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방신영은 정신여학교에서 수학한 뒤 1929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가사과 교수로 재직했다. 일본 동경 영양요리학교에서 2년간 영양학을 공부하고, 미국 연수를 다녀오는 등 영양학 분야에서도 지식을 쌓았다.
그러므로 당시까지 나왔던 책이 조리 방법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데 더 집중했다면, 《조선요리제법》은 재료양을 계량화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기록했다. 또한 영양과 건강을 강조해 더욱 의미가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을 잘 돌보기 위한 젖과 우유 먹이는 법을 책의 뒷부분에 상세히 기록했는데, 시기별 우유를 타 먹이는 방법을 알리고 있어 주부들에게 유익했으리라 짐작된다.
1934년 인쇄본을보면 오늘날의 빙초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초산’에 대해 “약방에서 사서 쓰면 편리하나 사람에게는 해가된다”라며 건강을 우려한 구절도 있다.
또한 절기별 잔치상 메뉴를 나열하면서 메뉴의 상차림 등에서도 계절에 따른 재료의 사용과 영양적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손님을 대접할수 있도록 기록해 저자의 세심한 집필 방식을 알수 있다.
1954년, 《우리나라음식 만드는법》서두에서 저자는“맛있게 먹는 음식이 몸에 영양이 된다. 값싸고도 영양가 높은 식료품을 많이 깨끗하게, 먹음직하게, 맛있게 만들어서 식탁을 대하는 식구들의 얼굴에 웃음을 띄워주자”라고 적었다.
여기에는 음식이 단지 배고픔을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합리적인 식생활을 권장하고자 노력한 저자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곤궁하고 어려웠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문화적 자부심을 가지고 풍요로운 우리 음식 문화의 맥을 알려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