에서 파편화된 인간 문명의 양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부모 섬김(親親)에서 인간 사랑(仁民)으로, 사람에서 다시 만물 사랑(愛物)으로의 확충을 통한 공동체의 조화와 질서 유지를 강조한 유교 윤리의 관점에서 볼 때, 생태 윤리의 출발점은 인간 공동체의 질서와 조화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고대 유교 문헌에 들어있는 음식과 관련된 태도 및 문화적 의의 특히 공자의 음식에 관한 태도 및 의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나아가 이러한 사상이 우리나라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중 「정조지」에 드러난 음식문화에 대해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